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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는 세계 난민 중에서도 가장 비참”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4-18 09:49:42  |  조회 4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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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북송 반대 운동에 대한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의 외교 문제, 북한 정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북한인권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를 압박하거나 국제사회에 탈북자 북송의 비인도성을 지적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여 년 가까이 탈북자 보호 운동을 펼쳐 온 이호택 피난처 대표를 만나 이번 운동이 갖는 의미와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이 대표는 13일 진행된 인터뷰 직전까지도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촛불 집회를 이끌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피난처에서 보호하고 있는 콩고 출신의 난민들도 참석해 탈북자 북송 반대를 위한 공연을 펼쳤다.

- 최근 북송 문제를 계기로 탈북자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10여 년 넘게 현장에서 일했던 활동가로서 소감이 어떤가?


“나는 이전부터 탈북자 문제가 폭발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권 이슈는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가 아니라 희생이 있더라도 몸을 던져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탈북자 문제는 인권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데올로기 늪에 빠져서 한 번도 우리 사회에서 폭발하지 못했다. 지금의 관심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특히 탈북자 이슈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점점 확산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은 중국대사관 앞에서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국제 캠페인을 개최해도 100명을 모으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참여로 SNS 등에서의 홍보가 활발해지면서 폭발력 있게 전파됐다. 물론 아직도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현재 진형형인 활동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국민들의 마음까지도 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최근 탈북자 북송 반대 운동이 호소력을 갖는 이유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젊은 탈북자들이 직접 나섰다는 점과 탈북자들의 친구들이 함께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여명학교 학생들이 ‘내 친구를 구해주세요’, ‘세이브 마이 프렌드(Save my friend)’라는 부드러운 구호를 들고 나오면서 국민들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세이브 마이 프렌드를 온라인 서명 운동 운동으로 확산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박선영 의원의 단식이 운동의 확산에 약간 기름을 부은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정치인의 참여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탈북자 문제를 이데올로기의 틀에 갇히게 한 측면도 있다. 박 의원의 참여가 감사하지만 그런 점은 좀 안타깝다. 다행히 차인표 씨 등 연예인들이 나서주면서 이러한 이념 대립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 단체는 주로 저녁에 촛불문화제를 진행하는데, 문화적 코드를 많이 접목시켜서 젊은이들의 참여를 늘리고 모든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 개인적으로 탈북자 구출 활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면서 현장에서 그들의 삶을 목도했다. 당시 두만강, 압록강변에서 숱하게 죽어가는 탈북자 시체들을 목격했다. 또한 탈북자들의 눈빛과 표정, 온몸에서 공포와 두려움을 보게 됐다. 내가 탈북자를 만난 첫 번째 사람은 아니지만 거의 1세대라고 할 수 있다. 민족의 아픔을 처음 본 사람으로 사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에서 태어났거나 북송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고통을 전부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자유와 인권을 누려 본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직접 눈으로 봤기 때문에 오히려 목소리를 외치기 좋은 조건이라고 본다. 그때부터 사명감을 갖고 탈북자 보호 활동에 나서게 됐다.”

- 아직까지도 탈북자 북송 문제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사안이 심각한 인권 문제인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인권선언 14조에는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해 타국에 피난처를 구할 권리가 있다는 조항이 있다. 피난처를 구할 권리가 중요한 이유를 예를 들어 설명하면 방에 갇혀 계속 학대를 받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는 문을 열어 도망가도록 하거나 밖에 있는 사람들이 방 안에서 학대가 일어나는지를 알게 해서 이들을 구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라는 고립된 방에서도 백성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 여기에서 국경을 문이라고 한다면 이 문을 열어 이들을 도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세계인권선언의 내용이다. 인간이 이러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은 세계인의 합의이자 상식이다. 탈출한 사람을 다시 방 안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난민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방 안에서 마음대로 학대가 일어나도록 방치하는 것이다.
피난처에서는 세계 각국의 난민을 돕고 있다. 난민들마다 정말 상황이 심각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여러 난민들 중에서도 북한이 가장 심각한 그룹이다. 아무리 극악한 독재국가라 할지라도 국경이 어느 정도는 열려 있다. 미얀마에서는 국경 탈출이 비교적 쉬워 태국으로 갈 수 있고, 아프리카도 독재가 심각하고 인권침해가 잔인하지만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탈출해 난민촌을 형성한다. 또 독재 국가 내에서도 민주화 운동은 존재하는데, 북한 내부에서는 도저히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아무리 설명하고 증거를 갖다 줘도 모른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북중 국경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봤을 때 북한 체제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두려움에 처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많은 난민들을 만나 봤지만 북한처럼 온 국민들이 두려움에 떠는 나라는 없다. 북송 됐을 때 별일이 없다고 하면 문제가 없지만 처벌을 받는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그러한 두려움 안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 자체가 끔찍한 일이다.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국제법상 난민 협약과 고문방지 협약에도 있다. 중국은 이런 협약들에 가입했으면서도 국제법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북한도 문제지만 돌려보내는 중국도 공범이다.”

-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북한이 최악의 인권침해국가라는 것은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유독 중국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아니라고 하고 있다. 중국은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나올 때 배고파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주민이라고 하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난민은 경제적 이주민이 아닌 강제적 이주자로 표현된다. 즉 위험은 없지만 더 잘 살기 위한 경제적 목적으로 자발적으로 이주한 사람은 난민이 아닌 경제적 이주민이고, 외부의 위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주한 사람은 난민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인가? 그들은 더 나은 삶이 목적이 아니라 죽음을 면하기 위해 북한을 떠난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이주민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자기가 알아서 먹고 살 수 있는 조건임에도 게으름 등의 이유로 가난하다면 이를 경제 문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생산수단을 국가에서 독점하고 배급제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이것을 제대로 실시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체제의 문제다.
세 번째로 북한은 외부 세계로부터의 차단과 정보 통제, 공포로 국민들을 다스리는 체제다. 정치범 수용소나 테러 등이 그런 사회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이다. 이럴 경우 체제의 가장 큰 위협은 남들은 잘 사는데 우리만 갇혀 있다는 것을 주민들이 깨닫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 정부는 탈북 자체의 위험보다 탈북 후 외부 세계의 정보에 눈 뜨는 것 자체를 위협으로 보고 있다. 탈북자들이 비록 경제 문제로 나왔다 해도 중국에 와서 외부 세계에 대해 알게 됐다는 이유만으로 북한으로 돌아가면 처벌을 받게 된다. 난민의 개념에서는 이들이 어떤 박해를 피해서 왔느냐가 아니라 돌아가면 박해를 당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비록 경제적 문제로 떠났다 해도 외부 세계에 눈을 떴다는 이유 자체로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는다면 이들은 이미 난민이다.”

- 탈북자나 북한인권 문제는 보수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고 있다. 최근의 북송 반대 운동에도 좌파 성향 단체들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나 같은 경우는 난민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진보 진영 사람과도 자주 만난다. 예를 들어 버마 민주화와 아웅산 수지 여사의 석방을 얘기할 때는 진보 사람들과 만나고 탈북자 문제를 할 때는 보수 사람과 만난다. 진보세력들이 왜 오지 않느냐고 불평만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 기회가 올 것이다. 이번에 탈북자 난민학교를 열면서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에 장소 대여를 요청했다. 아름다운재단의 경우 장소 대여를 허락했다. 아마 탈북자 이슈에 자신들이 직접 나설 수는 없지만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 하는 것은 보장해 주려는 것 같다. 연예인이나 젊은 청년들의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스펙트럼이 넓어지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에서도 얼마 전 나에 대해 인터뷰 기사를 썼고 안철수 이사장도 시위 현장에 다녀갔다. 어제는 구럼비에 갔다 온 청년들이 오늘은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자세히 보면 논리의 모순은 있을 수 있지만 자기 감성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틀이 굳어진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도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계속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탈북자 북송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선은 국민들이 이데올로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들이 탈북자들을 뜨겁게 사랑하고 북한을 가슴으로 안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공감들이 청년들을 중심으로 일어났으면 좋겠다. 청년들에게는 열정이 있다. 우리 지도자들이 청년들에게 인생을 바칠 수 있는 가치를 제시해 준다면 이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탈북자들을 사랑하고 인권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해서 탈북자들과 북한을 향해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국민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이번에 그렇게 될 가능성을 봤다. 좌우로 나눠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탈북자들을 끌어안는 날이 와야 한다. 또한 탈북자들이 우리의 운동 때문에 북송됐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경찰에 신고하면 납치한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인질범이 있다고 보자. 물론 가족들 입장에서는 인질범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고심하겠지만 원칙적으로는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인질범을 화나게 하지 않기 위해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탈북자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체포해서 북송하는 것은 북한 당국이다. 우리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북한도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치 국면을 이어가서 압박을 가해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전략은 안 통할 것 같다. 직접적인 비난 대신 탈북자들에 대한 우리의 안타까움을 전하다 보면 중국 안에서도 공감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 같다. 중국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상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세계 시민들의 계속된 압박이 필요하다. 결국은 국제운동으로 갈 수밖에 없다. 세계에 탈북자들의 참상을 알리고 우리 국민들이 탈북자들과 북한 주민들을 아끼고 뜨거운 동포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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