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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발사…‘체제결속·대미압박·남남갈등’ 노려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5-08 09:28:42  |  조회 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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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15일 김일성 100회 생일 대규모 군 열병식에 참가한 김정은이 손을 흔들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4월 13일 오전 7시39분경 인공위성을 가장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였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대에서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은 2분 15초 정도 비행하다 백령도 상공 고도 151km에서 폭발하여 낙하하기 시작해 20여개의 조각으로 분리된 후 평택과 군산 서방 100~150km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약 4시간 후 궤도 진입에 실패했음을 공식 인정하였다.

북한은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대내외적으로 선전해 온 ‘강성대국’ 진입을 과시하고 김정은 체제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준비해 왔으나, 미사일이 궤도진입에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당초 목표하였던 성과를 달성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월 29일 미·북 베이징회담에서 우라늄농축계획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대신 미국으로부터 24만t의 영양지원을 받기로 합의한 직후 미사일 시험발사를 선언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아 왔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유엔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예상되었음에도 이를 강행한 것은 그만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4월 15일 태양절을 앞두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9일 김정일에게 북한 최고의 영예포상인 김일성 훈장을 수여했고, 11일 당대표자회를 통하여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는 한편, 김정은을 당 제1비서로 추대하였다. 또한 13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여 김정은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하는 등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하는 작업을 추진하였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다단로켓 및 단(段, 추진체) 분리 기술이 성숙단계에 이르렀으며, 탄두를 다시 대기권에 재진입시키는 기술만 확보하면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ICBM)을 만들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은 ICBM의 핵심기술로서 북한이 넘어야 할 마지막 문턱이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북한은 1998년 첫 번째 다단로켓(2단)인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한 후 이를 개량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 결과 2009년 4월 대포동 2호 시험발사에서 2단과 3단 로켓의 분리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2단 로켓은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발사되어 3846km 떨어진 남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2단과 3단 로켓의 분리는 무난히 성공할 것이며 대기권 재진입 여부를 시험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발사 초기에 폭파됨으로써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북한은 1970년대 중반부터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여 1980년대에는 사정거리 300km인 스커드-B와 사정거리 500km인 스커드-C를 생산하여 실전배치 하였다. 또한, 사정거리 1300km의 노동미사일, 사정거리 3000km 이상으로 추정되는 무수단미사일 등을 실전배치하였으며, 1998년에는 2단 탄도미사일인 사정거리 2500km의 대포동 1호를 시험발사하였고, 2009년 4월 사정거리가 6700k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3단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하였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를 인공위성 시험발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로켓에 탄두와 유도장치를 결합하면 탄도미사일이고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발사체가 된다. 북한이 실제 상용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3호는 중량이 100kg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조잡한 수준의 실험용 위성으로 평가된다. 또한, 적을 공격하기 위한 각종 탄두가 장착되는 미사일이나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우주발사체나 모두 기본 추진장치인 로켓은 동일하기 때문에 미사일과 우주발사체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더구나,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는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험발사의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유엔 결의안 1874호를 위반한 도발행위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8일 방북한 50여명의 외신 기자들에게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과 로켓 추진체인 은하3호 및 인공위성인 광명성3호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은하3호를 지난 2009년 발사된 은하2호와 같은 대포동 2호 미사일 추진체라고 평가하였으며, 노동미사일 추진체 4개를 묶은 1단 추진체와 노동미사일의 개량형 모델인 노동A를 사용한 2단 추진체, 그리고 고체로켓인 3단 추진체로 구성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북한은 은하3호의 총중량을 92t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은하2호의 총중량 79t보다 10t 이상 무거운 것이다. 따라서 은하3호는 은하2호보다 훨씬 큰 추진력을 필요로 하므로 대포동2호의 추진체를 개량한 것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거리미사일 발사 배경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점검을 받고 있는 은하 3호 로켓. photo 연합

▲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점검을 받고 있는 은하 3호 로켓. photo 연합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미국을 압박하여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아버지 김정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이 미국과 대결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주어 내부결속과 충성심을 유도함으로써 취약한 권력기반을 공고화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국제정치 환경 측면, 남북관계의 측면, 그리고 대내적 측면 등으로 세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국제정치 환경 차원에서 살펴보면, 냉전체제 붕괴 이후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계속 심화되어 왔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공산정권 붕괴와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인해 냉전기간 동안 북한을 지지해 왔던 사회주의 형제국들의 지지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더하여 1990년대 초부터 불거진 핵개발로 인하여 북한은 전세계 모든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북한은 1980년대와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붕괴를 보면서, 그리고 작년 중동의 독재정권의 붕괴, 특히 리비아의 가다피 독재정권의 붕괴를 보면서 핵개발만이 자신의 안보를 보장해 주는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즉,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 왔고, 자신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정치 구도를 유리하게 전환시키기 위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추진한 것이다.

다른 한편, 대미전략 차원에서 보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연말 대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하여 협상에서 이득을 획득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07년 미국 대선 당시 오바마 후보는 대화를 통한 북한 문제의 해결을 강조하였고, 이는 북한을 ‘악의 축’이라는 근본 인식 하에서 대북정책을 추진한 부시 대통령의 접근방법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은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한 미·북관계 개선에 상당한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며, 2008년 11월 6일 리근 국장을 미국에 파견하여 미·북관계 진전을 탐색하였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과의 관계개선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금융위기 해소와 아프간전, 이라크전에 최우선의 정책적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북한은 이라크전과 아프간전이 마무리된 현재의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미·북 양자간 협상을 강요하고 있다. 이번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남남갈등 촉발시켜 남북관계 주도권 행사
둘째, 남북관계의 차원에서 살펴보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강요하여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더 큰 양보를 얻어내고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의 대북지원에 대해 북한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 주어야 대북지원이 지속될 수 있다는 입장, 즉 제한적 상호주의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하려 하였다.

즉, 이명박 정부는 과거의 일방적 대북지원이 아닌 실용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추진을 천명하였는 바, 북한은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햇볕정책으로 회귀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군사긴장을 조성하고 대남 강경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대남 군사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한국 국민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하고, 남남갈등을 심화시켜 내부혼란을 증대시키는 한편, 이명박 정부와 보수집단의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부각시켜 한국사회 내부에 대북동조 세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목적으로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한국 정부의 5·24 대북제재조치로 인해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됨으로써 북한은 연간 약 2억8천만달러 상당의 외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로 인해 북한은 석유와 곡물 등 주요 원자재와 식량의 수입이 곤란하게 되었다.

또한, 매년 약 100만t 정도의 식량 부족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의 대북제재와 세계적인 자연재해로 인해 국제기구의 대북 식량지원도 감소하였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군사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유도하고 대북지원을 유도할 목적으로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대내적 차원에서 살펴보면, 북한은 김정일 사후 김정은 후계체제를 조기에 안정화시키기 위한 내부결속용으로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미국에 맞서는 김정은의 리더십을 부각시키는 한편,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이하여 강성대국 진입의 축하포로서의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으로 남북간 인적·물적 교류가 증대되었으며, 이와 함께 중국을 통해 한국 사회의 모습이 점차 알려짐으로 북한 주민들은 자본주의에 이미 상당히 노출되어 왔다.

따라서 느슨해진 북한 주민들의 사상무장을 강화하기 위해 대남 군사긴장을 조성할 필요가 있으며, 미사일과 핵실험을 연이어 성공했다고 선전함으로써 주민들로부터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인정받는 동시에 주민들에게는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함으로써 김정은 체제를 공고화하기 위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이다.

강성대국 원년인데 내세울 성과 없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선언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비난과 더불어 미국은 물론이며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중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주발사체 시험발사는 국가의 고유한 권한이라고 주장하면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였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2·29합의 위반임을 지적하고 2·29합의에서 약속한 24만t에 달하는 대북 영양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였고, 러시아도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였다. 국제사회의 대북 비난과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얻으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북한을 합리적 의사결정 집단으로 가정할 경우, 북한은 분명히 실보다 득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첫째, 안으로는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강성대국 원년에도 불구하고 내세울 만한 성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광명성 3호’를 발사하여 주민들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작용했을 것이다. 또한,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하여 유훈통치를 내세워 김정은의 세습통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밖으로는 대미 협상을 강화하려는 의도이다.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핵 이외 장거리미사일 카드를 내밀어 협상력을 높임으로써 미국이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도록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이루어진 제3차 미·북고위급회담에서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를 유예하는 조건으로 미국으로부터 24만t의 영양지원과 추가식량을 받기로 합의하였고, 미국에 대해 약속이행을 강요하기 위해 미사일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3일부터 24일까지 북한은 미국과 베이징에서 고위급회담을 개최하고 북한의 우라늄농축계획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모라토리움과 미국의 대북 영양지원에 합의하고, 2월 29일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불과 2주 후 3월 17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선언하였다. 북한은 한편으로는 IAEA 사찰단의 방북을 요청하는 등 합의 이행을 추진하는 척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인공위성을 위장한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행할 의도가 없는 조건에 합의한 후 자신은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상대에 대해 이행을 요구하는 북한의 전형적인 협상전술을 보여준 것이다. 국제적 고립과 경제제재로 인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김정은 체제는 미국과의 합의를 통해 경제지원을 획득하는 대신 자신은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에 재선 여부가 상당히 영향을 받게 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1993년 1차 북핵위기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1991년 IAEA와 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한 북한은 IAEA의 사찰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당시 북한은 핵개발을 최대한 숨기기 위해 한국과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서명하는 등 핵개발에는 관심이 없는 듯한 제스처를 보냈다.

그러나 북한은 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하고 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북핵위기를 초래하였다. 2005년의 9·19 공동성명 발표에서도 북한은 핵폐기에 합의하였으나, 곧 바로 합의 이행의 순서를 둘러싸고 대립함으로써 9·19 공동성명의 이행은 중단되고 말았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협상은 순차게임(sequential game)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협상의 일방(first mover)이 먼저 상대방(second mover)의 요구를 들어주면 second mover는 그 상황 다음에 행동하게 된다. 따라서 second mover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first mover는 항상 상대방(second mover)이 약속을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어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합의 사항을 먼저 이행하는 측이 항상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이번에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영양지원에 합의하자 북한은 2·29합의를 위반하는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는 합의사항의 이행을 강요하는 상황이 되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합의사항 이행을 강요하는 것이며, 최악의 경우 차기 대통령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北, 선군체제 유지하면 당의 권한 강화
2011년 12월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체제가 과연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다.

비록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 또는 중동에서의 제스민혁명과 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보적 입장을 취한다 하더라도 김정은이 28세에 불과하며 후계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군과 당의 원로들을 어떻게 장악할 수 있을까 하는 이유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011년 12월 28일 김정일의 장례식에서 운구차를 호위한 8인에게 권력이 분점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4월 13일 제4차 당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의구심은 많이 사라졌고, 비교적 예상 가능한 안정적인 상황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 2주 후 북한은 김정은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하는 등 권력공백 메우기 작업을 추진하였다. 12월 28일 장례식에서 김정일의 운구차를 호위했던 노동당 행정부장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장성택이 김정은의 바로 뒤에 위치함으로써 제2인자임을 드러냈다.

그 밖에 인민군 총참모장이며 정치국원인 리영호, 인민무력부장이며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춘,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이며 정치국 위원인 김정각, 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우동측, 당 선전비서 김기남, 최고인민회의 의장 최대복 등이 운구차를 호위했다.

이들 핵심인사들의 성향을 종합하면 김정은 후계체제는 선군정치를 유지할 것이며, 당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다. 즉, 리영호, 김영춘, 김정각을 중심으로 군을 장악하고, 장성택과 김경희를 내세워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조직지도부 관장하는 역할 맡은 김경희
그러나, 4월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하여 김정은 체제의 성격이 보다 분명하게 나타났다. 제4차 당대표자회는 김정일을 영원한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고 김정은을 노동당 제1비서에 추대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최고의 영예로 대우하면서 실권을 당 제1비서에게 옮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고모인 김경희를 당 조직지도부를 관장하는 조직담당비서에 고모부인 당 행정부장 장성택을 정치국 위원에 포진시켜 노동당에 대한 관리체제를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군부의 핵심 직책인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인 최현의 아들 최룡해를 임명했다. 최룡해는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어 김정은 체제의 최고 권력실세로 떠올랐다. 최룡해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도 선출되었는 바, 빨치산의 상징을 권력의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세대교체와 정통성 확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동시에 장성택을 견제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북한의 최고 권력기구라고 할 수 있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 총리,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등 5인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장에 김원홍 인민군 대장, 인민무력부장에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을 임명하였다. 이외에 인민보안부장에 리명수,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조직담당)에 현철해 등을 임명하고 이들을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하였으며, 이병삼 인민내무군(국경경비대) 정치국장과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하였다.
또한, 빨치산 출신인 오중흡의 조카인 오극렬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과 정치국 후보위원에 배치해 원로를 예우하는 동시에 정통성도 확보하는 등 권력구조의 안정성 유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되었으나, 김정은 시대에 그들이 어떠한 입장을 취할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김정일 시대 군부의 핵심인사였던 전 국가보위부 1부부장 우동측과 전 인민무력부장 김영춘은 권력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이고, 장성택의 사람들로 채워진 것도 이번 권력구조 개편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당은 김경희 조직담당 비서와 장성택 행정부장, 군은 최룡해 총정치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등이 당과 군을 관리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결사보위하는 구조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제4차 당대표자회에 이어 4월 13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는 김정일을 영원한 국방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김정은을 국방위원회 제1위원으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작년 12월 30일 인민군 최고사령관이 되었고, 이제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됨으로써 북한의 최고정치지도자로 공식 등장하였다.

김정은 체제의 정책방향은?
단기적 차원에서 김정은 체제가 김정일의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권력 기반이 허약한 김정은이 김정일의 정책에서 벗어날 경우 초래될 불확실성을 감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대내적으로 권력기반을 공고화하는데 최우선의 관심을 둘 것이며, 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려준 핵과 장거리미사일을 무기로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남 무력도발을 지속함으로써 경제지원을 확보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대해서는 협박과 대화의 양면전술을 추진함으로써 한국 사회내에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관계의 관리가 중요하다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남북관계를 주도해 나가고 경제지원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이처럼 김정은 체제는 서서히 독자적 권력기반을 구축하면서 안정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또한, 선군정치, 폐쇄체제, 핵 및 장거리미사일 개발, 대남 무력도발 등 김정일 시대의 정책노선을 답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추진해야 북한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나, 그렇게 하면 김정은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김정은은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는데 매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정은은 개혁과 개방보다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남북 긴장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남도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첫째, 북한의 대남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억지력을 보유해야 한다. 우리가 억지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무력도발에 대한 북한의 욕망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두차례나 핵실험을 하여 사실상의 핵무기 보유국이다. 기존에 추출한 약 40kg의 플루토늄으로 7~8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으며, 농축우라늄계획에 의해 연간 2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미사일을 600여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도권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사정포를 휴전선 일대에 배치하고 있다. 또한 물밑에서 작전하는 70여척의 잠수함(정)과 우리의 후방지역에 침투할 20만 명에 달하는 특수전부대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 민주화 없이 근본적 해결 불가능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전력을 단독으로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한미동맹에 의존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2015년 전작권이 전환되고 우리가 우리의 방위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 단독의 대북 억지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포스트 미국 패권시대’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성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며, 따라서 한국, 일본, 대만, 터키 등은 중국 또는 러시아 등 다른 핵파워의 보호 아래 들어가든가 아니면 스스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대외의존도 및 국제규범을 따져볼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의 핵위협에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북한의 주요 시설과 군사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미국의 유사시 전력증강계획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둘째, 북한을 민주화 및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정책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북정책의 기조와 원칙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는 한 대북 경제제재를 지속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우리의 대북정책이 북한체제의 붕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생공영에 있음을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하며, 중국을 통하여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선택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민주화와 개혁개방이 필수적이다. 북한이 핵 및 장거리미사일 계획 포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일 경우, 투명성이 확보된 인도적 지원, 남북 교류협력사업의 재개, 다양한 남북 신뢰구축조치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 본 원고는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지난 4월 1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와 우리의 대응’이란 주제로 주최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발제문을 필자의 동의하에 일부 요약, 수정해서 게재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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