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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국안, 北 요청받고 김영환 체포 가능성"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5-16 11:01:34  |  조회 3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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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말부터 북한민주화 운동을 주도해 온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사진)이 중국 국가안전부(국안,國安)에 50여일간 강제 구금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확한 체포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언론은 김 연구원을 체포·구금하고 있는 기관을 중국 '공안(公安)'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정확하게는 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중국 국안의 지방 조직인 랴오닝성(遼寧省) 국가안전청이다.

 

랴오닝성 국안이 김 연구위원을 체포·구금한 이유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3월 23일 다롄(大連)으로 입국해 체류하다가 6일 후 랴오닝성 국안 요원들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주재 심양총영사관에 따르면 랴오닝성 국안은 김 연구위원에게 우리의 국가보안법에 해당하는 '국가안전위해죄'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김 연구위원의 그동안 행적을 잘 알고 있는 지인들은 '국가안전위해죄' 적용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김영환 연구위원은 평소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이나 중국 지도부의 현대화 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오직 북한민주화와 인권개선 관련 연구활동에만 매진해온 김 연구위원을 중국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몰아가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갈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저서 '포스트 김정일'에서도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중국사회의 발전과정을 합당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역설하기도 했다. '김영환 석방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랴오닝성 국안이 김 연구위원을 구금할 마땅한 명분을 찾지 못해 '국가안전위해죄'라는 광범위한 죄목을 적용한 것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런 정황에 따라 랴오닝성 국안에 북한 대남 기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랴오닝성 국안이 북한의 요청에 따라 비밀리에 '대리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 연구위원의 체포와 구금과정에서 랴오닝성 국안이 지금까지 보여준 조치는 이런 관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김 연구위원이 체포된 장소는 다롄이지만 랴오닝성 국안은 그를 선양(瀋陽)에 위치한 본청이 아닌 접경지역 단둥(丹東)으로 끌고 갔다. 중국의 국가안전을 위협할 만한 외국인을 체포하고도 변경의 작은 도시로 이송했다는 점이 이러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이유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는 단둥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반탐(反探)요원이나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요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석방대책위에 따르면 3월 말 가족들의 실종 접수를 받은 외교통상부는 즉각 심양총영사관을 통해 김 연구위원의 소재파악에 나섰다. 심양총영사관은 즉시 김 연구위원에 대한 '영사 접견'을 요구했지만 랴오닝성 국안은 영사접견 요청을 거의 한 달 동안 묵살하다가 지난달 26일에서야 간단한 접견만을 허락했다.

 

또한 심양총영사관은 지난 10일 김 연구위원에 대한 변호사를 선임하고 '변호인 접견'을 신청한 상태지만, 랴오닝성 국안은 지금까지 변호인 접견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김일성이 생전에 "김영환 동지가 남한 혁명화를 성공시켜달라"고 부탁했던 김 연구위원의 사상전향과 이후 북한민주화 행보가 북한의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김 연구위원의 사상전향을 단순한 개인적 '변절'을 넘어 수령(김일성)의 직접지도를 배신하고 수령의 체면을 손상시킨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연구위원은 1991년 5월 서해안에서 북한이 보낸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을 직접 만난 후 하영옥 등과 함께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만들어 남한내 주체사상 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나 북한의 실상을 깨닫은 김 연구위원은 사상 전향을 거쳐 민혁당을 해산(1997년)하고 북한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특히 19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북한민주화 이론 정립에 앞장섰다.

 

김 연구위원과 동시에 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3인에 대한 중국 국안의 조치에서도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심양총영사관이 이들 3인에 대한 영사접견을 신청했던 것에 대해 랴오닝성 국안측은 "한국인들이 스스로 영사접견을 거부하고 있으며, 영사접견 포기 각서까지 썼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외국에서 구금된 한국인이 자국 영사접견을 스스로 거부하며, 이에 대한 각서까지 썼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것이 석방대책위의 지적이다.

 

랴오닝성 국안이 제시한 이른바 '영사접견 포기각서'는 지난 3월 31일, 4월 1일자로 날인되어 있으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심양총영사관 측은 이 각서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구금된 한국인들과 간단한 전화통화만이라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랴오닝성 국안은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방대책위는 체포과정 혹은 초동 심문에서 한국인 3인에 대한 랴오닝성 국안의 폭행이나 인권유린이 있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석방대책위 한 관계자는 "랴오닝성 국안이 3명의 한국인에 대한 구금장소, 구금사유조차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뭔가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라면서 "중국 정부는 이러한 의혹을 풀기 위해서라도 한국인 3인에 대한 영사접견을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랴오닝성 국안에 의한 한국인 구금사건이 한중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이 중국 중앙정부의 승인아래 이뤄진 것인지 랴오닝성 국안의 자체 판단으로 진행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관계에서 중립을 다짐 해왔던 중국정부의 외교방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모양새라는 점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이 미국 정계와 유럽의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국제 인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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