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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8대 국회서 제정 못한 ‘北인권법’ 19대선 가능할까?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7-19 09:44:45  |  조회 4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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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경선비례대표 부정선거로 촉발된 종북(從北)주의 논란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에 북한인권법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북한인권법이 정치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는 북한인권 문제가 대선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를 두고 각자의 셈법에 따라 향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대선은 한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인 만큼 안보관, 대북관은 주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북한문제가 과거와 달리 최근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았던 만큼 대선에서도 이슈로 부각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인권법에 대한 여야 간 공방의 시작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북한인권법에 대해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라며 북한인권법 국회 상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으로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 같은 강경한 발언으로 진보진영의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누리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다.

19대 국회선 北인권법 제정 가능한가?
여기에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 역시 “북한에서 대한민국을 규제하는 법을 제정했다면 우리 대한민국이 지킬 수 있겠느냐”며 북한인권법 제정은 아직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박 원내대표는 18대 원내대표 시절에도 자신의 임기 중 가장 잘한 일이 “북한인권법 통과를 막은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북한인권법 반대 전도사’로 통한다.

반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다른 정부가 간섭하게 돼 있다”면서 “인권(보장)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갖는 최소한의 공동가치로 이 부분에 대해 우리가 분명한 선을 긋고 확실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맞서 북한인권법을 두고 여야 지도부가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는 그동안 북한인권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는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 있어서는 큰 입장차를 보여 왔다. 이 때문에 북한인권 문제를 인도적 관점에서 보지 못하고, 여야 모두 정쟁(政爭)의 수단으로만 이용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9대 국회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북한인권법 제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19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북한인권법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할 것이란 시각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국회선진화법’이 18대 국회 막바지에 제정되면서 국회의장 직권상정은 물론 야당의 합의가 없으면 법안을 심사하는 상임위 상정조차 쉽지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북한인권법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은 17대 국회이던 200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김문수(現 경기도지사) 한나라당 의원이 최초로 북한인권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상임위에 상정조차 못하고 자동폐기 됐다. 김 의원은 당의 지원도 없이 홀로 집권여당과의 외로운 싸움을 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이후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황진하, 윤상현, 홍일표 의원 등 4명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안을 통합해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단일 법안을 마련, 2010년 2월 외통위를 통과했다. 북한인권법이 외통위를 통과한 것은 정확히 6년 만이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 북한인권법안은 민주당의 반대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소극적인 태도로 전체회의에서 단 ‘10분’만 논의되었을 뿐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2년 가까이 법사위에 계류됐다. 북한인권법은 지난 5월 18대 국회가 마무리 되면서 자동폐기 됐다.

與野, 北인권법 ‘인도적 지원’ 놓고 시각차
우리와는 반대로 미국은 2004년도에 일본은 2006년에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다. 미국은 북한인권법을 근거로 북한인권 단체에 수년 동안 연간 300억 원 이상을 지원해오고 있다. 또한 미국은 지난 5월 15일 북한인권법을 2017년까지 5년 연장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우리 국회는 두 번이나 자동폐기 됐는데 미국은 계속해서 연장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19대 국회에서는 처음으로 ‘북한인권법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주요 내용은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계획 수립을 통한 사업의 체계적 추진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 지원의 투명성 확보 ▲북한주민의 인권증진을 위한 국제적 협력체계의 구축 등이다.

법안은 이를 위해 통일부장관이 3년마다 북한인권기본계획을 수립·집행토록 했으며, 신설될 북한인권재단이 실시하는 북한인권 실태 조사결과를 국회에 제출토록 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증진 활동에 정부의 협력과 정책 시행을 위해 외교통상부에 북한인권대외직명대사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윤 의원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 개선법이 아닌 ‘대북단체 삐라지원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8대에서도 새누리당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에 대응하기 위해 김동철 의원이 ‘북한민생인권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북한인권법안 제정에 제동을 걸기 위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과 민주당의 북한민생인권법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인도적 지원과 북한인권재단 설립에 관한 조항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발의한 ‘북한인권법’은 인도적 지원 조항에서 식량과 의약품 등이 군사적 용도가 아닌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전달되도록 전달 과정의 투명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북한민생인권법의 인도적 지원은 식량과 비료, 의약품과 함께 각종 기자재 지원 그리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에 대한 분배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민주당 ‘북한인권민생법’은 물타기용?
민주당의 북한민생인권법안은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개선하자는 기본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사실 법안 자체의 의미보다는 북한인권법 견제용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2000년대 이후 북한주민들의 참혹한 인권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대됨에 따라 대놓고 북한인권 개선을 반대하다가는 국민여론에 불리해질 것을 우려해 물타기용으로 급조해 내놓은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민주당의 북한민생인권법안은 북한인권 문제가 북한체제의 폭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일반적 상식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법안 제안 이유에는 “북한주민들은 식량 의약품 등의 부족으로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는 등”이라면서 인권 문제를 ‘빈곤’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

새누리당과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발의한 북한민생인권법은 북한인권법에 반대하기 위한 졸속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인도적 지원의 전달과 분배 과정을 감시하는 과정이 결여된 무조건적 퍼주기 법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북한인권법이 인도적 지원을 오히려 규제하고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에 대해 분배투명성과 모니터링을 명시하고 있다고 인도적 지원을 막는다고 해석하는 민주당의 주장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질적으로 필요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 물품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도적 지원의 기본 명제라는 것이다. 현재 국제사회에서 지원되는 인도적 지원 물품에 대해서는 당사국의 분배투명성과 모니터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DJ-노무현 정부에서 인도적으로 지원되었던 상당 부분의 물품이 군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정황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분배투명성과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것은 일반적 상식으로 북한인권법이 인도적 지원을 막거나 방해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北인권법은 삐라 지원법’ 인식 강해
또한 북한인권법에는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에 북한인권대사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북한인권 관련 실태 조사와 정책 개발을 위해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인도적 지원 조항과 더불어 여야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조항이다.

민주당은 북한인권대사와 북한인권재단 모두에 부정적이다. 특히 북한인권재단은 결국 보수단체의 삐라살포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인권법=대북삐라지원법’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북한민생인권법에는 민간단체의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은 인권개선보다는 대북삐라 단체를 지원함으로써 한반도의 긴장만 초래할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미국의 북한인권법도 북한주민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에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민주당의 주장처럼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단체에게 지원이 될지 아니면 인권 개선활동을 하는 단체에 지원이 되는지는 법이 통과된 후 논의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북한인권법을 대북삐라 지원법으로 규정하며 반대하는 것은 옹색한 변명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한 북한인권법이 제정돼 북한인권재단이 설립되면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남남갈등이 조장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도 북한인권법을 제정했지만, 북한과 대화도 하고,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대북인도적 식량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킹 특사가 방북한 사례를 보면 민주당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민주당은 현 정부가 남북화해협력을 취하지 않고, 상호 간의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인권법을 제정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내에서는 지난 10년의 정부에서 남북 간의 화해협력 정책을 펴 상호 간의 신뢰가 구축되어 있는 상황이었으니 당연히 북한인권 개선을 요구했어야 하고, 북한인권법을 제정했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이 주장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주장의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란 지적이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 조사하고 기록되어지는 것은 북한 정권은 물론 인권유린 가해자들에게도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효성 논란을 일축했다. 서 국장은 이어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도 인권유린 실상을 믿게 할 수 있는 효과가 있어 북한인권 개선에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北인권법, 인류보편의 가치로 접근해야
미국과 일본은 이미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북한 체제의 폭정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안정에 대한 우려와 연대감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원안 하나 만드는 일에도 몇 년 동안이나 시간을 허비했고, 이젠 법안을 마련했지만,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를 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며 또다시 안일한 태도로 접근할 것이라는 비판적 여론도 높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태도에 때문에 ‘북한인권법 제정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북한인권법을 인류 보편의 가치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야당과의 정쟁(政爭)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민주당은 인도적 지원만 하면 인권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지 의구심이 든다”며 “민주당은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법이 되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도 이 문제를 정파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어 “북한인권법 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실질적 효과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토론에 임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북한인권 문제를 여야 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서로의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법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여당의 단독 처리보다는 여야 간의 합의에 의해 제정될 때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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