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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11-12 09:55:40  |  조회 3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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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어떻게 남한으로 건너오는지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한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그들이 탈출 과정에서 겪는 극도의 공포와 긴장, 인권유린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탈북하면서 겪는 인권유린에 대해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며 정치적 사안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최근 이학준 조선일보 기자가 쓴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쌤앤파커스刊)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독자들로 하여금 탈북자들이 겪는 인권유린 사건들을 이념의 잣대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비극으로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다. 그는 책 서문을 통해 “탈북자들의 인권은 이데올로기와 무관한 것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국적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 부모가 배고플 것이라며 자신의 몸을 파는 처녀들,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이들이 자신의 인권조차 못 누리게 하는가”라면서 탈북자들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2007년부터 약 5년간 한반도 주변에서 자유를 찾아 배회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취재해 2008년과 2011년 ‘천국의 국경을 넘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 작품은 ‘몬테카를로 TV 페스티벌 베스트 다큐’, ‘오스본 엘리엇 언론상’ ‘에미상 탐사 다큐부문 노미네이트’ 등을 수상하며 전 세계의 호평을 받았다. 이 다큐를 그대로 녹여낸 책이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이다.

중국의 아버지와 탈북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국적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 가족을 위해 스스로를 판 여인, 강제 북송당해 임신했다는 이유로 강제 낙태를 당한 여성, 발가벗은 채 두만강을 건너는 북한 주민 등, 책은 생생한 탈북 현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저자가 이 모든 현장을 직접 체험하면서 탈북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했기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까지 제공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취재로 인해 저자는 현재 요양을 하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은 진실은 밝혀야만 했다”면서 탈북자들과 북중 접경지대 북한 주민들의 충격적인 인권유린 현장을 책을 통해 고발한다.

중국인들에게는 유희의 대상이 된 北 주민들
압록강을 사이에 둔 중국 단둥에는 비밀스러운 관광 명소가 있다. 관광객들은 이 비밀 관광을 하기 전, 식료품을 한아름 사야지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이 비밀관광지의 이름은 중국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는 ‘인간동물원’이다. 관광객들이 관광을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배 건너편 육지에 소시지, 과자 등의 간식이나 식료품 혹은 담배 등을 던져놓으면 된다. 음식을 던져놓기가 무섭게 수풀 사이에서 초라한 차림의 사람들이 나타나 재빨리 그것들을 가지고 사라진다. 관광지의 이름이 ‘인간동물원’인 이유다.
이들은 북중 접경지대의 압록강변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로, 중국인들의 비밀 관광 루트라는 것을 알고 나와 풀숲에 숨어 자리를 잡고 있다. 거기에는 우리에 갇혀 있는 동물처럼 그들이 던져주는 먹을거리를 기다린다. 이들은 중국인들에게 동물원의 동물마냥 유희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 북한 간부들은 강변에 나와 관광객들에게 당당히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가지고 있는 볼펜, 담배 등 뭐든 보이는 것은 달라고 요구한다. 저자는 책에서 “취재진은 모두 취재를 마치고 입을 닫았다. 우리 민족이 중국인들의 구경거리가 됐다는 사실에 그저 불쾌할 뿐이었다”면서 비극적인 장면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 책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도강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도강을 하는 탈북자들은 하나같이 비닐 꾸러미를 든 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강을 건너온다. 비닐 안에는 옷이 담겨져 있다. 도강자에게 물으니 옷이 젖어 있으면 탈북자로 의심받아 체포당한다는 말이 돌아온다. 이런 식으로 북한과 중국 사이의 강을 넘나드는 브로커는 중국인들에게 사람을 상품으로 판다. 도강은 대개 중국인을 주인으로 하는 인신매매로 이어진다. 같은 동포를 중국인에게 팔아넘기면서 생계를 잇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 북중 접경지대에서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중국 강변까지 배달된 ‘인간상품’을 두고 브로커와 중국 구매자 사이에서는 가격 흥정까지 벌어진다.

“스물다섯인데 5천 위안(약 68만 원)정도면 되지 않겠나.”(구매자)
“스무 살부터 스물넷까지는 7천 원, 서른이 넘으면 3천 원이다. 깎을 거면 다른 데서 알아보시오.”(브로커)
스물다섯 살의 북한 처녀가 평생 중국인의 씨받이와 품앗이로 살아가야 하는 대가는 단돈 백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렇게 북한 처녀들은 부모와 형제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판다.

탈북자들의 목숨을 건 한·중 공해상 탈출
탈북자들의 탈출 루트는 다양하지 않다. 상당수의 탈북자들은 중국으로 탈출한 후 기회를 엿봐 3국을 통해 남한으로 입국한다. 극소수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선박을 타고 곧장 남한으로 내려오거나 직접 휴전선을 넘어오기도 한다. 이 외에도 한·중 서해 공해상에서 탈북자들이 넘어오는 경우도 있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태운 선박과 한국에서 출발한 선박이 한-중 공해상에서 만나 탈북자들을 태우고 밀항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기상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 공해상까지 나갈 배를 구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힘든 탈북 코스 중 하나이다. 책은 김성은 목사와 탈북자 송성국 씨가 공해상을 통해 탈북자들을 탈출시키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공해상을 통한 탈출은 중국 해군의 감시를 피해 20시간을 항해해야 하는 고된 여정이다. 집채만 한 파도를 뚫고 공해상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을 한국의 선박까지 가야하는 탈북자들의 목숨은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다. 그럼에도 북한인권운동가들과 탈북자들이 공해상을 통한 입국을 시도하는 이유는 많은 탈북자들이 짧은 시간에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을 통한 입국은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어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를 세계에 알리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中 공안에 쫓기며 탈북자 이끄는 운동가들의 활약
책은 탈북자들의 탈출과 그들의 아픈 사연을 조명하는 것 외에도 이들을 이끄는 운동가와 선교사, 그리고 이를 취재하는 취재진의 ‘모험담’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들은 공안에 쫓기다가 수차례 검거돼 조사를 받고 수감될 위기에 처하기도 하며, 탈북자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그들의 인적사항이 적혀있는 문서, 취재 사항들을 한순간에 씹어 먹기도 한다. 특히 이 책에 등장하는 운동가·종교인들의 탈북자들에 대한 헌신은 끝이 없다. 천기원 두리하나선교회 대표, 김성은 갈렙선교회 목사, 김상헌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사장, 정 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 김희태 북한인권선교회 회장 등은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 열악한 경제상황 등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탈북자들의 탈출을 위해 끊임없이 희생한다. 이 책에 거론된 활동가·종교인들은 대부분이 탈북자 사업을 진행하다가 중국 공안 등에 의해 외국의 수감시설에서 고초를 겪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중국에 입국조차 금지됐다.

탈북자들은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탈출하려하고, 운동가들은 무엇 때문에 이들을 목숨 걸고 도울까. 북한 주민들과 한 민족으로서 적어도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그 실체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를 통해 탈북자들의 겪고 있는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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