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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NLL북방한계선-기원·위기·사수』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12-17 09:47:17  |  조회 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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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남한과 북한 간의 군사적 갈등의 원인은 모두 6·25 전쟁에서부터 비롯됐다.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한·중공 간 체결한 ‘한국 군사정전 협정’에 따라 전쟁은 잠시 멈췄지만 북한은 대남적화통일 전략을 포기하지 않고 다방면으로 대남 도발을 벌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상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도발은 그 어떤 도발보다도 위협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NLL 부근에서 침투, 어선납치, 무력도발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벌여왔다. 1·2차 연평해전과 대청해전, 그리고 천안함 폭침사건 등 NLL에서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해상도발에 국민들은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NLL을 포기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NLL에 대한 입장과 수호의지는 대통령 후보들의 안보의식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대선 정국에서 NLL과 관련한 논란이 식지 않는 가운데 『NLL북방한계선-기원·위기·사수』(선인출판사 刊)라는 책이 NLL의 기원과 분쟁 등 NLL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NLL 관련 협상 주도해온 현직 군인이 쓴 책
이 책의 저자인 이상철 장군은 국방부 정책실에서 대북협상전략·대북정책을 담당했고, 북한정책 과장 및 장관실 군사정책과장을 역임했으며, 야전사령관으로서의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특히 남북고위급회담 전략수행원, 남북장관급회담 수행원, 남북국방장관회담 수행원,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대표,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6자회담 국방부대표를 역임하는 등 남북 군사 현안에 정통한 전문가다. 최근에도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조치와 유엔안보리 보고에 참여했으며,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대북조치에도 관여했다. 1990년대 이후 남북 간 무력충돌과 남북군사회담은 대부분이 NLL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저자만큼 NLL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책은 대북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저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공개 가능한 자료와 관련 연구들을 수집·종합하여 정리해놓았다. 특히 책은 ▲NLL의 기원과 법적지위 ▲북한이 NLL을 인정한 사례 ▲북한의 NLL 무력화 의도 ▲북한의 NLL 무력화 전략 ▲북한이 NLL에 대해 주장하는 구체적인 내용 등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북한의 NLL 무실화 책동을 저지하기 위한 우리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데 종합적인 기초자료가 필요했다”면서 “또한 이 책은 우리의 당국자와 전문가, 국민들이 NLL의 본질과 북한의 전략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책 집필 이유를 밝히고 있다.

NLL의 설정…정전협정 준수를 위한 조치
저자는 NLL의 설정 자체가 오히려 북한에 큰 이득이 됐다고 설명한다. 6·25전쟁 기간 중 유엔군은 한반도 전역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해군도 한반도 해역에서 공산군의 해상활동을 봉쇄하는 해상작전과 기뢰제거 작전을 수행했다. 더불어 북한지역 동·서해에 산재한 도서들을 장악, 공산군의 후방을 교란하고 있던 유격부대를 지원했다. 반면 북한 해군 전력은 1951년 전쟁 당시 12척 정도의 어뢰정과 경비정을 보유한 수준이었고, 1953년 정전협정 무렵에는 이마저도 무력화된 상태였다. 유엔군의 압도적인 해·공군력의 위협 속에서 북한군은 황해도 일대는 물론 북한 후방지역의 도서 통제권도 상실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및 발효에 따라 유엔군 측은 서해 5개 도서를 제외한 동·서해 북한지역 도서들로부터 한국 해병대·유격대의 인원과 장비·물자들을 철수시켰다. 이와 함께 원산과 남포 인근 해역에서 작전활동을 하던 유엔군 및 한국군 해군함정들을 남하시켰으며, 유엔군과 한국군의 해상 초계활동을 NLL 이남 수역으로 제한했다. 이 같은 조치는 남북 간 적대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정전협정의 기본 정신에 따른 것이었다.

NLL이 설정됨에 따라 북한은 많은 이득을 얻게 됐다. NLL을 경계로 유엔과 한국 전력의 활동이 제한됨에 따라 북한은 해상봉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났다. 즉 북한은 NLL이 설정되면서 NLL 이북의 해역 및 도서지역을 얻게 된 것이며, 해군함정 및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해와 어로활동을 보장받은 것이다. 북한이 NLL 설정 이후 20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인정·준수했다는 것은 NLL 설정 자체가 유엔과 한국군의 양보하에 이뤄졌으며, 이와 동시에 북측에 이득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NLL 인정 않는 北의 ‘서해해상경비계선’ 억지
또한 저자는 북한이 자의적으로 설정해놓은 서해상 경계선의 ‘억지’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비판한다. 북한은 1970년대부터 나름의 서해상 경계선을 선포하고 침범, 납치, 무력도발 등을 감행해왔는데, 특히 지난 2004년 12월부터 주장하기 시작한 ‘해상경비계선’은 최근까지 군사회담에서의 협상논리, 서해상 무력도발의 명분으로 활용돼 왔다는 것이다.

북한이 ‘해상경비계선’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4년 12월 함정 간 통신교신을 통해서다. 그 이후 2006~2007년 개최된 장성급군사회담, 국방장관회담에서 이 해상경계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이 선에 대해 “1992년 선포했다”고 주장하다가 “1950년대 NLL이 설정된 이후 설정했다”, “1977년 9월 선포했다”, “1950년대 내부적으로 설정한 것을 1977년 8월 1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 형식으로 공포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꿔 주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설정된 시기조차 불분명하고 일관성이 없는 것이다. 더욱이 1990~1992년 개최된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이 해상 불가침경계선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벌일 당시 ‘해상경비계선’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언급도 없었다.

또한 북한은 ‘해상경비계선’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했는지에 대한 언급도 전혀 하지 않았다. NLL 이남에 북한 측이 자의적으로 설정해 놓은 이 경비계선은 좌표조차 명확하지 않다. 2004년 12월 최초로 주장했던 경비계선의 좌표와 2007년 11월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 및 12월 제7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지도와 함께 제시한 좌표도 동일하지 않다. 한 마디로 NLL 무력화를 목적으로 급조한 경계선인 셈이다. 저자는 “북한은 NLL의 무력화 및 분쟁수역화를 추구하는 데 있어서 ‘해상경비계선’이라는 것을 급조한 후 계속해서 정교화시켜왔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서해해상경비계선’에 대한 주장은 일관성이 없고 그 내용과 논리도 비합리적이며 사실을 왜곡하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최근 대선 후보들이 NLL 수호의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남북공동어로수역 설정’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저자는 “북한이 NLL과 ‘해상경비계선’ 사이에 쌍방 무력이 진입하지 않는 평화수역을 설정하자는 것은 북한이 NLL 폐기로 나아가는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사전조치”라며 ‘남북공동어로수역 설정’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NLL을 둘러싼 남북군사회담을 한눈에
저자는 ▲1992년 남북고위급회담 ▲1999년 유엔사-조선인민군간 장성급회담 ▲2000년이후 남북당국간회담 ▲2004~2007년 제1~6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2007년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등 최근까지 진행된 남북군사회담을 정리해, NLL에 대한 북한 측의 주장과 남한 측의 대응 등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았다. 회담 도중 남북 수행원 간 몸싸움을 벌인 내용 등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은 NLL이 주된 논의 내용으로 다뤄진 남북군사회담의 실무를 맡은 현역 장성이 집필한 만큼 NLL에 대한 많은 자료를 담고 있다. NLL의 탄생과 유지, 법적 지위 그리고 이곳에서 벌어졌던 남북 간 분쟁·협상까지 NLL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일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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