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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大도박' 죽은 뒤에 막 올리나?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12-17 16:57:20  |  조회 6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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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실험을 성공시켰다.

 

북한이 미국 서부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놀랄 일이 전혀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2004년 7월 경이다. 당시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장은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의 초청으로 국회에서 '북한문제 해결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황 선생의 지론은 북한 핵과 김정일 정권은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에 북한 핵무기만 겨냥해서는 북한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체제를 제거해야만 북한 핵무기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황 선생은 "북한 핵무기와 싸우는 것은 불(火)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불의 그림자와 싸우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날 강연에서 황 선생은 북한이 미국 서부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증언을 했다. 그러나 그냥 그뿐이었다. 정부도, 언론도 황 선생의 증언이 갖고 있는 북한 핵전략의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 왜 그랬을까? 당시의 국내적 상황이 그랬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김정일의 핵전략을 '대미 협상용'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김정일이 핵개발을 한다는 주장이었다.(아직도 똑같이 주장하는 일부 '전문가'가 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 "북한 핵개발 일리가 있다"는 발언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무조건 '북핵 불용'의 원칙을 지켜야 할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이 그런 소리를 했으니, 노무현 정부의 김정일의 핵전략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황 선생의 '북한, 미 서부 도달 ICBM 개발' 증언은 진실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마치 보수-진보 간의 '대북정책 노선투쟁'처럼 비쳐졌다. '미 서부 도달 ICBM 개발 중'이라는 증언은 대한민국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정보'이다. 보수-진보라는 분류와는 본질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북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대한 '실체적 증언'이 마치 '대북 강경발언'으로 치부되던 시절이었다.(아직도 북한의 군사도발이 체제생존전략 때문이 아니라 남한의 '대북 강경책'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다!).

 

북한문제에 대해서는 '진실'이 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북한문제에 대해 그냥 '사실'을 말하고 있는데,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머릿속에서 보수-진보로 갈라서 듣는다. 그래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황장엽 선생을 '극우'라고 망발한 '북한전문가'도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극우' 또는 '극좌'를 충족하려면 어떤 조건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면서 무작정 그런 소리를 해대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TV토론에 나온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발언을 보면, 진실 그 자체가 얼마나 왜곡되어 그의 뇌세포에 화석처럼 단단히 등록돼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는 가짜"라고 주장하는 그의 남편이나, 통진당 이정희 후보의 경우를 보면 철저한 자기 확신 또는 세뇌화(brainwashing) 없이는 그렇게 일관되게 실수없이(?) 주장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북한문제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선차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에 국민과 함께 문제해결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

 

그러면, 당시 황장엽 선생 증언의 핵심내용은 무엇이었나? 두 가지다.

 

첫째, 1996년 늦여름~초가을 무렵, 북한의 중앙당(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들의 모임에 전병호 군수공업담당 비서가 오랜만에 얼굴을 나타냈다. 그래서 황장엽 국제비서가 "어디 다녀왔느냐?"라고 물었더니 전 비서가 말하기를, "황 비서는 이제 외국에 나갈 때 플루토늄을 사오려는 고생을 더이상 안 해도 된다. 내가 이번에 파키스탄에 가서 우리(북한)는 파키스탄에 미사일 기술을 주고, 파키스탄은 우라늄 원심분리 기술을 우리에게 주는 협정을 맺고 왔다"고 말했다.

 

둘째, 전병호 비서가 "우리가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의 서부까지 가기는 간다. 다만, 당초 목표로 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질지는 알 수 없다. LA를 겨냥해서 쏘면, 다른 데 떨어질 수는 있지만, 미국 서부까지 도달하기는 한다"고 말했다.

 

전병호 비서의 말을 종합하면, 1)북한은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합의를 한 뒤 1996년부터 농축 우라늄 핵개발을 시작하였으며, 이 사실이 발각되어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가 방북하여 북한의 시인을 받아내면서 제2차 북핵위기가 촉발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2)이번에 북한이 성공시킨 은하 3호 ICBM급 로켓개발도 1996년에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황장엽 선생은 이듬해인 1997년 망명하였고, 정확한 시기를 알 수는 없지만 이 같은 사실을 한국정부에 알린 것은 물론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2000년경 황 선생으로부터 들었으며, 2004년 1월 황 선생의 '북한문제 해결방도'라는 제목의 원고를 정리하면서 황 선생과 연구소 동료 2명과 함께 김정일의 핵전략에 관해 토론하였다. 이 사실이 공개된 시기는 그해 7월경 황 선생 국회 강연회에서였다.

 

1996년이면 무려 16년 전이다. 이미 16년 전에 북한은 미국 서부지역 도달을 목표로 ICBM급 미사일 개발을 진척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은하 3호가 성공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신문 1면을 장식한 컷제목처럼 요란스럽게 놀랄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우리가 정작 놀라야 할 대목은 북한문제에 관한 진실을 믿지 못하는 일부 정치인과 스스로 잘났다고 착각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무식'이다. 오늘 은하 3호의 성공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무식'에 우리는 진실로 놀라야 한다.

 

황장엽 선생은 2010년 10월 작고하였는데, 필자가 1999년부터 2010년까지 황 선생으로부터 입버릇처럼 들은 이야기가 "여기(한국) 정부가 도대체 우리 말을 믿어주어야 말이지!"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되먹지 않은 무식한 전문가들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북한에 있을 때는 단 한 사람의 '불세출의 천재'(김정일)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는데, 여기(한국) 오니까 천재들이 너무 많아 골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입에서 젖냄새 풀풀 나는 '구상유취'(口尙乳臭)들이 전문가랍시고 떠들면서, 어느 대학원에 강의 갔더니 교수라는 녀석이 나보고 '극우'라고 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 '구상유취'들과 전문가랍시고 떠드는 사람들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대한민국 대북정책을 주물렀고, 지금 이명박 정부에도 일부 있고, 또 이곳저곳 대선 캠프에도 있다.

 

황 선생은 1997년 망명 후 "북한은 이미 플루토늄탄 핵무기를 갖고 있고 더 만들어놓으려고 한다"는 증언을 했다. 그리고 대륙간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잘 믿으려 하지 않았다. 북한이 그런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의 대남 전술에 늘 뒤통수 얻어터지고 당하면서도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려하지 않고 가볍게 보는 것이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 하는데, 달을 가리키는지 별을 가리키는조차를 모르는 '전문가'가 있고, 또 일부는 가리키는 달은 안 보고 손가락이 짧다느니 길다느니 손톱에 때가 좀 있다느니 하면서 핵심을 못 가리는 사람도 있다. 이러고도 앞에 나서서 떠드는 사람들은 많다. 자기가 믿고 싶어하는 정보만 믿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진 사람들은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위해를 가하는 사람이 된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어떻게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가?

 

핵전략을 포함하여 북한정권의 대내외 전략을 정확히 알려면 황장엽 선생의 저서와 글을 읽으면 된다. 북한문제 해결의 길이 황 선생 책에 이미 다 나와 있다. 도서출판 시대정신, 월간조선사, 조갑제닷컴, 한울출판사 등등에서 나온 황장엽 책들이 도처에 있다.

 

북한의 핵전략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책을 안 읽는 것이 문제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우리 자신 안에 있는데, 자기가 무식한지 모르고 정보부재 탓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정신, 조갑제닷컴이라고 하면 그런 책들이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가 문제가 아니라, 머릿속에 "보수 출판사네 머~"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는 한심한 인간들이 있다. 사회역사가 어떻게 변화발전하는지 조차를 모르는 이런 사람들이 자칭 '진보'라고 떠들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현실이다.)

 

은하 3호 ICBM 실험미사일은 김정은이 쏘았지만, '김정일의 유훈 미사일'이고 김정일의 핵전략에 따라 발사한 것이다. 북한은 2010년 11월 미국의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를 초청하여 농축 우라늄 핵시설을 보여주면서 핵 양산(量産) 체제 돌입을 선언했고, 이번에 은하 3호 성공으로 김정일의 핵전략 제2단계가 사실상 종료되었다.

 

마지막 3단계는 ICBM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 경량화일 것이다. 핵탄두 경량화는 앞으로 3차 핵실험에서 고농축우라늄탄을 사용함으로써 '경량화 성공'을 알리는 방법도 있다고 본다.

 

북한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번에 시도를 안한 것인지-(재진입을 시도하면서 탑재물이 타버린다 해도 그 궤도를 보면 어디가 낙하 지점인지 추지할 수 있다)-, 아니면 아직 기술을 보유하지 못했는지 분명히 말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기술은 기본적으로 수학이 발전해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필자가 황장엽 선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김일성종합대 서상국 교수가 핵과 미사일 분야에 수학이론을 제공해왔다고 한다. 모스크바종합대 수학부 출신인 그는 수학 천재로 알려져 있다. 서상국은 1980년대 헝가리에서 열린 공산권 국방과학자대회에 출전하여, 다른 나라 출전자들이 실험을 통해 새로운 이론과 기술을 입증했는데, 그는 백묵 하나만 들고 큰 칠판 위에서 아래까지 가득히 수학으로 입증하는 방식으로 전개하여 참가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한다. 그는 김일성대 철학부 교수들을 상대로도 수학(量과 質)을 강의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은 국가자원의 거의 모든 것을 걸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다소 앞서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안보분야는 비관적인 상황을 상정하고 대비하는 것이 원칙이다.

 

김정일의 핵전략의 끝은 어디인가? 그것은 명확하다. 미국과 한반도 평화협정을 맺어 한미군사동맹을 파기하고 비대칭 대남 군사우위를 유지하면서 한국으로부터 경제지원을 안정적으로 수혈받으며-이렇게 되면 우리는 확실한 '핵 인질'이 된다-남한 내 종북친북세력과 연합하여, 최종적으로 북한체제로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로써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그 방향으로 가려는 것이다. 그것은 북한정권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문제는 동아시아에 영토분쟁이 본격 점화되었고, 그 최상층부에는 미-중간의 대외전략이 갈등과 대립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 선군노선의 전략적 공간이 더 넓어져 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선군주의 체제생존 전략이 놀기에 대외 환경이 더 좋아졌다. 이번 은하 3호 발사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세가 분쟁국면으로 들어가는 신호탄을 터뜨린 측면도 있다.

 

북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 군사긴장을 높여가면서 미-중 간 갈등을 활용하는 생존공간을 확대해갈 것이다. 좀 더 두고 보아야겠지만 중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처리 방식에서 한미일이 원하는 방향으로 쉽게 도와줄 것 같지가 않다. 결국 중단기적으로는 북한의 선군노선과 일본 우익의 활동공간이 넓어지는 양상을 보여줄 것 같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의 핵전략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특별한 묘수가 있을 수는 없다. 원칙대로 가는 것이다. 북한이 잘 하면 빵을 주고 잘못하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징벌하는 것이다. 미사일을 쏘면 징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정부와 민간이 죽은 김정일의 핵전략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북핵이 협상용이니, 별거 아니라느니 하는 망발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과 정부가 북한문제 해결의 일치된 목표를 공유하고 있어야 한다. 북한 핵문제는 북한의 전체주의 수령독재체제가 제거되지 않는 한 계속 커지게 된다.

 

결국 대북통일정책의 최종 목표는 김씨 왕조의 평화적 교체→개혁개방 민주정권 수립 →북 개방정부 + 한국 + 국제사회(미중일러)의 북한 근대화 추진→자유민주주의 남북통일으로 가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 길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확보하고 남북 8천만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길이다.

 

그 길로 가기 위해서는, 이 칼럼에서도 누차 언급해왔지만,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북전략이 필요하다. 압축하면 북한의 개방화-시장화-정보화를 촉진하는 개입(engagement)과 확장(enlargement) 전략이다. 이 전략을 수행하는 방식으로는 정부당국(A), 민간 교류(B) 및 복수의 트랙(track)을 가동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북통일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대북통일정책 수행에서 무엇보다 먼저 우리 내부의 사회통합이 중요하다.

 

언젠가 이 칼럼에서 언급했지만, 남북관계는 6·25 전쟁 때부터 북한이 도발하면 남한이 방어하는 형국, 북한이 공세, 남한은 수세였다. 북한이 한반도 남쪽에 대남전략의 전선(front line)을 옮겨와서 북한이 도발하면 남한은 먼저 얻어터지고 뒤에 반격하는 프레임이었다. 이제 이 잘못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 구조를 바꾸는 핵심전략은 북한의 주권을 김씨 왕조가 아니라 2400만 북한주민들에게 찾아주는 길이며, 그것은 대북전략의 전선을 북한 내부로 옮겨가는 것이다.

 

나이 어린 김정은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 만들어놓은 핵전략의 길에서 은하 3호를 성공시킴으로써 깜찍하게 그 첫발을 뗐다. '김정일의 핵전략 대도박'을 김정은이 성공시킬지, 실패로 몰아갈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급속한 노령사회 진입에 성장동력은 쇠퇴하고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 핵전략을 그대로 따라갈 것이다. 결국 남은 것은 남북간 시간의 싸움이다.

 

때문에 아무리 길어도 5년 내 북한문제 해결의 대문을 기필코 열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10대~30대들에게 미래 희망을 주는 것이고,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생존하는 길, 남북 8천만 주민이 생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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