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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정권 10년간 북한 주민들은 당국에 기대지 않고 장마당 활동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경제활동의 자율성을 확보하면서 이동의 자유 등도 쟁취해냈다고 한국의 북한인권 운동가가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힘겹게 확보해온 이런 제한적인 인권도 최근들어 일상생활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부쩍 강화되면서 위협받고 있다고 이 인권운동가는 경고했습니다. 천소람 기자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권은경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당국에 기대지 않고 주민 스스로 알아서 먹고 사는 상황

[기자] 안녕하세요 권은경 대표님. 김정은 정권 집권 10년이 지났습니다. 먼저 북한 인권 현재 상황을 짚어 주시겠습니까?
 
[권은경] 김정은 정권 10년은 김정일 정권의 마지막 10년과 비교했을 때 여러 방면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였는데요.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일상 생활, 경제 활동 면에서 보면 그 전시대에 비해 많은 융통성, 자율성이 일정부분 확보가 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을 이겨낸 주민들 노력의 결과로 장마당이 활성화 되었고, 이에 따라 주민들 스스로 경제 활동에 참여해 북한 당국에 기대지 않고 알아서 먹고 사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보인 건데요.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했던 여러가지 인권 문제들, 즉 심각한 생명권 (침해) 같은 문제들은 다소 누그러진 경향이 있습니다.

[기자] 네, 그렇다면 주민들은 제한적이나마 어떤 자유를 누리게 됐을까요?

[권은경] 예를 들어, 유통업이 활발해지며 부분적이긴 하지만 이동의 자유도 누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뇌물로 돈만 지불한다면 이동과 거주의 자유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 심각하게 바라봤던 연좌제 혹은 성분과 토대 기반의 심각한 차별 문제도, 사경제 영역에서 돈을 벌기 시작하며 조금 완화세를 보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허락하진 않지만, 묵인 하에 이뤄지는 사경제 활동으로 인해 개인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런 차별 문제도 일정 부분 돈을 주면 해결되는 식으로 누그러진 부분도 있습니다. 어느 독재 국가나 전체주의 국가처럼 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인권이 확보된 게 아닌, 주민들의 노력의 결과로 이런 현상들이 나타난 겁니다.

[기자] 과거와 비교해 인권이 향상된 부분을 짚어 주셨는데요. 반면에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인권 문제도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권은경] 여전히 공식적인 인건비가 국영기업소의 계획이 맞춰져 있다 보니, 공식 인건비가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주민들의 권리를 위해 꼭 필요한 영역, 즉 교육과 의료체계 등 영역에서 공무원들이 월급이 없다 보니 뇌물에 기대 생계를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 때문에 뇌물수수 관행이 더 고착화 된 점은 우려됩니다. 경제활성화로 인해 어느 정도 융통성이 생겼지만 행정체계 자체가 여전히 붕괴된 상태기 때문에 만연한 뇌물수수 관행을 해결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 됩니다. 

이런 애매하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고, 북한 당국이 스스로 국제사회와 거리를 두고 국경을 봉쇄하게 됐잖아요. 핵문제로 인한 제재도 있긴 하지만, 북한 당국이 제재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국내 정책의 일환으로 봉쇄가 이뤄진 것도 있잖아요. 이러한 봉쇄 고립 정책으로 인해 주민들의 일상과 경제 생활에 통제와 경직이 온 점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김정은 정권이 이런 경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에 따라 국가의 미래도 달려 있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 향방도 달려 있다고 보여 집니다.

인권문제, 핵문제와는 별개로 해결 방안 모색해야

[기자]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등 도발이 계속되며 대미압박을 높이고 있는데요. 미국이 아직은 건드리지 않고 있었던 북한의 인권문제를 전면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권은경] 북한의 안보위협 문제가 부각되면 미국이 전반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촉각을 세우게 되고, 이에 따라 인권문제를 전면 제기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닐 텐데요. 하지만 인권문제가 무력도발을 견제하기 위한 도구 혹은 무력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변수로 이용되는 게 맞는지 문제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무력도발을 하지 않으면 그럼 인권 문제를 외면해도 된다는 신호를 북한 당국에게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접근법은 인권의 가치를 놓고 봤을 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COI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보면,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인권 문제 뿐만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도 광범위하고 잔인하고 체계적인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또 그 중, 일부는 반인도범죄에 해당되는데요. 이러한 문제들은 인간 존엄성과 인권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위로, 안보문제를 다루는 전략과는 별개 또는 독립적으로 해결과 개선을 위해 항시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핵문제와 인권문제를 따로 봐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권은경] 핵문제는 핵문제대로 해결하는 노력을 하고, 인권 문제는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그간 북한의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여러가지 기금과 지원 체제를 유지, 늘림으로써 인권 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북한과 미국이 지속적으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이어나가며 또 한편으론 인권활동 시민 단체들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그리고 전략을 함께 논의는 입장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핵문제 해결 돼야 인권활동 개선에도 도움 될 듯 

[기자] 계속 지연되고 있는 미국의 북한인권특사 임명은 어떻게 보십니까?

[권은경] 과거 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설립을 옹호하는 활동을 할 시기에, 미국의 북한인권특사가 우리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측면 지원해준 적이 있습니다, 2013년 즈음인데요. 그리고 조사위원회 결과물이 나오는 2014년 즈음에도 협력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인권특사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한국 내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단체 입장에서 본다면 전체적인 입장에서 북한인권전략을 고민하게 되는데요. 

인권특사 임명을 해서 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미국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 대북인권정책에 있어서 일관성을 가지고, 인권 문제가 되는 북한 내 책임이 있는 담당자에 대한 제재나 핵문제 해결을 통한 북한의 여러가지 갈등 문제 해결 등을 통해 우리는 북한 인권 개선의 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을 하고 있는 이 시점, 미국이 인권문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다뤄야 할까요?

[권은경] 지금처럼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 인권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리 활동을 위한 여러가지 기금을 재단들을 통해 지원 활동을 지속하고 있고, 점진적으로 활동 기금들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데요. 저는 이러한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국제 사회에 있는 시민단체들의 활동에 신뢰를 하며 믿고 지원하고 있는 거잖아요.

또, 북한 주민들이 주요한 인권 활동가의 핵심 주자로 나서야 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치기 위한 정보유입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이런 활동들에 미국 정부도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를 통한 북한 주민들의 정보 유입,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의식 개혁 문제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어떤 형식으로든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핵문제 해결, 타협이 중요할 거란 생각이 들고요. 이건 안보문제, 한반도 또는 미국의 안보 문제에 직결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인권문제 개선에도 중요한 출구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중요한 역량을 핵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이면 직간접적으로 인권 활동 개선에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기자] 네 권은경 대표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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