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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vision]김정은 카리스마·영도력 김정일에 못 미쳐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2-14 10:10:05  |  조회 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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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후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관심은 ‘김정은 체제의 생존’ 문제가 되었다. 다시 말해 김정은의 북한체제는 장기간 지속가능한 체제로 갈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향후 임의의 시기에 체제(정권) 내구력이 결정적으로 약화되어 구공산권 국가와 같이 체제전환으로 갈 것이냐? 체제전환으로 간다면 김일성 가계(家系)가 타도되고 개혁·개방 정부가 수립될 것이냐? 아니면 북한이 동서독의 경우처럼 스스로 국가해체에 합의하여 평화적으로 한국에 합병될 것이냐? 아니면 리비아의 경우처럼 내전(內戰), 주민 탈출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한국군(+미군)이 개입하여 치안 회복과 북한정권 해체를 거쳐 한반도 통일로 갈 것이냐? 아니면 중국군이 개입하여 친중 정권을 세울 것이냐? 그것도 아니면 미국과 중국의 합의하에 유엔안보리 관리로 갈 것이냐? 등등에 관한 의문들이 김정일 사망과 함께 등장하게 되었다. 또 중국이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앞세워 북한을 ‘동북 4성’으로 사실상의 위성국가처럼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것에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다만 여러 가지 예상되는 ‘경우의 수’를 단순화하여, 김정일이 사망한 현 시점에서 김정은의 북한이 과연 장기간 지속가능한 체제로 갈 것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은 현실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김정은과 북한 통치세력은 ‘체제가 반드시 장기간 지속되어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고, 그 방향으로 생존전략을 추구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이는 당위(當爲)이다. 하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그 ‘당위’가 과연 북한을 둘러싼 내외적 변화의 현실에서 어느 정도로 객관적 타당성을 획득하고 있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예컨대 ‘2011년 12월 17일 8시 30분에 김정일이 사망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또 2010년 12월 튀니지의 젊은 노점상의 분신이 1년 뒤 리비아 반군의 카다피 사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어떤 일이 어떻게 발생하여 전개될지 알 수 없고, 또 이와 같은 ‘사회역사의 결정적 변화’는 누구도 사전에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동·북아프리카의 민주화를 예견한 중동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고, 또 필자가 기억하는 한 1997년 대한민국이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한 경제 전문가도 없었다는 점을 우리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향후 대외관계 풀어가는 기본 고리는 중국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북한도 대략 이러이러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두어야 한다’는 정도일 것이다. 예컨대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앞으로 3~5년 사이에 김정일이 사망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한국 정부는 ‘김정일 이후 대북정책’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꽤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사실 김정일의 사망 그 자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따라서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김정일 사망 후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김정은 체제를 전망해보는 이유도 결국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물음에 개괄적인 범위에서나마 답하기 위해서이다.

 

김정일 사망 후 북한 권력 내부에서 진행된 변화들은 대체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예를 들면 통치권 누수 방지를 위해 김정은이 곧바로 ‘영도자’로 표현되고 정치국에서 최고사령관에 추대하는 등 권력승계가 진행되었고, 장성택이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장례식에 나타나 당·군 전체에서 김정은의 제1 후견인으로 등장한 사실이라든가, 2012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선군사상과 김정일의 유훈통치가 강조된 점 등은 대부분 예견된 사실이었다.

 

또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1월 16일 평양에 지국을 개설한 미 AP통신과 만수대의사당에서 인터뷰를 갖고 “김정은 노동당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식기반 경제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의 경제개혁 사례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김정은 체제가 개혁·개방으로 나오기를 기대하는 중국을 의식한 발언이다. 김정은 체제도 향후 대외관계를 풀어가는 기본 고리가 중국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북중 경제협력이든, 중국의 일방적인 대북 경제지원이든 중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이처럼 김정은과 통치세력도 김일성·김정일 체제의 기본 골조에서 탈피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주체사상-선군사상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다만 북한을 둘러싼 내외적 상황이 김일성·김정일 시기와 달라졌기 때문에 김정은과 통치세력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체제 생존을 위해 얼마간의 변화를 모색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김일성 시기와 김정일 시기의 공통점과 차이점, 김정일 시기와 김정은 시기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염두에 두면서 김정은 체제를 전망해보는 것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김정일 시기 생존전략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에게 배타적으로 중요했던 것은 수령(김일성)-당-인민대중 체제의 유지였다. 다시 말해 김일성 수령체제의 유지가 중요했고, 이 때문에 영생탑을 짓고 “수령님은 우리 안에 영원히 살아계신다”는 프로파간다를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김정일에게 ‘체제 유지’가 중요했던 이유는 근본적으로 자생적인 경제능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생적인 경제능력이 존속하여 계획경제와 배급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 김정일이 굳이 핵개발을 매개로 한 체제생존 전략에 나섰을지 의문이다. 김일성이 사망했다 하더라도 김일성의 사상(주체사상)은 엄존했기 때문에 배급제만 유지할 수 있었다면 김일성 사망 자체가 체제를 뒤흔드는 근본문제는 아니었다. 지금 김정은과 통치세력에게도 체제 유지가 배타적으로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자생적인 경제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점은 있다. 김일성 시기에는 경제 자생력은 있었지만 핵무기가 없었고, 김정일 시기에는 경제 자생력은 없었지만 핵무기가 새로 생겼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김정은 체제로 그대로 이월되었다. 따라서 만약 김정은 체제가 경제 자생력을 복원하면서 핵무기를 그대로 갖게 된다면 한국에게는 가장 나쁜 시나리오가 된다. 일본과 미국에게도 나쁜 시나리오가 된다.

 

따라서 앞으로 김정은과 통치세력이 ‘핵 협상전술’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가 체제생존 문제와 관련하여 역시 중요하다.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한다면…”, “선(先)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 포기”라는 한마디를 갖고서 90년대 초부터 미국의 핵포기 압박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끝내 2005년, 2009년 핵실험을 강행하였다. 그동안 김정일은 핵개발과 이른바 한반도평화체제를 매개로 양자회담(미북), 4자회담(남북미중), 3자회담(미중북), 6자회담(남북미중일러), 남북회담 등을 통해 미국·한국·중국·일본을 비롯하여 멀리 캐나다 유럽· 호주 등으로부터도 경제지원을 받아냈다. 때로는 미국이 ‘봉’이 되었고, 한국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면서 ‘봉’도 되고 퍼주기도 하였으며, 일본은 6자에 숟가락 놓기 위해 지원했고, 중국은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대미(對美) 전략상 묵묵히 갖다 주었다.

 

김정일은 마치 핵을 포기할 수도 있을 것처럼 연기를 했고, 자신은 안개 속에 있으면서 상대의 입장은 명료하게 드러내게 만드는 전술로 그 오랜 기간을 버티며 두 차례 핵실험도 하고 꾸준히 경제지원도 뜯어냈다. 따라서 김정일이 죽은 뒤 노동신문 등에서 김정일의 업적을 거론하면서 ‘핵 보유국’ 한 가지를 내세운 것은 아주 정확한 판단이며, 농담을 섞어 말한다면 노동신문 창간 이후 최초의 ‘사실 보도’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김정일의 핵 협상 전술을 ‘전략적 모호성 유지’라고 한다면 김정은도 경제 자생력을 복원하기까지 이와 같은 전술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조건만 맞으면 ‘경제개혁’과 핵을 맞바꿀 수도 있다는 연기를 하면서 결과적으로 경제지원을 챙겨가는 새로운 전술적 패턴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김정남이 일본의 도쿄신문 기자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언급했듯이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북한이 망하고, 개혁·개방을 하면 정권이 망한다”는 사실을 김정은과 통치세력도 잘 알 것이기 때문에 핵을 매개로 한 체제생존 전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실은 김정일 시기와 김정은 시기의 공통점에 해당한다.

 

수령독재체계는 김정일이 건축한 것

 

그러면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 내부의 변화이다. 사실 이 문제가 향후 김정은 체제의 변화와 관련하여 핵심적인 부분이 될 것이다.

 

북한체제는 1960년대 말부터 정권 담지자와 체제의 일체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즉 김일성유일사상체계·유일지도체제가 수립되면서 수령-당-대중의 수직 독재체계가 형성되었다. 북한식 수령론에 의거하여 수령은 곧 당이자 국가가 되면서, 김일성과 북한체제의 일체화가 수립되었다. 따라서 1994년 당시 김일성의 죽음을 곧 북한체제의 죽음으로 본 것은 이론적 관점에서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외부세계에서 김정일이 이미 후계자로서 충분히 수업을 받았고, 1980년대부터는 사실상 김일성의 대리인으로 권력을 행사하여 김일성이 사망하더라도 김정일에 의해 수령절대주의 체제 자체가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었다. 당시 외부세계에서는 북한의 수령독재체계가 김정일에 의해 정교하게 건축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김일성에 의해 수립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이 때문에 김일성이 죽으면 북한체제도 곧 망한다는 식으로 인식하였던 것이다.

 

북한의 수령독재체계는 김정일이 건축한 것이다. 건물에 비유하자면 건물 설계자도 김정일이었고, 건물 관리자도 김정일이었다. 김일성은 건물의 ‘대표 등기인’이었는데, 1980년대 중반에 가면 내용적으로는 ‘김일성·김정일 공동 등기인’으로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외부세계는 모르고 있었다.

 

김정일은 김일성유일사상체계를 수립하면서 유일적 지도체제를 병행 수립하여 수령(김일성)의 교시는 오로지 후계자(김정일)를 통해서 구현되도록 만들었는데, 그러한 기간이 1970년대 초부터 김일성 사망 시까지 30여 년이었다. 따라서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이 김일성 시기의 노(老)간부들을 정리하는 등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능력에 문제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구소련과 동유럽의 붕괴에서 기인한 국제질서의 변화와 북한의 경제난으로 인한 체제붕괴 요인은 김정일에게 가장 중요한 위협이었다. 이러한 위협 요인들을 김정일은 북한의 문을 걸어 잠그고 철저한 주민 감시와 통제, 공포정치를 통해 내부를 단속하고 핵 개발로 한반도에 군사긴장을 조성하면서 돌파하였던 것이다.

 

김정은 체제: 핵심은 내부 문제

 

지금 김정은에게 중요한 현안은 정권 내부의 안정이다. 다시 말해, ‘영도자’로서 당과 군을 장악하고 유일지도체제를 확실히 수립하는 것이다. 유일지도체제란, 수령(=수령의 후계자)이 “사상체계·조직체계·사업질서와 규율 등을 통틀어 유일하게 지도하는 체제”를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김정은의 경우 후계자로서 유일적 지도체제를 수립해가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빨리 김정일이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수령의 후계자’이기 때문에, 당직(당총비서), 국가직(국방위원장), 군사직(최고사령관)을 승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북한의 권력 문제와 관련하여 초미의 관심거리는 당 조직비서(조직지도부장) 자리다. 김정일의 후계자 시절이 바로 ‘조직비서 시절’이다. 김정일은 조직비서 자리를 통해 김일성을 이어 당과 인민의 지도자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지금 김정은은 ‘영도자’이기 때문에 조직비서가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총비서로 바로 가야 한다. 그래서 조직비서 자리를 비워두느냐, 아니면 채우느냐, 누구로 채우느냐, 어느 시기에 채우느냐, 이것이 관심이다. 현재로서는 조직비서(조직지도부장) 후보로 장성택(정치국 후보위원), 최룡해(정치국 위원), 김경옥(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을 예상후보로 들 수 있겠으나, 김정은·김경희·장성택이 논의를 거쳐 일정 기간 공석으로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조직비서 자리를 누구로 채우느냐를 보면 김정은과 장성택이 중단기적으로 권력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은의 권력승계에 문제가 없다면, 향후 가장 중대한 문제는 무엇인가? 그것은 ‘김정은의 영도력’이다. 이것이 의문이다. 그래서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에게 최대의 관건이 ‘체제 유지’였다면,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에게 최대의 관건은 ‘권력 유지’가 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영도자’로서의 김정은에게 중요한 순서로 보면 ①김정일 수준의 권력 장악력 확립 ②체제 유지 능력(당·군·국가 경영능력) 확보 ③먹고사는 문제(농업·경공업) 해결 등 대내외 정책 집행 능력의 순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①김정일 수준의 권력 장악력을 보여주려면 당·군·국가·보위보안 분야에서 대략 250명 정도의 권력 엘리트들에 대해 확실한 관리 능력(감시·통제 및 충복화 유지)을 보여주어야 한다. ②체제유지 능력으로 당·군·국가 체제의 원활한 운영 능력(시스템 관리)을 보여주어야 한다. ③먹는 문제 해결 등 당면한 대내외 정책현안을 잘 집행해야 한다.

 

여기에서 ②와 ③도 북한 현실에서 물론 어렵긴 하지만, 최영림, 최태복, 김기남, 이영호, 장성택, 최룡해, 김정각 등등의 주도로 당 군 국가의 실무 능력이 있는 엘리트 관료들이 김정은에게 절대 충성하면서 능력을 십분 발휘할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①은 김정은이 스스로 영도력을 발휘해야 하는 영역이다. 김정은이 이 분야에서 어떻게 능력을 발휘하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단기간적으로는 장성택(당), 오극렬(군)이 김정은에게 ‘코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일지도체제 아닌 집단지도체제는 ‘혁명’

 

하지만 북한은 근본적으로 유일지도체제이다. 북한 현대사 60여 년 동안 권력의 특징을 간단하게 압축하면, 김일성·김정일 패밀리의 유일지도체제를 위해 수많은 종파들(남로당·소련파·연안파·갑산파 및 기타 등등)을 죽이고, 숙청하고, 감금한 역사이다. 이것이 북한 권력의 DNA이다. 따라서 만약 앞으로 김정은 체제가 노동당 안에서 중국과 같은 이른바 민주집중제 또는 집단지도체제로 개혁할 수 있다면, 이는 말이 개혁이지 내용적으로 ‘혁명’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 자신이 안정된 지위를 가질 수 있을지 말지, 신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말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혁명’을 시도할 수 있을까? 그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정은은 단기적으로 장성택, 오극렬, 이영호, 최룡해,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등에 의해, 특히 장성택, 오극렬이라는 두 대표적인 실세에 의해 떠받들여져 상징적 인물로 북한을 통치할 수도 있겠으나 일정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스스로 유일지도체제(사상체계·조직체계·사업질서와 규율)를 세우려 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이 스스로 ‘유일지도체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장성택 등을 쳐내려 하는 시기가 북한 정권으로서는 위험한 시기로 볼 수 있다. 수령의 영도력은 본질적으로 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김일성·김정일과 같이 자기자신으로부터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김정은의 카리스마와 영도력이 김일성·김정일에 미치지 못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 권력 전반에 불안정성이 커지게 될 것이다.

 

시간 지날수록 불안정성 커질 것

 

역사적으로 볼 때 모든 문제는 자기 내부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향후 김정은 체제도 그럴 것이다. 적지 않은 분석가들이 중국이 북한의 붕괴만은 결단코 막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게 될 것이며, 때로는 통상적인 국제관례를 무시하면서 북한을 비호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이 아무리 김정은 체제의 누수현상을 막고 싶어도 북한 내부에서 터져 나오게 될 누적된 모순들까지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의 도움은 받되, 간섭은 받지 않는다’는 것은 김정일이 누누이 강조해온 바이며, 김정은이 이 말을 그대로 따라갈 것임은 자명하다.

 

북한 내부는 이미 주민들의 먹고사는 방식이 시장친화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주민 70% 이상이 시장을 매개로 하여 생활을 영위한다. 이 현상은 김정일 시기에 이미 진행되었으며, 북한체제의 기본특징인 수령-당-대중의 수직체계가 깨어져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이며, 여기에 권력 내부에서 터져 나올 문제, 시장화 진행에서 불거질 군(軍)의 불만과 내부 갈등, 쌓이고 쌓인 인민들의 불만 등을 어린 영도자 김정은이 감당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김정은 체제는 감시·통제를 위한 보위·보안 분야 역할 강화 등 정권생존을 위해 공안통치 방향으로 더 나아가게 될 것이며, 그러한 과정에서 균형이 잡히지 않은 대남관계, 대미관계, 대중관계 등을 보이며 체제 내구력의 저하 현상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먼저 ‘김정은 체제가 순조롭게 개혁·개방으로 연착륙하면 좋겠다’는 주관적 희망사항을 버려야 한다. 13년 전 김대중 정부도 “지금 북한의 상황은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않을 도리가 없으니, 우리가 도와주면 개혁·개방으로 갈 수 있다”는 잘못된 초기 진단 오류가 있었다. 이로 인해 10여 년 동안 시간·예산·인력 면에서 큰 손해를 가져왔음은 물론, 한국사회 내부에 심한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김정은 체제의 미래를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대북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 NK비젼 (손광주 경기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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