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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체제의 반인민성·폭압성이 탈북 이유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4-12 14:02:31  |  조회 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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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한 여대생이 지난 2002년 중국 공안에 끌려가는 탈북자 사진을 들고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photo 연합

▲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한 여대생이
지난 2002년 중국 공안에 끌려가는 탈북자 사진을 들고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photo 연합
중국에서 체포됐던 31명의 탈북자들이 결국 강제송환되었다. 그들의 송환을 막아내고자 노력했던 국내외 많은 사람들, 우리 국민들, 특히 당사자인 탈북자와 그 가족들은 망연자실했다. 무엇보다 송환된 탈북자들이 처하게 될 고통과 정치적 폭력에 대한 우려에서다.
이번에 다시금 확인했듯이 중국은 탈북자 강제송환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북한은 여전히 탈북자에게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강력한 처벌과 정치적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탈북자 문제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한국정부와 중국과 북한 사이에서 상당히 껄끄럽고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주도적으로 해결해갈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1990년대 중반의 대량탈북 상황이 일단락된 2000년 이후에도 탈북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최근 증가추세에 있다. 이는 북한체제의 인민통제와 정치적 폭압에 원인이 있다. 북한체제가 현재와 같이 3대 세습을 구축하며 개혁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하는 상황은 북한주민의 탈북행렬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 탈북자 문제에 대한 일회적 접근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으로 진단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시급히 찾아야 하는 이유이다.

민족문제 이전에 인도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탈북자 문제의 본질은 남북문제 이전에 무엇보다 인도주의의 문제라는 점이다. 국제난민법과 고문방지협약 등에 의하면 중국 내 탈북자는 난민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탈북자는 중국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있으면서 여러 가지 인권침해 우려 상황에 놓여 있다. 강제송환을 경험한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송환자에 대한 북한의 고문과 폭행, 처벌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혹하다. 그래서 제3국에서 탈북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제사회 공동의 의무이자 시급한 인도주의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로지 북한과 중국만이 이를 부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탈북자 문제에 대해 우리 정치권과 시민사회, 종교계 그리고 시민들은 좌와 우를 구분하며 정치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약자의 인권보호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까지 우리 사회의 인권·시민단체 대부분은 탈북자 문제에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외면해왔다. 다만 이번 31명의 강제송환에 대해 그간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해왔던 민주통합당이 이유야 어찌됐건 이례적으로 ‘강제송환 중단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일부 의원들이 탈북자 보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곧 출범하는 제19대 국회에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탈북자 문제 근본 원인은 북한체제의 반인민성
다음으로 탈북자 문제의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 북한체제의 반인민성, 정치적 폭압성에 기인한다. 15년 전에도 그랬고 2012년 현재도 마찬가지다. 북한체제가 개혁과 변화를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탈북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과 기아사태 속에 북한은 식량을 구매해 아사자를 구제하는 대신에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거액을 들여 김일성의 시신을 영구보존하는 등 우상화와 세습후계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최대 300만 명의 대량 아사와 대량탈북 사태는 이러한 북한당국의 반인민적인 정책에 원인이 있다.

200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배급이 없고 공장·기업소마저 주민들의 먹을거리를 책임져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유일하게 시장활동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연명해 왔다. 그런데 북한은 체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그 시장마저도 폐쇄하거나 운영 제한, 취급품목 및 장사연령 제한 등 각종 통제에 열을 올렸다. 2009년 말의 화폐개혁은 또 얼마나 많은 북한주민에게 절망을 안겼는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북한 정부가 그러는 사이 북한 여성들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위해 중국으로 탈북, 중국인과 사실혼 관계를 형성하며 북한에 남은 가족을 먹여 살려 왔다는 것이 2000년대 탈북자 문제의 단면이다. 1만여 명에 달하는 그 여성들이 한국행에 오르기 위해 제3국으로 유랑길을 떠나기 시작했고, 일부는 체포되어 강제송환과 재탈북을 반복하였다.

최근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을 떠나는 탈북자가 급증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2011년도에 8,7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정치적 이유로 탈북했다는 사람이 전체의 57.4%에 이르고 있다(중복 응답 결과). 2000년대 중반 이후 탈북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감시당함은 물론 산골 오지로 강제이주를 당해야 하는 사람들,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 시장활동을 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처벌받을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있어 탈북과 남한행은 거의 유일한 선택이 되고 있다.

여기에 외부정보의 유입 또한 탈북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탈북자와 라디오, 한국드라마 CD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남한에 대한 정보가 북한으로 유입되어 북한 내 ‘한류’라 칭해도 좋을 정도의 반향이 주민들 사이에 널리 확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은 북한주민이 자유와 풍요를 찾아 남한행을 목표로 탈북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탈북자 인권침해 중단과 체제개혁 요구해야
이러한 북한주민의 탈북행렬은 북한체제가 개혁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를 위한 정치적 통제와 폭압의 칼을 북한이 거두어들이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대량탈북 사태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의 변화가 없다면 안타깝게도 중국에서 송환된 탈북자의 고통 또한 계속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내부 주민들과 바깥의 국제사회 모두는 북한체제의 시급한 개혁을 바라지만 2012년 현재 그것은 요원해 보인다. 오히려 강성대국 운운하며 3대 세습과 우상화를 통한 체제유지에만 매달려 혹여 개악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다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에 강제송환 중단을 요구하기에 앞서 북한에 강제송환 탈북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와 가혹한 처벌의 시급한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물론 탈북자를 양산하고 있는 정치적 폭력을 중단하고 체제의 개혁조치를 요구하는 것도 병행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개혁조치를 단행할 경우 충분히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해야 한다.

대중외교, 정치·경제-인도주의 사안 분리해야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 이른바 ‘조용한’ 외교적 접근이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점과 이번에 중국을 상대로 펼친 국내외의 강제송환 중단 운동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번 사건에서는 중국 정부가 그들만의 원칙을 굽히지 않았으나 강제송환 강행으로 인해 ‘인권탄압국’의 오명을 다시 얻게 됐다는 데에 앞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유엔인권제도와 민간 인도주의 역량을 활용하여 지속적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적어도 중국의 적극적인 탈북자 단속기조를 누그러뜨릴 수는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 또한 ‘조용한’ 외교를 극복할 계기가 마련됐다. 극히 이례적으로 대응했던 이번처럼 앞으로 대중 외교에서 정치·경제 문제와 탈북자 문제라는 인도주의적 사안을 분리 접근하겠다는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중국 정부에 이를 설득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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