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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北 ‘영변 핵활동 유예’ 합의가 통큰 결단?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4-23 10:34:54  |  조회 5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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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4일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제3차 북미 고위급 회담을 마친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기자들에게 회담내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북한이 합의를 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보는 모양새로 마땅히 반가워해야 할 일이지만 과거의 망령 때문인지 바라보는 마음은 씁쓸할 뿐이다. 미국과 북한이 지난 2월 23~24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3차 고위급회담의 합의내용을 29일에 발표한 것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양측이 각기 발표한 합의 내용을 보면 미세한 차이점에서 첨예한 쟁점을 서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양측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렇듯 서로 속내를 감추고 만들어진 합의가 어디까지 지탱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막막해진다. 이번에도 모호한 합의를 만들어 놓은 까닭에 늘 빠져나가는 구실이 많았던 북한의 과거 모습이 망령으로 되살아오는 듯하다.

北美 발표문 비교 검토해봐야
미국 측 발표에는 영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복귀 그리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중지하기로 북한이 합의하였다. 미국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하지만 북한이 대가로 얻는 것은 24만 톤의 식량지원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금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 잔칫상을 차려야 하는 북한이 식량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해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얼핏 보면 북한이 통 크게 많은 부분을 양보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발표내용을 북한의 발표와 비교하면 북한이 양보를 하거나 통 큰 결단을 내렸다는 표현은 지나친 과장임을 알 수 있다.

미국 측 발표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그리고 우라늄 농축활동을 포함한 영변의 핵활동에 대한 유예(moratorium), 그리고 이를 검증하고 확인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팀이 복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결실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에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영변우라늄 농축활동을 임시중지하고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를 허용한다”는 것이 북한 측 발표다. 주목할 점은 국제원자력기구가 영변에서 수행해야 하는 행위를 미국은 “검증 및 확인”이라고 표현한 반면 북한은 “감시를 허용한다”고 한 것이다. 더구나 북한은 “결실 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이라는 조건을 달아 언제든 회담이 교착된다고 판단되면 우라늄 농축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北, 모호한 합의 해놓고 항상 어겨
사람들로 하여금 의아심을 들게 하는 것은 견해 차이를 노출하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미북 양국이 따로 합의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물론 상호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지만, 결국 추후협상에서 난항이 예고되는 차이가 고스란히 노출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북한이 과거 모호한 합의를 만들어 놓고 이를 어기는 핑계로 삼았던 전례가 있었다는 것을 미국이 잊었을 리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북한이 동의를 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차라리 합의를 하지 않는 것이 편할 텐데, 굳이 쟁점이 드러나 보이는 합의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합의를 서두르게 만들었을까?

일각에서는 오바마의 재선을 바라는 욕심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입장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고 전망조차 불투명한 합의가 재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설사 6자회담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이상 재선에 긍정적인 요인은 될 수가 없다. 사실이라면 맥이 빠지지만 이스라엘을 다독이려고 미국이 서둘렀을 수도 있다. 이란 핵시설 폭격을 저울질하는 이스라엘에게 평화적인 해결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 “이란 핵프로그램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에 금번 미북 합의가 충분한 증거는 아니다”라고 엉뚱하게 이스라엘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며 드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이스라엘 강경책의 등덜미를 잡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미국은 김정은 체제가 대외관계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 가늠하는 것이 필요했을 것이다.

비록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초기 합의라고 할지라도 추후협상에서 북한의 태도를 다시금 가늠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북한의 우라늄농축 능력을 확인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비록 2010년 헤커 박사를 통해 실체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추정만 하는 상황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통해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차후 검증까지는 몰라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단계까지 근접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 때문에 미국이 서둘렀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식량난에 합의 서둘렀다는 추측은 잘못
속내는 북한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이번 합의는 김정은이 승인한 첫 번째 대미 조치다. 다시 말해 김정은 체제가 미국과 대등하게 합의를 이룰 만큼 대내적으로 안정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미국이 김정은 체제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도 궁금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식량지원이라는 것을 통해 미국의 대김정은 접근 태도를 보고자 했을 것이다. 즉 식량부족분을 해결하기 위해 합의를 서둘렀을 것이라는 해석은 잘못된 판단이다. 김일성 생일 기념 잔칫상을 차리는 데 미국이 지원하는 24만 톤의 식량은 있으나 없으나 별반 차이가 없다. 다른 국경일보다 중요한 행사라고는 해도 어차피 북한은 전 지역에 식량을 공급할 계획이 없다. 일부 계층이나 평양시내에만 생색내면 되는데 그 정도는 자체적으로 해결해 왔다.

북한이 합의를 한 속내는 또 이렇게도 판단해 볼 수 있다. 비록 감시라는 표현으로 수위를 조절하였고, 결실 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영변 핵시설을 공개해서 자신의 핵능력을 과시하려는 속내일 수 있다. 자신의 핵능력을 믿게 만들면 미국에게 강경책을 쓸 수 있는 까닭이다. 핵능력을 완전히 노출시키지 않고 적정 수준에서 보여줄 수 있는 면에서 영변핵시설은 적합하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는 달리 우라늄농축시설은 소규모로 운용할 수 있고 따라서 이동에도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북한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공개할 것이다. 이미 해커 박사를 통해 알려진 시설이기도 하기에 조건을 달아 합의를 한 것이다.

6자회담 재개 아직은 낙관 힘들어
이렇게 서로 속내는 다르지만 합의를 서두르게 한 교차점은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이번 합의가 2008년 이후 중단되었던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은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검증에 협조하면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은 크지만, 북한이 자신의 핵능력을 완전히 노출하는 수준까지 협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과거 북한은 1992년과 2009년 두 번이나 사찰단의 입국은 허용했지만 사찰단이 핵시설에 가까이 접근하는 것은 막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최대한 모호하면서도 뭔가 있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려는 시도만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비핵화 사전 조치를 어느 정도 덮고 넘어가느냐를 보는 것도 이번 합의가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질지 판단하는 데 한몫을 할 것이다. 영변우라늄농축시설에 대한 정확한 검증 없이 6자회담으로 바통을 넘기려면 국내외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검증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도 검증이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도 그렇게 판단할 것이다. 문제는 또 도사리고 있다. 영변 이외에 흩어져 있는 북한의 우라늄농축시설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이 문제는 자연스레 의제로 등장할 것이고, 이는 더 이상 6자회담을 진전하지 못하게 하는 방해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의문은, 즉 미국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뉴욕에서 전개될 세부협상과정의 진행을 지켜보면서 풀릴 것이다.

북한의 핵 집착은 ‘통미’ 불가능케 해
미국과 북한의 접촉이 있을 때마다 우리 내부에서 항상 제기되는 우려는 북한의 통미봉남 정책이다. 협상은 미국과 북한이 하고 비용은 남한이 지불한 과거 제네바합의의 기억이 만들어 낸 피해의식이다. 사실 북한은 핵문제의 협상 상대자로 미국만을 고집해왔다. 이러한 북한의 고집은 적어도 북한에 대한 남한의 협상력을 약화시켰다. 그렇다고 통미봉남 정책이 성공적인 북한의 정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통미’가 성공하기 위해선 미국이 갖고 있는 우려심을 없애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북한의 핵 집착은 ‘통미’를 불가능하게 한다. 또한 ‘통미’는 ‘통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높아지게 돼서 만들어지는 ‘통미’는 자연스레 ‘통남’이 되기 때문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은 핵무장을 김정일의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고 이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선전하였다. 또한 북한은 협상을 또 하나의 전쟁으로 생각한다. 미국 측의 합의내용 발표를 두고 북한은 논평을 통해 미국의 패배이며 자신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승리를 위해 협상에 나서는 북한이 차후 미국과의 세부협상과정에서 어떠한 태도로 나올지가 궁금하다. 이렇게 이번에 이루어진 미북 합의는 선 위에 있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이 선이 한반도 비핵화로 이어지는 선인지 아닌지를 점 하나를 보면서 판단할 수는 없다. 통미봉남과 같은 표현에 현혹되지 말고 느긋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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