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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주의 해부하기]-11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2-07-30 10:03:30  |  조회 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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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민주혁명당’에 가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하영옥에 대한 공판이 열린 서울지법에서 대학생들이 방청을 요구하며 법정입구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늘날 종북주의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관된 세력은 크게 셋으로 보인다. 첫째는 386세대의 주류였던 이른바 주사파 학생운동 경험자들이다. 그들은 한때,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고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론을 혁명이론으로 하며 자주·민주·통일을 정치 강령으로 내세우고 투쟁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그들은 어느덧 적게는 30대에서 많게는 50대가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 각 영역에 뿌리내렸고, 지금은 나름대로 비중 있는 지위와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도 주체사상과 민족해방 혁명이론을 신봉하고 비공개 지하조직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들은 조직적인 종북세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한의 3대 세습이나 무분별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갖기도 한다. 그러나 젊은 시절에 받아들였던 반미의식과 감정을 여전히 가슴속에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불신감이나 보수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가진 사람도 많다.

변두리 종북주의자들의 북한 추종
두 번째는 변두리 종북주의자들이다.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노수희 씨는 지난 3월 정부 허가 없이 북한을 방문했다. 방문 석 달째지만 아직 귀환하지 않고 있다. 노 씨는 그동안 인민복을 입고 판문점에 나타나 망원경을 통해 휴전선 이남을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연출하는가 하면, 평양 개선문에서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지난 1일에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어린이날 행사에 참가해 손뼉을 치며 어린이들이 벌인 게임을 즐겼다. 그날 행사에서 북한 어린이들은 줄지어 늘어선 후, 순서대로 남한 대통령과 미군의 인형을 때리고 되돌아오는 릴레이 경주를 벌였다.

한때 6·15공동선언실천연대에서 활동하다가 최근에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경선에 출마했던 황선 씨. 그녀는 지난 2005년 10월 10일 북한으로 건너가 딸을 낳았다. 북한의 조선노동당 창건 60주년이 되는 바로 그날이었다. 당창건 기념일에 맞추어 제왕절개로 딸을 낳은 황 씨는 자신의 딸을 ‘통일의 딸’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노수희 씨나 황선 씨는 자신들이 종북주의자라는 사실을, 아니 김일성-김정일 그리고 이제 김정은으로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독재정권을 지지한다는 것을 비교적 공공연하게 내세우는 사람들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순진하고 무모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순진하고 무모한 행동은 종북주의에 대한 일반인의 거부감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그들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들의 행동은 종북주의 운동의 확산에는 해가 되고 있다. 황 씨나 노 씨는 어설프고 유치한 ‘혁명가’ 행세를 하고 다니며 우쭐거리는 ‘변두리 종북주의’라로 분류하고 싶다. 철저한 종북주의 조직운동 혁명가들은 변두리 종북주의자들의 행동에 짜증이 날지도 모른다.

김일성 만난 김영환, 남한 최대 지하혁명당 창당
셋째는 주사파 지하당 잔류세력이다.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반 북한은 남한에 지하당을 건설하는 데 열을 올렸다. 분단 50년이 되는 1995년을 넘기지 말고 통일하자는 김일성의 말이 교시가 된 시점이었다. 때맞춰 학생운동 내에서도 1995년을 통일원년으로 만들자는 구호가 터져 나오던 때였다. 대표적인 지하당은 둘이었다. 하나는 할머니 간첩 이선실이 선을 대 만든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사회문화부 과장 윤택림이 관여했던 ‘민족민주혁명당’이었다.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의 총책임자는 당시 사북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황인오 씨였다. 중부지역당의 관할 지역은 강원도와 충청남북도였다. 중부지역당이라는 이름은 그래서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1991년에 만들어진 중부지역당은 그 이듬해인 1992년 지도부가 검거되면서 당이 해체되고 말았다. 그 때문에 한국사회 종북주의 확산에 큰 역할을 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김영환 씨가 만든 민족민주혁명당도 1991년에 만들어졌다. 김영환 씨가 강화도에서 반잠수정을 타고 17일 동안 북한에 가서 김일성을 만나고 온 후였다. 당원 수는 100명이었다. 민혁당은 산하에 반제청년동맹을 포함해 18개 지하조직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 조직성원의 수는 400명 정도였다. 민혁당은 당원 100명과 지하조직원 400명을 핵심으로 하고 이 핵심들이 각 대중단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활동가 1,000여 명을 외곽조직원으로 거느리고 있었다. 민혁당의 관할 범위는 지역을 기준으로 크게 세 지역이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민혁당 수도권위원회가 관할했다. 경상남북도와 부산, 울산 지역은 영남위원회가 관할했다. 호남지역에는 민혁당 전북위원회가 있었다. 광주전남지역은 조직원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따로 위원회를 두지 않았다.

북한의 식량난 때문에 수백만 명이 굶어죽어가던 1997년. 북한의 비극적인 실상이 낱낱이 알려지던 그때 민혁당 중앙위원회에서는 당을 해체하자는 안건이 제출되었다. 더 이상 북한을 모델로 하는 지하혁명운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던 당 중앙위원장 김영환이 제출한 것이었다. 중앙위원 3인 가운데 두 명이 당 해체에 찬성했다. 3천 500명이나 되는 성원을 거느리고 있던 당시 최대의 종북지하혁명조직 민혁당은 그렇게 허망하게 해체되었다.

그러나 중앙위원 세 명 가운데 당 해체를 반대했던 하영옥 씨는 그 이듬해인 1998년에 민혁당 재건을 시도했다. 북한에서 내려 보낸 공작원 ‘진운방’을 만나 끊어졌던 북한과의 선도 복원했다. 그러나 진운방은 공작을 끝내고 반잠수정을 타고 북으로 귀환하던 중 여수 앞바다에서 격침되어 사망하고 말았다. 격침된 반잠수정에서는 진운방의 시체와 민혁당 관련 자료가 나왔다.

민혁당 재건 세력 지금 뭐하나?
당시 공안당국은 1997년에 당을 해체하고 활동을 중단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공소를 보류했다. 민혁당 재건을 시도했던 그룹의 지도부는 구속했다. 당시 구속 기소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던 지도부는 2000년대 초반에 형을 마치고 출소했다. 지난 10년 동안 민혁당 재건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을까?

최근 종북주의 논란과 경선 부정사태에 휩싸여 있는 통합진보당 인사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이 과거 민혁당 관련자로 보인다. 이석기 의원이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이고 이상규 의원도 민혁당 수도남부지역사업부장이었다. 민혁당 부산위원장이었던 이의엽 씨는 얼마 전까지 통진당 공동정책위 의장을 맡았고 울산 북구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던 김창현 씨는 민혁당 영남위원회에서 활동했다. 통진당 산하 진보정책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박경순 씨도 영남위원회 출신이다. 강기갑 씨나 심상정, 노회찬 씨 등을 앞세우고 물밑에서 조용히 활동해오던 민혁당 재건 그룹은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당의 전면에 나섰다.

그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표적이 될 것이 뻔했다. 정치적 사회적 화살을 어떻게 피해갈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어이없게도 쏟아지는 화살을 모두 맞고 있다. 무리한 욕심과 충분하지 못한 준비 때문에 스스로 재앙을 초래했다. 민혁당 재건 그룹이 다시 부활해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연대’의 일원이 되고 ‘정권을 교체해 연합정권’에 참여한다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적 각성과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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