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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좌담 “북한 체제 변화 없이 북핵 해 결 불가능” 인쇄하기
이름 NKnet
2013-03-15 09:06:20  |  조회 16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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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월 12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날 실시한 3차 핵실험의 파괴력은 6~7㏏으로 지난 1ㆍ2차 핵실험 때보다 파괴력이 강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방부는 북한 핵실험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11시 57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9로 추정되는 지진이 관측됐다”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평가한 진도가 4.9이고, 이를 핵폭탄으로 환산하면 폭발 규모는 6~7㏏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06년 1차 핵실험 때는 진도 3.6에 파괴력은 1㏏, 2009년 2차 핵실험 때는 진도 4.5에 파괴력은 2~6㏏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핵실험 8시간 만에 외무성 담화를 통해 추가 대응조치를 위협했다. 대변인 담화는 이번 3차 핵실험이 미국의 대북 적대행위에 대한 ‘1차적인 대응조치'라고 미국을 직접 겨냥한 뒤 “향후 미국 태도에 따라 2, 3차 대응조치 등이 취해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추가 대응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담화는 “적대세력들이 떠드는 선박검색이요, 해상봉쇄요 하는 것들은 곧 전쟁행위로 간주될 것이며 그 본거지들에 대한 우리의 무자비한 보복타격을 유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전방위적인 제재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한 한반도의 미래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사회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본지 편집위원
좌담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엄상윤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정리 강원철 기자, 배주호 기자, 박승완 인턴기자
일시 2월 19일(화) 오전 10시
장소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이하 윤여상)=북한은 지난 2월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당시 관측된 진동의 규모와 관련하여 티보르 토스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의 두 배에 이른다고 밝혔고, 우리 국방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 당시 폭발력은 2~6kt, 이번 핵실험의 폭발력은 6~7kt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우 폭발력이 7kt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기술적으로 봤을 때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이하 신범철)=
핵무기의 폭발력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축우라늄으로 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제논을 아직 검출하지 못해서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다종화된 핵 억제력을 구비했다고 밝혔는데, 이 다종화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북한의 다음 과제가 소량화, 경량화인데 이에 대해서는 밝혔지만 농축우라늄과 관련한 내용은 없습니다. 북한은 소형화, 경량화가 됐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위협이 됩니다. 북한은 다음에 미사일 실험을 통해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쓸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의 핵위협은 이제 우리의 코앞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합니다.
엄상윤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하 엄상윤)=핵실험을 하기 전부터 큰 관심사는 소량화, 경량화가 어느 정도 진전됐는가와 농축우라늄의 사용 여부, 그리고 1, 2차 실험에서는 폭발력이 낮았기에 이와 관련한 것이 관전 포인트였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어렵습니다. 북한의 발표를 다 믿을 수 없지만 핵무기 기술이 이전보다는 향상됐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소형화, 경량화, 핵 다종화는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들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조건들을 먼저 선점해서 미국과의 협상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이하 조영기)=북한의 2월 12일 외무성 발표 내용은 소량화, 경량화, 핵 다종화였습니다. 그런데 핵 다종화에 더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전에 플루토늄으로 핵실험을 했을 때에는 원자력에서 추출을 해야 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감시가 용의했습니다. 그런데 우라늄으로 했을 때에는 국제적인 감시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번 핵실험이 우라늄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2011년에 북한에 가서 원심분리기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핵실험은 농축우라늄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윤여상

▲ 윤여상

윤여상=북한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가 불을 보듯 뻔함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엄상윤=북한은 자신들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안보리 결의 2087호에 따른 반발이라고 표면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을 때에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감수하고 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의도를 대내, 대외, 대남 측면에서 바라봤습니다. 먼저 대내적인 차원에서 보면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 및 안정화와 관련됩니다. 김정은은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기 때문에 업적을 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했다는 것을 중요한 업적으로 내세울 것입니다. 또한 핵실험에 성공하면 업적을 쌓고 군사적 긴장도 유발시켜 내부의 결속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대외적 차원에서는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봅니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대미 핵 억제력 강화, 또 하나는 핵 협상력 강화로 볼 수 있습니다. 두 가지 모두 공통적인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을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미 핵 억제력 강화를 위해 소량화, 경량화, 다종화를 보여줘야 했을 겁니다. 이를 통해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압력을 넣을 것이며, 또 하나는 몸값이 높아졌으니까 값을 높이 쳐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 협상력 강화에 이용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습니다. 또한 이번 핵실험은 중국에 보내는 메시지가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중국은 이번 안보리 결의 2087호에 동참을 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의 입장에서 봤을 때 중국의 지원은 사실 북한의 기대 수준에 많이 못 미쳤습니다. 이에 대한 불만의 표출과 함께 대외적으로 북한이 중국의 속국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대남적 측면에서 보면 핵실험을 하게 되면 긴장이 고조될 것이며, 이를 통해 남남갈등을 조작해 남한을 흔들고 남한이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생각이 있었을 것입니다. 또 박근혜 정권의 출범에 앞서 한번 시험해 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향후 남북 협상에서 비대칭적 핵 우위를 내세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모습도 있다고 봅니다.
신범철=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과 관련하여 북한의 판단을 추측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은 아마 핵실험을 하고 핵보유를 해도 한국과 미국은 자기들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두 번째 중국은 뭐라고 해도 체제가 흔들릴 정도의 제재를 하지 못할 것이며, 셋째는 유엔 제재는 버틸 만하다는 판단하에 핵실험을 강행했다고 봅니다.
조영기= 북한에 초점을 맞춰서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계층별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계층별 생각을 확인하는 것은 대북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최고위 층에서는 김정은의 혁명에 대해서 적극적 지지를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핵심계층 정도면 외부 정보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국가를 운영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표출하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봅니다. 동요계층과 적대계층은 실질적으로 북한의 지도부가 어떤 행동을 하든지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대북정책에 있어서의 포인트는 핵심계층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불만 세력으로 만들 것인가에 맞춰져야 합니다.

윤여상=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로켓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며, 그 외에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한다면 어떠한 도발행위를 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특히 대남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범철=
대남도발 가능성은 당분간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엔의 제재국면에 들어서면 북한은 긴장을 극대화하고 충돌은 회피하려고 할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그러한 방식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고조시킬 것입니다.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미사일 실험, 추가 핵실험을 할 것입니다. 군사적 국지도발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국지도발은 피해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승패가 나뉘지 않는 도발을 해올 것입니다. 그래서 사이버전 등 다른 쪽의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상윤=유엔 제재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안보리 결의안 내용을 지켜보고 그 후에 액션을 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남한에 대한 도발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특히 휴전선 접경지역, 서해상 도발, 미사일 발사, 사이버 테러 등이 있습니다. 수도권에 대한 공격이라든가 전면적 공격은 어렵다고 봅니다. 한반도가 군사적 포화 상태이며 공포의 균형 상태가 오래전부터 조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윤여상=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동북아 평화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자국의 핵보유를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심상치 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당장 핵 도미노 현상으로 불거지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핵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면 주변 국가들도 자국의 안보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조영기=북한은 이번 3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장화가 거의 다 되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로 인해 한국은 북한에 비해 군사적 비대칭 불균형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이 불균형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것은 미국과의 핵우산 전략일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미국의 핵우산을 완벽하게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자의적 핵 억지력을 가지는 것이 이 시점에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북한의 핵을 없애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군사안보적 전략 차원에서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70년대 후반 이후로 한국 스스로 자국을 지키겠다는 의식이 매우 낮아졌다고 봅니다. 군인들이 너무 한미동맹에 얽매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가 지킬 힘이 없을 때 동맹국이 우리를 완벽하게 지켜줄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기에 자의적 핵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상윤=일본의 경우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 도미노 현상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당장은 북한에 대한 제재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각국의 제재 조치에 이은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정책 전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사실 북한을 움직이는 데 있어 중국이 동참하지 않는다면 제재 또한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군사적 해결이 사실상 어렵기에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 테이블에 나올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신범철=일단 단기적으로 유엔의 제재가 효과적인 것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철저한 북핵 불용원칙을 재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의 핵보유 사실을 기정사실화하는 정책으로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미국, 중국과 북핵 불용의 원칙이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외교의 최우선순위로 놓아야 합니다. 과거 한국은 외교에 있어서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국은 NPT(핵확산금지조약)체제를 권리로 받아들였습니다. NPT에 가입함으로써 핵을 개발하지 않더라도 핵위협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따라서 보다 당당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해서 이들이 비핵화를 추진하지 못한다면 다음 단계로 가는 방법에 대해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윤여상=북한이 장거리 로켓 개발과 핵무기 소형화에 접근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남과 북의 군사력 균형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러한 비대칭 전력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현실적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엄상윤=독자적 핵무장을 우리가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이에 반대할 게 분명합니다. 일반적으로 핵보유국들은 다른 나라가 핵개발 하는 것은 싫어합니다. 어떻게 보면 독자적 핵무장은 북한처럼 고립되어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한국처럼 국제적 공조가 심화된 나라들은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강력한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봅니다. 미국의 전술핵을 한시적으로 재배치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도 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술핵 재배치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입니다. 또 북한의 핵을 포기시킨다고 하면서 핵을 배치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성립되지만 우려되는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든 우리 입장에서 비대칭 전략을 만회해야 하는 확실한 방법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는 겁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방법 가운데 일본처럼 핵력개발(N-t)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준비만 해놓고 어느 시점이 되면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가지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미국을 잘 설득해서 기술 확보를 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도발에 강력한 보복을 하겠다는 의지를 북한에 보여줘야 합니다.

신범철

▲ 신범철

신범철=군 전력 균형과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비핵화를 위해서는 재래식 군사무기와 최첨단 군사력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해 핵 대응만 해서는 안 되고, 국지전 도발 병력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합니다. 재래식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옵션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킬 필요성도 있습니다. 핵에 대해서 재래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핵 대응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능력을 우리가 갖는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동맹 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확장억제를 통해 핵우산의 구체적인 내용, 구체적인 조건을 통해 한미 간의 메커니즘을 구체화하는 것이 핵무기를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있든, 동해에 핵잠수함이 오든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전술핵을 배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갈등, 시민운동세력의 반대 등을 생각할 때 전술핵의 배치는 다음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조영기=국가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야기를 해야 됩니다. 또 한 가지는 논의의 과정에서 핵과 미사일에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늘 대미용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잘못 보고 있습니다. 핵심은 워싱턴이 아니라 서울입니다. 우리는 북한 핵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비해야 합니다. 북핵은 미국에 대한 협상용이 아닙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하는 이유는 서울을 향한 겁니다. 우리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미동맹이 매우 중요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 스스로 자각능력을 높일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상윤=현실적으로 이런 것이 얼마나 가능하겠냐 하는 타이밍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초보단계, 첫 번째 핵실험 당시부터 계속된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타깃을 삼는 곳이 한국이냐, 미국이냐 하는 논쟁은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이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비핵화에서 비확산정책으로 바꿔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는데, 제가 분석할 때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에 대해 미국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기준은 각각 다릅니다. 인도는 공식적으로 인정을 했고, 이스라엘은 적극적인 묵인, 파키스탄은 소극적인 묵인을 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한 기준이 8개 정도 되는데 핵확산 의지가 없어야 하며, 미국에 대해 우호적이여 하고, 민주주의 체제여야 한다는 점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세계 전략적 활용가치가 있느냐입니다. 결국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은 세계 전략적 활용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한국, 일본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조영기=제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우려했던 것은 핵정책에 대한 미국의 목표와 한국의 목표가 다르다는 겁니다. 미국은 핵 확산만 되지 않으면 묵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한국은 북한에 핵이 있으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이고, 최악의 경우 미국과 한국의 국가이익이 다르다는 것이죠.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뉴스를 보면 미국은 핵확산 쪽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었을 때에 대한 현실적인 적응력과 대응능력이 없습니다.
엄상윤=아주 중요한 지적을 해주셨는데, 그것이 포인트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그러한 우려가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에서 핵확산이 안 되면 정책수정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위협입니다. 확산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동에 핵이 확산이 되었을 때보다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위협입니다. 그래서 그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의 정책전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봅니다. 비확산을 하기 위해서라도 비핵화 전략이 유리합니다.

윤여상=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가 상당히 곤란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대북정책 구상이 시작도 전에 시험대에 오른 것입니다. 불가피하게 대화보다는 제재의 칼을 먼저 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향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떠한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엄상윤

▲ 엄상윤

엄상윤=통일이 되면 핵은 우리의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핵이 있으면 통일이 안 됩니다. 그리고 북한이 핵위협을 하면 남북관계, 경협, 외교 등 모두 어려워집니다. 여기에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고, 중국도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순전히 군사위협에 핵위협이 추가된다고 보면 한국에게 굉장히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을 안다면 북핵이 대미용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한반도의 현실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기존보다는 진보한 정책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정된 정책이 아니라 북한의 태도에 따라 신축성, 유연성이 발휘되는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출범도 하기 전에 제재국면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당장은 추진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큰 틀에서 보면 안보와 통일이 딜레마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펼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것은 분단국만이 가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국은 안보만 하면 되지만 우리는 안보와 함께 통일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이 두 문제가 딜레마에 있습니다. 안보는 기본적으로 현상유지이고 통일은 현상 타파입니다. 안보위협과 통일위협이 교차할 때 딜레마가 나타납니다. 두 가지 모두 높으면 안보의 전략에서 선택하면 되고, 낮으면 서독처럼 통일의 전략에서 선택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이 교차합니다. 그래서 갈등이 생기고 정책을 쓰면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이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보, 통일을 모두 추구해야 합니다. 핵위협이 고조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갈등이 줄고, 오히려 정책적으로 안보위협이 낮아지면 안보 양극화가 심해지고 갈등도 심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제재국면에서 계속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으로 갈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런 상황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길 것입니다.
신범철=박 대통령께서 선거 때 두 가지를 항상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한쪽에는 튼튼한 안보, 다른 한쪽에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어느 하나만 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황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당장 가동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국제공조를 해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에는 국제공조를 강조하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왜냐하면 신뢰 프로세스는 조건 없는 만남, 인도적 지원에서 신뢰를 형성하면 언제든지 가동을 할 수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국제공조를 통해서 북한을 철저히 압박하여 북한이 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위해 대화를 한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시기는 지금 당장보다는 정말로 신뢰가 쌓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영기=노무현 정부 때 평화번영을 내세워 통일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상생공영으로 안보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번영과 공영은 같이 가는 것입니다. 어디에 방점을 두었는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1차 핵실험 이전의 노무현 정부 때는 ‘비핵’이라는 단어가 있었지만 실험 이후에는 비핵이라는 단어를 버렸습니다. 안보의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이것이 조정이 안 됩니다. 이념지형에 따라 진보와 보수 간에 논란이 있습니다. 온건정책도 필요하고 강경정책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대북정책을 할 때는 종합적이고 전략적이며 매우 세밀하고 치밀하게 대북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또 한 가지는 우리가 대북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세 가지의 단계가 있습니다. 일단은 대내정책이 있습니다. 한국사회에 대한 국민적 합의라는 세부 목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남북한 간의 인트라 코리아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왜 대북정책을 지향하는가에 대해서 인지해야 하고, 그 목표는 북한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스스로 변화하는 것도 있지만 외부에서 변화를 자극하여 변화를 추동시킬 수 있는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한 가지는 대북정책은 우리 혼자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 협력을 통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정책적인 목표는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인데,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햇볕정책, 상생공영정책 등은 북한당국만을 상대하지만 지금부터는 방향을 바꿔서 당국과 북한 주민을 분리하는 정책을 활용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경우 20만 톤을 한 번에 싣고 갈 것이 아니라 10개월에 걸쳐 나누어서 지원하고, 해상으로 갈 것이 아니라 육로로 가는 등 세밀한 정책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윤여상=영어로 보면 ‘신뢰’라는 것은 ‘credit’의 개념입니다. 사실은 핵 사태도 일종의 credit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핵 사태에 있어 신뢰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못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사고를 쳐서 credit를 쌓아가면서 진행되는 개념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북한에 대한 신뢰 프로세스를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즉각적으로 강력한 대북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에서는 중국을 압박해 더욱 강력한 제재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재카드만 놓고 볼 때 북한의 핵개발 야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만한 제재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신범철=
답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추구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군사적 옵션을 배제한다면 남아 있는 것은 외교와 경제제재입니다. 하지만 외교적 제재는 이미 북한과 수교하고 있는 나라가 있기 때문에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경제제재로 김정은을 옥죄어야 합니다. 어제 EU에서도 나온 것처럼 결국 경제제재 내용은 거래 중단입니다. 특정 품목을 북한과 거래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품목을 조금 더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금융제재의 경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특정 계좌를 동결하는 방법과 새로운 계좌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 있습니다. 과거 금융제재의 경우 성공한 사례는 특정 계좌를 동결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계좌를 조금 더 찾아서 동결시키고 새로운 계좌를 허용하지 않으면 김정은이 상당히 괴로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문제는 중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현재 대외무역에 있어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습니다. 2011년 기준으로 85%인데 작년 통계는 70억 달러이니 사실상 밀무역으로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계산해보면 90%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중국이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하게 해야 합니다. 북한도 금융결제 수단을 중국 쪽으로 돌려놨기 때문에 중국이 금육제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게 핵심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요구하기보다는 중국 스스로 변화를 해야 충분한 실제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중국을 지속적으로 재촉하고 중국이 협력하도록 국제적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야 됩니다.
조영기=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상품을 규제하는 캐치홀 제도입니다. 거래되는 모든 상품이나 의심되는 모든 상품을 모두 검사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금융과 관련한 벌크 캐쉬입니다. 거래되는 모든 금융 계좌를 제재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면, 3차 핵실험 자체가 북한의 국가 이익과 중국의 국가 이익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봐야 합니다. 1차 핵실험, 2차 핵실험의 경우에는 중국이 NPT에 묶어 놓을 가능성이 있었지만, 3차 핵실험을 하면서 북한을 NPT에 묶어 놓을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낮아졌습니다.
북한의 핵을 중국이 용인하는 듯하면 다른 곳에서 우후죽순 나타날 개연성이 높습니다. 특히 동북아에서 가장 높아질 것입니다. 일본, 베트남까지도 핵을 보유하려고 할 것입니다. 중국의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 가능성은 낮지만 미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북한의 핵이 종국에는 중국을 포위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중국은 국익적 측면에서 북핵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엄상윤=일단 제재방안과 관련하여 외교, 경제, 군사적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사실 군사적 옵션은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효과가 있는 것은 역시 경제제재입니다. 통치자금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해상을 봉쇄하는 것도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중국이 얼마나 동참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중국을 움직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어렵지만 한국이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중국이 북한을 감싸는 것이 중국의 국익을 해치는 것임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즉 중국의 정책에 변화를 가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계속 북한을 감싸면 한미동맹, 미일동맹이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최첨단 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미국의 MD시스템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군사력을 강화해야 하고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한국과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정부 차원에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원하는 것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라고 하지만 북한이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자꾸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방치해두면 결국 한반도는 불안정해지고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해야 됩니다. 그 다음에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언론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 협력을 강화해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중국 내부의 움직임은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윤여상=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진보좌파진영에서는 핵실험의 원인이 한국의 대북강경정책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한 국내외에서 핵실험에 대한 제재방안이 논의되자 진보진영에서는 제재보다 대화가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대화를 통한 협상이 얼마나 유효한 것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영기=
북핵문제가 발생한 지 20년이 되어갑니다. 북핵 6자회담은 10년이 되어갑니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면 처음부터 협상을 통해 핵을 없앤다는 논의 자체가 잘못된 구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핵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정말로 핵을 가짐으로 해서 국가적으로 손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을 때 핵을 없앨 수 있습니다. 그런 단계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핵 자체를 협상으로 없애는 일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존재 자체가 위협요인입니다. 때문에 핵은 협상으로 해서 더더욱 없앨 수 없는 문제입니다.
신범철=기본적으로 현재와 같은 상태라면 대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이 계속 우리를 속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근본적인 입장 전환이 있어야만 대화를 통한 진전이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김정은 정권의 생사(生死) 유무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극단적인 상황에서 입장을 바꿀 때가 아니라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상윤=진보진영에서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사실 북한의 행적을 보면 온건정책을 펼 때에도 핵실험을 했습니다. 바로 2006년에 말입니다. 따라서 진보진영의 주장은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제재와 협상입니다. 하지만 대화로 모든 것이 해결 된다는 것이 낡은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화만 가지고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북핵문제에 있어 북한의 핵심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 되어버렸습니다. 북한은 핵문제를 미국과 해결하려는 의도를 계속 내비쳤습니다. 즉 우리가 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해결책을 찾아보고 대화와 협상을 해야 됩니다. 현 시점에서 대화를 한다면 북한은 남한과 만나면 예전과 같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가? 지원을 얼마나 해줄 것인가를 물어올 것입니다. 둘 다 수용할 수 없는 대화가 오갈 것이며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은 물밑 접촉으로 대화를 하는 것보다는 제재를 통해서 상황이 호전될 때 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때의 상황에 대비해서 지금 물밑 접촉을 할 수 있고, 의미도 있을 수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윤여상=3차 핵실험으로 북한이 핵보유를 위한 야욕을 결코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게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레짐 체인지’나 ‘개혁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레짐 체인지나 개혁개방을 유도하고자 한다면 국제사회는 구체적으로 이를 위해 어떠한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조영기

▲ 조영기

조영기=가장 좋은 것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회개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합치는 것입니다. 우리의 대북정책 목표도 북한을 정상국가로 만든 데 초점을 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유연정책, 강경정책, 온건정책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특정 정책을 가지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목표가 없으면 제대로 된 정책을 정할 수 없습니다.
엄상윤= ‘레짐 체인지’가 가장 확실한 대안입니다. 문제는 얼마만큼 가능하냐는 것입니다. 지금 그 가능성을 낮게 하는 요인은 북핵과 중국입니다. 북한의 핵 위협은 접어두고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시다. 중국이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원하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패권국과 동맹국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패권국은 동맹국의 정치·경제체제가 똑같기를 바랍니다. 중국이 사회주의 체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재 북한의 권력 엘리트들 가운데 민주주의 체제를 구현할 수 있는 인물들이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레짐 체인지’를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개혁개방 유도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지만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개혁개방을 했기 때문에 한국은 이 점으로 중국을 설득해야 합니다. 압박과 설득을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이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과 안정성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한편 핵으로는 자신의 생존권이 유지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북한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자위권을 보호하는 핵이 아니라 식량난과 경제파탄입니다. 이 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김정은 체제는 무너지게 되어있습니다. 따라서 개혁개방이 김정은 체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북한에 알려줘야 됩니다. 또 후견국인 중국을 활용해서 북한을 설득, 회유, 압박하도록 하면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됩니다.
신범철=북한의 개혁개방이 가능한지가 중요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얼마나 충돌을 하고 우리 스스로 견딜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를 따로 생각해봐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중장기적 목표는 ‘레짐 체인지’, ‘개혁·개방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북한의 핵심 세력들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도록 압박과 제재, 회유정책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의 내부 사정이 불안정해 대남 도발을 일으키지 않도록 이에 대한 억제 능력을 가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윤여상=일각에서는 개성공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즉각 철수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향후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남북경협이 북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이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안보, 국방정책의 성공을 위해 제언하실 것이 있다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범철=
개성공단문제는 참 어렵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국제 제재를 강화하는 데 있어 한국의 개성공단은 놔두고 다른 나라만 제재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개성공단은 터치하지 않는 것이 좋은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개성공단 카드는 최후의 카드이고 효과가 극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국이 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개성공단으로 북한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없습니다. 개성공단은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때 협상력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시기상조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무장화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 더 숙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언한다면 일단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한반도가 중요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며 실패할 경우 커다란 전략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위협이 공존되는 상황에서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주인의식입니다. 북핵문제가 우리에 대한 위협이고 우리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하는 문제이며 우리가 풀지 않으면 풀 수 없는 과제라는 주인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아주 디테일한 정책의 경우는 운영을 하면서 얼마든지 조정해나갈 수 있지만 기본적인 입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향후 5년간 주인의식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또 대북정책에 일관성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일관성의 부재였습니다. 따라서 정책을 세울 때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정립되었다면 일관성 있게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엄상윤=개성공단은 5·24조치가 취해졌어도 유지되었습니다. 그럴 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개성공단은 남북협력의 마지막 남은 상징입니다. 실리적 측면에서도 개성공단은 남북한 모두 필요합니다. 우리가 먼저 개성공단을 철수하게 될 경우에는 우리가 겪을 부담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개성공단카드는 신 박사님이 언급했듯이 최후의 카드로 남북관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당분간은 현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북경협이라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아닐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주민의 의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당분간 제재 국면이 불가피합니다.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이 낮더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 여기에 올인할 필요성은 없지만 북핵 포기와 신뢰 프로세스 구축은 남북관계에서 연계된 문제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박근혜 정부에게 제안할 것은 많지만 그것보다는 빨리 현재 국면이 해결되어서 박근혜 정부가 해보고 싶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바랍니다.
조영기= 개성공단이라는 경제특구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개성공단이 북한 개혁개방의 전초기지라는 점입니다. 저는 3~4년 전부터 늘 해오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북한의 행정구역으로 그 영향력이 일방적으로 적용되는 지역입니다. 때문에 북한의 행정력이 일방적으로 적용되지 않도록 완화시킬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한의 교류와 대화가 이루어지지만 이념 대립이 심화되는데, 이를 완화시킬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북한이 좋아하는 다른 국가들이 참여하여 북한이 배타적 행정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그리고 완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또 한 가지는 개성공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개성공단은 2005년부터 10년 가까이 운영되었기 때문에 경제적 평가를 해봐야 합니다. 북한의 시장경제적 요소, 경제적 가치 등에 대해 평가해봐야 합니다.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북한의 나진·선봉, 신의주의 황금평 같은 경제특구가 개발됐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간접투자도 있고 직접투자도 있는데 우리는 직접투자를 고집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특구를 개혁개방의 전초기지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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