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용소에서 사형당한 수형자 시신을 더럽히도록 강요하거나 수용소 관리들이 강제로 여성 수감자와 성관계를 맺는 등 국제형사재판소가 금지한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데이비드 호크 전 국제사면위원회 미국지부 사무총장은 21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이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개최한 ‘북한인권국제포럼’에서 ‘잔인함의 집결’을 제목으로 한 북한인권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탈북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수용소에서 금방 사형당한 수감자의 시신 가까이에 가서 시신을 더럽히도록 강요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출 시도나 수용소 규정 위반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가를 다른 수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
보고서는 또 수용소 관리와 간수들이 정기적으로 여성 수감자와 성적인 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는 국제형사재판소가 규정한 ‘강제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성적인 행위’로 ‘강간 또는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호크 전 사무총장은 “그러나 지금까지 파악된 북한 수용소의 비인도적 범죄행위는 국제형사재판소가 효력을 발휘한 2002년 7월 이전에 자행된 일이어서 제소 등 조치를 취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2003년 이후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 북한 정치범의 변화 추이에 대한 공개도 이뤄졌다. 북한민주화위원회가 탈북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북한인권동향’에 따르면 최근 북한 정치범 가운데 탈북자 관련 정치범이 급증하는 추세로 특히 남한 비디오나 휴대전화 관련 정치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이전에는 주로 해외 라디오 청취자가 정치범으로 취급된 데 반해 최근에는 남한 비디오 등을 보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정치범 양상이 라디오에서 영상물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2004년 4월 용천 폭발사고 이후 북한 당국은 중국 기지국을 이용해 국경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로 외부와 통화한 북한 주민들을 간첩행위로 처벌하기 시작했으며, 현장 체포시 한달 월급 3000원의 150배가 넘는 50만~1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6년 10월 핵실험이 함북 화성 수용소가 있는 곳에서 실시돼 핵실험에 대해 철저한 비밀 유지가 가능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