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요구, 예우 차원서 수용할 게 아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청와대에 공개질의서 발송
2007-09-27 19:19:30

노무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아리랑공연을 관람키로 한 데 대해 보수진영이 반발이 거센 가운데 북한인권관련단체가 청와대 결정의 배경을 공개 질의했다.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사장 유세희, 이하 북민넷)는 27일 공개질의서를 발송하고 “깊은 우려와 실망을 금할 수 없는 결정을 하게 된 판단의 근거를 묻고 싶다”고 답변을 요구했다.

북민넷은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완전히 배제해왔다”고 전제한 뒤 “청와대는 공연관란 결정이 북측의 입장을 존중하고 상호체제 이해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북한인권단체들이 ‘아동학대’라고 반대한 데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민넷은 “아리랑공연을 관람할 경우 남한 국가원수가 북한 당국의 인권유린을 적극적으로 방조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결코 예우 차원에서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북민넷은 특히 아리랑공연이 학생들을 강제 동원, 하루 평균 10~18시간씩 6개월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며 “아동학대의 측면이 있음에도 그렇지 않다고 보는 이유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북민넷은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 ▲아리랑공연 준비기간이 6개월에 달하고 이 기간동안 북한 아동 수만명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한편 군사훈련 강도의 훈련에 소집돼야 한다는 점 ▲평범한 다수의 아동들에 선수 수준의 정교한 동작을 요구함에 따라 가혹한 구타와 처벌이 이뤄지고 이에 따라 영양실조․방광염 등의 질환이 발생하는 것 ▲훈련기간 동안 집단 합숙이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문제삼았다.

북민넷은 “아리랑공연에 출연하는 아동들이 혹독한 훈련을 받는 것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심각히 위배된다”면서 “아리랑공연의 준비과정과 공연 중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근거가 제시된다면 공연 관람을 취소할 용의가 있느냐”고 청와대를 압박했다.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