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盧대통령 ‘아리랑’과 친북사이트 허용은 國基문제

노무현 정부의 친북 행태는 국가보안법은 물론 국군의 ‘존재의 이유’까지 되짚어보게 한다. 정부는 노 대통령이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머무르면서 북한의 체제 선전극인 ‘아리랑’을 관람하기로 한 결정에 이어, 인터넷의 친북 사이트도 허용할 수 있다는 식의 발상까지 거침없이 공론화하고 있다.

북한의 아리랑은 2002년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처음 공연됐고 2005년 노동당 창당 60돌을 맞아 ‘재창작’된 집단극이다. 김일성 주석과 노동당을 기리는 그 공연을 국군통수권자인 노 대통령이 관람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흔드는 잘못이라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지적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기어이 그 금선(禁線)을 넘으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아리랑 관람 계획과 함께 북한의 선전·선동 사이트 개방 역시 대한민국 전복과 적화통일 노선을 방치함으로써 국기(國基)를 흔든다는 점을 거듭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27일 북한의 아리랑 관람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그 이유로 “북측의 처지를 존중할 필요가 있고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차원”이라고 갖다붙였다. 천호선 대통령대변인은 “학술적 접근을 위한 북측의 사이트는 개방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 하는 논의도 있다”고 한 뒤 “검토하고 수용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한 발 더 내디뎠다. 현재 검찰이 국가정보원 협조를 받아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 친북 사이트는 42개에 이른다. 이들에 대한 접속을 무차별 허용하는 것은 노 정부가 정권 차원에서 추진하다가 여론의 반대에 밀려 일단 접어온 국보법 폐지를 우회해 사실상 무력화하려는 저의로 비친다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북한 정권 수립의 ‘정당성’과 ‘체제 우월성’을 강변하는 아리랑 공연장에서 노 대통령이 박수라도 친다면 그 모습이 전세계에 전해진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할 것인가. 아리랑 출연자 상당수가 유치원생을 비롯한 어린이와 청소년이어서 ‘아동인권 침해 공연물’이라고 지탄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외면하는 차원도 넘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양해쯤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이날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을 적극 방조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검찰 또한 노 대통령의 아리랑 관람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지 않은가. 노 대통령은 아리랑 공연장의 자신을 세계가 어떻게 이해할지 미리 가늠해보기 바란다.

기사 게재 일자 200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