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간지, 北 `아리랑축전' 소개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10-05 23:15

盧대통령 참관 논란도 함께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북한 정부에게는 은둔왕국의 힘을 자랑하는 `쇼중의 쇼'이지만 서방 방문자들에겐 놀라운 광경일지라도 정치적 선전도구일 뿐이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가 5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북한의 `아리랑 축전'에 대해 노 대통령의 참관을 둘러싼 한국내 논란과 함께 소개했다.

`아리랑 축전'은 1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대형 스타디움에서 벌이는 체조와 춤, 집단무용이 어우러진 공연물로 북한의 역사와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데이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참석한 노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홍보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권력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이를 참관했다고 전했다.

특히 북한은 노 대통령의 참관을 고려해 북한군이 한국군을 총검으로 찌르는 장면을 태권도 장면으로 대체하는 등 공연내용을 일부 톤다운시켰다고 투데이는 설명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전쟁사태에 있기 때문에 노 대통령은 이를 참관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수천명의 외국 방문객들이 이를 봤다"면서 이를 반박했다고 투데이는 전했다.

지난 2000년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과 북한을 방문했던 웬디 셔먼 전 대북조정관은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당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하루 회의를 마친 뒤 김정일 위원장이 `당신들을 놀라게 할 일이 있다. 차가 이미 준비돼 있다'고 갑작스럽게 말해 우리는 북한에서 일상적인 서커스 공연을 보러 가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NGO(비정부기구)'인 `북한민주화와 인권네트워크'는 "이 공연을 준비하는 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면서 "연습동안 학생들은 수업도 빼먹고, 공연준비자로부터 때대로 학대행위를 받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2년 이 공연을 관람한 뒤 `악의축 세계 여행'이라는 책을 쓴 스콧 피셔는 어떻게 북한이 어린아이들을 로봇처럼 연습시키는 지 궁금하다며 "연습과정이 비인간적임에 틀림없다"면서 "모든 공연자들이 로봇처럼 정확히 움직였고, 관광가이드는 이 공연은 북한사람들이 진정으로 하나의 마음과 정신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계속해서 말했다"고 회상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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