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네트워크 김윤태 사무총장은 kbs 라디오 한민족방송 '시사초점'과 [북한인권 논의, 어디까지 왔나]라는 주제로 28일(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김윤태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 포럼' 구성 논란,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및 운영방안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 아래는 인터뷰 내용 전문

<북한인권 논의 어디까지 왔나>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1. 이명박 정부의 북한인권 정책 어떤 것인지?
- 이명박 정부의 기본적인 스탠스 설명
현 정부의 인권정책이요. 한마디로 당위는 있는데 실천이 없다는 점입니다. 외교적으로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고도 하던데 말만 하고 실천적 대안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지난 정부에 비해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보편성과 입장표명의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긴 한데 구체적 실천적 노력에는 소극적인 측면이 많다고 보여 집니다. 북한인권문제도 실용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의미로도 보여 집니다. 이런 생각의 이유에는 정부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적 수단이 부재하다고 생각하는 측면도 있는 듯 합니다.

- 특히 前 정권과 어떤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지 설명
前 정권은 햇볕정책의 미명하에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접근자체를 회피했다고 봅니다. 실례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수차례 기권, 불참했고 대북 인권협상 자체를 포기하다시피 해왔잖아요. 반면에 現 정권은 유연한 상호주의 입장에서 의사표명은 적극적으로 할려고는 하는 것 같아요. 전 정권이 북한인권문 제를 피해 가자는 입장이었다면, 현 정부는 할 말은 하되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아닌가 싶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현 정권의 북한인권정책이 한마디로 ‘입장은 있되 대안이 부족한, 당위는 있되 실천적 모습은 보이지 않은 모습 때문이라고 봐요.

2. 출범한지 100일이 조금 안되는데, 그동안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서 진전이 있었는지?
- 대략 북한인권 문제를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각각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

(1) 납북자, 국군포로, 이산가족 등 인도주의적 분야
납북자 문제는 특별법도 만들어져 관련법에 따라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국군포로 문제도 급속한 해결이 쉽지는 않지만 국방부 차원에서 일관되게 원칙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인입니다. 그런데 위의 3가지 문제는 북한 당국이 태도를 180도 바꾸지 않는 이상은 우리 정부 의지만 가지고 해결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봐요. 이런 현안들이 남북관계의 상황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정부가 끊기를 가지고 각종 통로와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다보면 반드시 해결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일관성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죠.

(2) 탈북자 인권문제
이명박 대통령이 탈북자문제와 관련해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직접 거명하며 관심과 문제해결을 논의하기도 했는데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탈북자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명한 것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여 집니다. 사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된 의지만 갖는다면 그 나마 해결할 수 있는 과제가 탈북자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확 드러나지는 않지만 전 정부보다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요. 그래도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인정문제나 중국 정부의 설득을 통한 탈북자 보호와 같은 노력에 있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3) 북한주민의 인권문제
핵심은 북한 당국의 태도인데 이 점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여 집니다. 지금 당장 식량위기가 닥쳐오고 있어서 아주 일부로 보이기는 하지만 굶어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은 각종 통제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경단속이나 장마당 단속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배급을 못 주면 알아서 먹고 살 수 있는 자유라도 줘야 하는데 직업선택의 자유도 없죠, 이동의 자유도 없죠, 마음대로 장사할 자유도 안주는 것은 결국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앉아서 가만히 굶어 죽으라는 소리거든요. 물론 북한인권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정치범수용소의 존재나 공개처형, 각종 구금시설 내에서의 고문과 인권유린 등 모든 문제가 크게 변화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3. 최근 한국사회에서는 정부의 정책과는 별개로 북한인권과 관련해서 몇가지 쟁점이 등장하고 있는데... 먼저 북한인권을 둘러싸고 자유권과 평등권, 혹은 개인의 인권과 국가주권 등으로 대립적으로 보는 논란이 다시 한번 등장했는데...

- 논란의 본질은 무엇인가
전 세계의 다른 나라 인권문제에 있어서는 그렇게 원칙적인 잣대를 들이대면서 왜 유독 북한인권문제에 관해서만 반대해 나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주장의 근저에는 북한식 인권관이나, 문화적 상대주의 같은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고 봐요. 내재적 접근이나 양비론적 접근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이런 논리가 얼마나 이중적인 인권관 입니까. 이런 사람들은 북한인권문제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있지도 않는 인권문제를 미국이 배후에서 체제붕괴를 위해 만들어 낸 것이라고. 그리고 자연재해 때문에 생존권의 문제가 존재한다는 식이죠. 굶어 죽은 게 체제유지 위해 개혁개방 안하는 북한 때문인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북한을 모르는 건지, 의도적으로 감추려고 하는 건지 몰라도 이런 주장들이 북한인권 문제를 왜곡 시키고 있다고 봐요. 사실 북한식 인권이라는 개념이라는 것도 이런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봐요. 북한식 인권이 따로 있으니 굶겨 죽이고 공개처형 시켜도 된다는 말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4.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를 두고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 북한인권기록 보존소 설치 필요성은.
서독 중앙기록보존소에서의 인권침해 기록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록보존소가 설립돼 운영되게 되면 북한 정권이나 가해자들이 쉽게 인권침해에 나서지 못한다는 겁니다. 기록보존소가 인권침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예방적 기능을 하게 되는 거죠. 통일 후에도 기록보존소의 인권침해 사례 기록들이 과거청산의 핵심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될 수만 있다면 이래저래 북한인권 기록보존소의 설치와 운영은 북한인권 개선에 실천적인 정책수단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 현재까지 어디서 기초 작업 했나.
아직은 초보적인 논의 단계에 있다고 보여 지고요. 추진상황도 민간단체별로 개별화되어 진행되어 왔던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북한인권정보센터나 대한변협이 이 논의를 주도해서 이끌어 오고 있는데 몇몇 민간단체 수준을 넘어 정부기관의 참여나 더 많은 연구자, 전문가의 참여가 중요해 보입니다. 기록사업의 공신성이나 현실성을 고려해 볼 때 더더욱 그렇겠죠. 기록보존소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하나원 같은 관리시설에서의 합법적인 조사권이나 안정적인 운영예산확보, 전문 인력 확보 등이 중요한데 이걸 위해서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법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민간주도,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변협 등 서로 설치하겠다는 주장의 배경은 무엇인가...
그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등장에 따라 북한인권 단체나 정부기구들의 활동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 높아진 측면도 있고, 지금까지 미진했던 기록보존소 설치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결과로 보여 지기 때문에 그렇게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지고요. 현재 관련 주체들이 다양한 루트로 공동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좀 더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굳이 원칙을 말하자면 서로 협력해서 제대로 된 기록보존소가 나올 수 있도록 관련 주체들도 노력해야겠죠.

- 어디에 설치하는 것이 좋은가...
딱히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 개인적인 생각에는 민과 관이 공동으로 제3의 새로운 독립기구를 만드는 게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이 꼭 그렇게만 될지는 주체들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수들이 많습니다.

5. 국가인권위원회가 좀 더 북한인권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 그동안 북한인권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입장, 그리고 문제점
사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성을 가지고 북한인권문제에 적극 나서겠다고 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근데 내부를 뜯어보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정권까지만 해도 북한인권 반대 논리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던 인사들이 정권이 바뀌었다고 코드 맞추기식으로, 생색내기 식으로 실천의지도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죠.

-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북한인권포럼 출범과정에서의 문제점
북한인권포럼이라고 만들긴 만들었는데 참여하는 구성원 면면을 보면 과연 이 포럼이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고 논의할 수 있는 조직인지 의심스럽습니다. 16명 중에 제가 알고 있는 한 70-80%가 북한인권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여 집니다. 이 사람들의 지금까지 발언에도 잘 나와 있거든요.(공개처형이 문화적 특수성의 문제라느니, 유엔의 북한인권결의가 공정한 것이냐느니 등등 말이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앉아서 뭘 하겠다는 건지. 보나마나 북한인권 반대논리 만드는 역할이나 할 게 뻔해 보입니다. 논쟁부터 다시 하자는 건데 굳이 이런 모임은 국가인권위가 안 만드는 게 좋다고 봐요.

6. 종합적으로, 북한인권을 보다 신장시키기 위한 로드맵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 전반적인 기조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북한인권문제의 핵심은 비민주적이고 비도덕적인 북한 정권에 기인한 문제라고 봐요. 자기 국민을 굶어 죽이면서도 체제유지를 위해 개혁개방을 하지 않잖아요. 이런 상대를 대상으로 하는 접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칙성과 일관성 있는 자세라고 봐요.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인류 보편성 차원에서 할 말은 계속 하면 됩니다. 자꾸 남북관계니, 북핵문제를 고려하는 식에 정치적 접근은 오히려 북한인권 개선에 방해만 될 겁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말만 하는 북한인권개선 노력이 아닌 실천적이 노력들을 좀 보여줘야 한다고 봐요. 물론 한계는 있겠죠. 대화의 당사자인 북한 당국이 무시와 강한거부로 나오고 있으니까요. 결론은 정부의 의지문제죠. 할려고 하면 왜 방법이 없겠어요.

- 그 속에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수단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정책수단은 다양할수록 좋다고 봐요. 때론 압박도 하고 때론 달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근해야죠. 지난 정부의 가장 큰 문제 여기에 있다고 봐요. 이미 다 뻔한 접근하니까 북한에 끌려만 간 거죠. 북한인권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납북자나 국군포로, 이산가족 문제 같은 경우는 대북지원과 연계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요. 탈북자 문제나 북한 내부인권 문제는 국제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여 북한이 그렇게 못하도록 압박하고 견제해야 하는 거죠. 물론 필요하면 국제공조 속에서 이러한 문제들도 국제적인 대북지원과 연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호주의 원칙을 좀 더 강화는 방식의 정책수단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끝)

-시사초점 KBS 라디오 한민족방송
-방송 : 5/29 (목) 01:40~02:00 (AM 972KHz), 03:40~04:00 (FM 97.3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