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격, 상부 지시없이는 불가능”

탈북자 및 북한인권 등 34개 시민사회단체 긴급 기자회견
“북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진상조사 거부…의도성 의심돼”
2008-07-15 17:11:11

금강산 관광객 피격과 관련, 보수진영은 “북한의 전략적 학살행위”라며 정부의 강력 대응을 압박하고 나섰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납북자가족모임,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34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비무장 상태였던 관광객을 향해 총질을 서슴없이 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번 금강산 피격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투성”라면서 “(이처럼 의문이 증폭되고 있음에도) 북한 땅에서 석연찮게 총 맞아 죽었는데 진상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북한측의 태도는 남북이 체결한 금강산 관광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북한의 반응이 어떠하든 우리 정부는 한 점 의혹 없는 규명을 일관된 자세로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책임자 처벌, 공식 사과 등과 더불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게 재발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지난 북한의 냉각탑 폭파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에 의한 전략적 학살행위”라며 “북한은 촛불정국의 틈을 타 우리 정부를 흔들고 대한민국을 무너트리려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지난 10년간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북한이 현장조사를 거부하고 항의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세계가 나서 이번 사건을 북한에 항의해야 하고 미국도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엠네스티나 유엔인권위원회 등 국제사회에서도 군인에 의한 민간인 사살이라는 인권 유린 범죄에 대해 규탄하며 이번 사건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격사건의 석연치 않은 정황을 두고 의문이 증폭되는 가운데 북한군 출신의 탈북자가 “군부의 지시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증언,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차성주씨는 “북한에 있을 당시 군인으로 복무하며 많은 보초근무를 서 보았지만 이번 사건은 군부의 지시 없이 일개 사병이 자의적으로 저지를 수 없는 사건”이라며 “금강산관광지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측 사람들과의 충돌을 자제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린 장소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내부지시 없이는 (금강산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없다”고 의도적 도발에 무게를 둔 주장을 펼쳤다.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