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삐라는 ‘하늘 길’ 통한 北인권운동”
南 이쑤시개·라면봉지도 北주민에겐 ‘중요 정보’
[2008-12-08 17:40 ]
2003년부터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해왔던 기독북한인연합의 이민복 대표는 8일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삐라는 외부 정보를 갈망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는 ‘하늘 길’을 통해 폐쇄된 북한사회를 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사장 유세희)가 주최한 ‘2008북한개방전략포럼: 북한으로의 정보자유 촉진방안’ 세미나에서 “남한의 잘 깎아진 이쑤시개 하나, 라면봉지 한 장을 보고도 남북 간의 격차를 해석할 정도로 북한주민들은 외부정보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북한정치범수용소에서는 담배꽁초를 줍는 것조차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수감자들이 담배꽁초를 말은 노동신문을 읽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조치로, 북한이 얼마나 심각하게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김정일은 끝까지 자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사회의 폐쇄성, 김부자에 대한 우상화, 핵무기 등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1990년대 중반 극심한 식량난도 이겨낸 북한 주민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영혼의 양식’이 될 외부정보”라고 덧붙였다.
북한민주화위원회 강철환 부위원장은 “북한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극단적 언론 통제 국가로 체제의 마지막 버팀목으로 ‘정보통제’를 삼고 있지만, 최근 정보의 불모지와 같았던 내륙지역 황해도가 삐라로 인한 변화가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부위원장은 북한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김정일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는 문구와 외부 정보가 ‘정보 청청지역’인 황해도에 밀집한 60만 정예군단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는 “북한주민은 90년대 식량난 이후 외부로부터의 정보 욕구가 커져 삐라 외에도 VCD·DVD 플레이어, 라디오, 핸드폰, 국경을 왕래하는 탈북자, 외화벌이 장사꾼 등을 통해 외부로부터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북한 내 정보 자유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삐라에 대한 정부의 중립적 자세와 함께 대북 라디오 방송 강화, 정보 소통의 장(場)이 되는 북한의 ‘시장 보호’를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자유조선방송 이광백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탈북자의 증언, 북 내부 소식통 등 경험적 증언과 북한 당국의 반복적인 격한 반응을 보았을 때 삐라의 효과는 분명한 것 같다”며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이제는 그 양과 횟수를 늘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최근 삐라문제가 정치적문제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삐라가 논란이 되는 것은 한국사회의 특수한 정치적 문제에 기인한 것이지만, 논란자체에 휩싸여 일을 지연하거나 어려워지게 해서는 안된다”며 “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많이 보내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