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김일성종합대학생 실종…평양 ‘어수선’

지난해 11월 북한에서 중앙당 고위 간부 아들의 실종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아들은 북한 내 최고 명문 대학인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으로, 북한 관계 기관에서 전국에 대대적인 탐문 조사를 벌이고 수배 전단을 붙이는 등 지난해 말 북한 사회를 어수선하게 뒤흔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발행하는 인터넷 격월간지 ‘NK 인&아웃’ 최신호에 따르면, 중앙당 고위 간부의 아들인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은 지난해 11월 8일 방과 후 학과 동료 2명(남학생 1명, 여학생 1명)과 함께 대학가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NK 인&아웃은 북한 사정에 정통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이들 학생 3명은 당일 오후 7시쯤 술을 먹고 술집을 나왔고 동료 2명이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앞서 나갔던 학급 소대장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전했다. 동료 학생 2명은 술집 부근 골목과 지하철도 등 인근 지역을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아 먼저 귀가한 것으로 생각하고 헤어졌다는 것.

이들은 그 다음날이 일요일이어서 집에서 쉬었고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0일 등교해보니, 귀가한 줄 알았던 ‘소대장’이 학교에 나오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실종 신고’를 했다.

실종 후 일주일이 지나도 학생이 돌아오지 않자 조사기관에서는 전국에 실종 학생의 반명함판 상반신 사진과 가방 사진이 실린 수배 전단을 붙였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각급 보안성을 비롯해 전국에 이 사건을 알리고 ▲사건 발생 당일 평양시 기업소의 미출근자와 저녁 퇴근 후 행적 ▲실종 장소 왕래 인원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 실종 학생의 아버지 때문에 생긴 ‘보복행위’가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앙당 간부인 실종 학생의 부친이 사건 발생 전 평안북도 시찰에 나서면서 ‘사회주의 구루빠’ 활동을 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고 이때 피해를 당한 누군가가 원한을 갖고 보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런가 하면, 이 학생이 실종된 것이 아니고 혼자 남한으로 탈출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고 부친의 해당(害黨) 행위를 감지하고 남한으로 탈출했다는 추측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소식통은 “평양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종 및 살인 사건이 최근 빈발하면서 사회가 너무 어수선하고 심란하다는 불만과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김형구 기자 julye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