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폐개혁으로 살인사건까지
몰려든 사람들로 기차운행 중단.. 난리통

독립신문 (webmaster@independent.co.kr) 2009.12.02 19:26:37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폐개혁’과 관련한 북한 내 현지상황을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신의주 소식 / 소식통 김철민(가명. 39세)

지난 30일 오전 11시 화폐교환에 대한 포치(공지)가 있었다. 전날(29일)까지도 화폐교환 소식은 없었다.

공지는 인민반과 공장기업소를 통해 전해졌다. 내용은 ‘12월 6일까지 세대 당 10만원에 한하여 신권 1천원으로 은행에서 교환해준다’는 것. 바꿔주는 신권지폐는 100원권(김일성초상)과 50원권, 5원권, 1원권이라고 했다.

이에 은행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섰고, 일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바꿔보려고 권력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당국은 사용할 수 있는 전화(국제, 국내, 유선, 무선)을 차단했다가 다음날인 1일 다시 개통했다.

장마당 물가는 20배 가까이 올랐다. 2,300원 하던 쌀값이 4만원으로 뛰었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가내 경조사비 목적으로 목돈을 마련해온 많은 가정들에서 이번 조치로 피해를 입었다. 하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략 20만원, 중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략 100만원 정도의 구권(지난 화폐)를 비축해 두고 있었으나 돈이 휴지조각이 되자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하고 있다.

특히 돈거래를 위해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살인사건이 날 정도로 험악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물론 당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으며, 비난의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 소식 / 소식통 이민기(가명. 42세)

30일 오전 11시에 화폐교환 포치(공지)가 있었다. 발표는 인민반 회의에서 우선 했고, 조선중앙은행 회령지점 앞에도 공지가 붙었다.

화폐교환은 오는 6일까지만 진행되며, 세대 당 10만원까지 교환할 수 있다. 만일 그 이상을 교환하려면 100:1로 저금을 해야 한다. 1992년 화폐교환시에는 최대한도액 300원은 발표할 때 바로 바꿔주고, 5,000원은 3년후에, 1만원은 5년 후에, 그 이상은 10년이 되었을 때 바꿔주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번의 경우, 10만원이 넘으면 저금하라고 하면서도 저금한 돈을 언제 다시 교환해 준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공지가 없다.

군인, 대학생, 돌격대원들은 개인당 별도로 일정금액 교환이 가능하다. 만 17세 이상 공민증을 가진 사람들이 해당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수수료를 주고서라도 화폐를 교환하려고 줄을 간부들에게 줄을 대고 있다. 지도원이나 돌격대 연대장들과 유착, 군인이나 돌격대원의 명의를 도용해 화폐를 교환하기도 한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또 돈 없는 사람들에게 수고비를 주고 돈을 바꾸기도 한다.

1일 오전 회령시장에서는 모든 물건의 가격이 10~20배로 대폭 올랐다. 500원 하던 두부 1모가 1만원에 판매됐다.

대부분 장사하는 사람들은 10만원 이상씩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국에 대한 원성이 대단하다. 10만원이라고 해봐야 개 2마리 가격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족 경조사를 대비해 많은 가정들이 조금식 모아둔 돈들도 있는데 이번 조치로 낭패를 보게 되었다.

역전근처에는 돈을 바꾸려고 몰려든 사람들로 난리가 아니다. 기차운행이 중단될 정도다.

회령지점 은행은 봉쇄되었다. 그리고 은행 근처에는 보위부와 보안성 사람들이 정보원을 붙여 만일에 있을 주민들의 반발이나 저항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보위부와 보안성에서는 인민반장들까지 총동원, 여기저기에 정보원을 붙여 주민들의 동향 수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