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안보리 서한’ 일파만파>
보수, 비판 ‘한 목소리’… 진보, 경솔-합당 ‘두 목소리’
“낭설 모아 다수 의견인양 국제사회 호도”, “좀더 신중했어야” vs “탄압 중단하라

참여연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서안 발송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보수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히 규탄성명을 내고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진보 진영은 참여연대의 이번 건을 놓고 국제사회에서의 국가적 위상과 체면을 고려하지 않은 경솔한 처사였다는 의견과 시민단체로서 응당 할 수 있다는 옹호론이 내부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참여연대의 천안함 관련 유엔 안보리 서한 발송에 대한 시민단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참여연대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른사회 등은 “참여연대의 안보리 서한 발송에 대해 각계의 우려와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며 “참여연대는 두 달여에 걸친 국제 민군합동조사단의 결과를 부정하는 국내 극소수의 의견,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낭설을 모아 이를 대한민국의 다수 의견인 양 국제사회에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런 행위에 대해 이적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개로 서울시재향군인회와 국민행동본부, 자유총연맹 등 단체들도 이날 일제히 참여연대 규탄 기자회견 등을 열고 참여연대 해체 및 검찰의 수사 촉구 등을 주장했다.

전희경 바른사회 정책실장은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객관적 증거들로 북한의 폭침이라는 사실이 국제사회도 인정하고 국내에서도 과학의 영역으로 입증됐다”며 “유엔 안보리에 의견서를 보낸 것은 시민단체 본령을 벗어난 행동이거니와 국내에서의 천안함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과 북한에 대한 비판 분위기를 봤을 때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5일 오후 천안함 사건 유가족들은 참여연대 측을 항의 방문했다.

박형준 천안함유가족협의회 대표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을 방문, “근거 자료가 있다면 가족들에게 제공하고, 유엔 등 국내외에서 의혹 제기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진보 진영은 내부적으로 둘로 나뉘어 있다. 일부 진보적인 대학 교수와 학자 등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참여연대가 좀 더 신중히 처신하는 게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진보 단체는 16일 오후 ‘참여연대의 안보리 서한 발송에 대한 정부의 비이성적인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참여연대는 유엔에 등록된 협의단체인 만큼 정부 입장과 무관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참여연대측을 옹호했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