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후계체제에 눈에 띄는 장애물은 없지만, 후계체제가 순조롭게 구축될 가능성은 10% 미만이다.”

1980년대 ‘주사파’ 핵심이었다가 ‘뉴라이트’로 전향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북한 ‘3대 세습’ 전망은 비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12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주최로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북한 3대 세습’ 토론회에서 “중국이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수용 의사를 표했고, 조총련이나 북한 내 간부들 중 반발 움직임도 없어 지금 당장은 3대 세습에 눈에 띄는 장애물은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는 몇 가지 이유에서 후계체제 구축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봤다. 우선 “김일, 최현 같은 빨치산 출신 간부들이 김정일을 친조카처럼 대하며 허물없이 충고해주었지만 김정은에게 그런 사람은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고모 김경희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김정일이 몇 년 내에 죽지 않더라도 판단력이나 정보가 떨어져 예전처럼 간부들을 쥐락펴락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김정일이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로 생명을 오래 연장하면 필연적으로 김정은과 갈등을 빚게 되고, 그 갈등의 중재자로 장성택-김경희 부부가 부상할 텐데, 그 경우 역시 김정은과의 권력갈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또 “북한의 대학생 등 젊은층이 공적·사적인 일로 중국을 드나들며 ‘공산주의 사회에서 3대 세습이 말이 되느냐’고 거침없이 말하는 중국인들에게 자주 노출될 것”이라며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후계체제가 순조롭게 구축될 가능성은 10% 미만이고,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후계체제의 근간 자체가 유지될 가능성은 20~30% 정도”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북한이 내부의 정치적 이유로 대외 강경자세를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무게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