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세습 ‘흔들리는 北’>
“‘김정은 체제’ 성공 가능성 10%미만”
北민주화네트워크 세미나…“충고그룹 없어 문제” 지적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10-13 13:58

북한이 9·28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 후계체제를 조기 안착시키려 하고 있으나 김정은체제의 성공가능성은 10%미만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영환 ‘시대정신’편집위원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북한민주화네트워크’정책세미나 주제발표에서 “1970~1980년대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후계작업이 진행될 때에는 김일, 최현 등 빨치산 출신 핵심 간부들이 김정일을 친조카처럼 대하며 허물없이 충고했으나 김정은은 봉건왕조의 황태자 같아 충고그룹이 없는 상태”라면서 “고모인 김경희가 유일한 조언자이지만, 그 또한 정치적 경험이 풍부하지 못해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특히 “김정은은 주로 외국에서 지냈고 북한에 들어와서도 김일성 군사종합대학 등의 특수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일반적인 간부자제들의 삶이나 의식, 정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 북한 내부적으로 김정은의 리더십 구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위원은 김정은 체제의 미래에 대해 “후계체제가 순조롭게 구축될 가능성은 10% 미만, 그럭저럭 정착할 가능성은 20~30%밖에 안된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그의 이같은 관측은 김정은 후계체제 자체가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어 근본적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후계체제를 포함한 북한체제 자체가 향후 치명적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손광주 데일리NK편집국장은 주제발표에서 북한 권력이행기에 추구할 정부의 장단기적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단기적 정책으로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이 김정은 체제 조기 정착을 위해 현존체제의 권력누수를 방지하며 주민들의 먹는 문제해결에 주력할 것인 만큼 북한의 실질적인 태도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은 힘과 돈”이라면서 “군사력시위와 경제지원을 잘 배합해 대북전략을 수행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기적 대북정책과 관련, 그는 “북한의 3대 세습체제가 안정되고 지속가능한 체제로 연착륙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난망한 상태”라면서 “북한 세습왕조의 평화적 정권교체 및 개혁개방 정권수립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 전략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북한 주민들에게 시장과 민주주의 인권에 대한 자각을 깨우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