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오늘 영결식>
“사상·유업 잇자” 움직임… ‘황장엽 재단’ 설립 추진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10-14 11:56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사상과 유업을 잇기 위한 활동이 탈북자 그룹 및 국내의 북한민주화 운동그룹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다. 북한에서 대학교수나 외교관 등으로 활동했던 지식인 출신 탈북자들은 북한민주화 운동의 리더인 황 전 비서의 인간중심주의 철학을 사상적으로 계승 발전하는 한편, 고인이 망명 후 주력해왔던 북한민주화 과업을 위해 가칭 ‘황장엽 재단’ 설립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13일 문화일보 기자와 만나 “황 전 비서가 연구해온 인간중심철학의 부분은 우리 탈북자들뿐 아니라 한국의 이론가들이 계속 연구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일부에서는 황장엽 재단을 만들어 황 전 비서의 사상을 집대성하고 북한민주화를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황 전 비서의 사상과 북한민주화를 위한 활동에 공감하는 세력은 김 대표와 같은 지식인출신 탈북자 그룹과 고인의 저작을 주로 간행해온 시대정신 그룹, 구 주사파 운동권에서 전향, 북한민주화운동에 투신한 운동권그룹 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들이 황장엽 재단을 위해 한데 뭉칠지는 미지수다.

황 전 비서의 법적 상속인인 수양딸 김숙향씨가 앞으로 황 전 비서의 유산을 어떻게 정리한 뒤 유업 계승을 위한 활동에 나설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 전 비서가 남긴 재산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향후 황 전 비서 유업 계승문제와 관련, “황장엽 사상이 우리나라에서 뿌리내리고 북한이 민주화하는 그날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장례위원회 위원인 한기홍 북한민주화 네트워크 대표는 “황 전 비서의 유업을 어떻게 계승발전하고 북한민주화 운동 쪽으로 힘을 모으게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황장엽 재단 등의 형태로 논의가 모아질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황 전 비서가 위원장으로 활동해온 북한민주화위원회가 황장엽 재단의 모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위원회에는 김영삼 전대통령이 명예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고, 부위원장은 탈북자출신인 홍순경, 김성민, 깅철환, 안혁, 허광일씨 등이다.

이미숙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