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윤성원 기자]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사망을 계기로 때아닌 ‘주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황 전 비서가 ‘주체사상의 대부’로 알려진 만큼 그의 손을 통해 틀을 잡은 주체사상에 대한 ‘현대적 역할 규정’이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일부 보수 진영에서 황 전 비서에 대해 1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또한 근본적으로 독재 정권 이데올로기를 구축한 ‘주체’의 역할에 대한 합의가 마련돼 있지 않아서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전 비서가) 국민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무궁화장을 받을 공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황 전 비서는) 주체사상의 이론적 기초를 닦았고 오늘날 북한 현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2일 주재한 당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도 일부 참석자가 “황 전 비서에 대한 정부의 훈장 추서는 부적절하다”는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황 전 비서의 열정과 최고위급 탈북자로서 북한 현실을 우리 사회에 알린 공로 등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형성됐다는 점은 향후 북한 민주화운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12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만남에서 “3대세습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몇 년간 북한 민주화와 관련된 운동의 핵심적 주제가 ‘3대세습 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 전 비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는 10~13일 나흘 동안 3000여명이 조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