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관, 북한 붕괴시 신변 보호 요청”

[2010.10.22 16:23]
북한은 외부적인 견고함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약화되고, 특히 사상적으로 허물어져가는 상황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80년대 대학가에 주사파 이론을 소개하며 주체사상 교범 ‘강철서신’을 썼던 김영환 시대정신 편집위원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2010 북한인권국제회의’에서 북한 내부에 변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의는 북한 민주화네트워크와 세종연구소,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NED) 주최로 열렸다.

김 위원은 대북 유관단체들이 여러 기회에 만난 북한의 국영 무역회사 고위 간부나 해외 북한 외교관들의 경우 “북한 체제에 대한 신념도 없고 주체사상에 대한 충성심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적인 자리에서 만났을 때는 공공연하게 북한 미래에 대해 굉장히 불안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심지어 북한이 붕괴됐을 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지를 묻는 북한 당국 간부들도 몇 명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1991년 비밀리에 방북해 만난 김일성은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으며, 당시 만났던 북한 고위 간부들은 경직되고 무능해 보였지만 체제와 이념에 대한 강한 충성심은 갖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3대세습은 김정일이 5년 이내에 사망하고 김정은의 리더십이 약할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김정일이 5년 이상 생존하고 김정은의 리더십이 강할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미 정부가 3대세습이 성공할 경우 북한 정권을 약화시키는 방안을, 실패할 경우 위기대응 방안을 각각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