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신차려라” 시민 격분
천안함 이어 민간 거주지역… 다음은 서울


“이번에도 이렇게 당하나. 강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수도 서울이 공격 당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북한군이 서해 연평도에 수십 발 이상의 해안포와 곡사포를 발사하는 전례 없는 도발을 감행한데 대해 시민들은 24일 북의 행태에 분노하면서도 불안감에 떨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수위는 높아지는데도 미온적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민간인이 거주하는 영토가 공격당했는데도 군의 대응사격이 지체되고, 정부가 공언한 보복타격을 제대로 가하지 못했고, 청와대의 “확전되지 않도록 해라”는 발언 등에 대한 시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30여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정부의 적절치 못한 초기대응을 비판했다.

이정국 전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는“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에 대해 어떠한 조처를 취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천안함 폭침이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북한의 도발이 이어진 것은 결국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부실한 정도를 넘어 무개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연(여·29)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확전 경계 발언은 무조건 북한에 굽실거린다는 인상을 줘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가 없다”면서 “국가가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대합실에서 TV 화면을 통해 화염에 휩싸인 연평도 해안의 모습을 지켜보던 문은숙(여·42)씨는 “대낮에 북한에서 발사한 포탄이 마을 한복판에 떨어졌다”며 “정말 이러다가 전쟁이 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