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북내 정보자유화 확산 계기"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6년째 국회에서 계류중인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지식인 등이 행동에 나섰다.

탈북자와 보수우파 성향의 지식인,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은 8일 ‘북한인권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지식인선언’을 결성하고 북한인권법 통과를 압박하기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북한인권법은 지난 2005년 발의됐다가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반대로 자동폐기된 후 지난 2008년 재발의됐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한 후 법사위원회로 넘어간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관계로 여전히 ‘계류’ 중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 중 법안 처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북한을 자극해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다며 법안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인권법 통과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지식인선언 측은 기자회견 직후 여권의 고위관계자와 북한인권법안 통과와 관련된 비공개 면담을 가지는 한편, 11일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시민사회·지식인선언은 북한인권법 통과는 국회의 책무임을 강조하면서 여야 정치권을 “북한인권법을 반대한다면 머지않아 열릴 역사의 법정에 ‘북한 동포들의 처절한 외침을 외면한 죄인’으로 서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 개선에 기여할 북한인권법안은 시급함에도 국회 법사위는 지난 2월 임시국회의 문을 열고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위에서 북한인권법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까닭은 민주당 등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과 민노당은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 남북관계가 파탄난다’고 제정을 가로막고 있지만 이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여당인 한나라당 역시 입으로만 북한인권법을 외치거나 ‘야당이 반대하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북한인권법 통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지식인선언은 “아랍의 민주화 도미노를 통해 그 어떤 철권 통치자도, 그 어떤 폭압적 독재자도 민주화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확인했다. 북한인권법 제정이 이러한 흐름의 물고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리비아에 이어 인류의 시선이 북한에 쏠리고 있는 지금, 국회는 북한 동포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해 북한인권법 제정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외부 세계뿐만 아니라 내부 주민들 간의 정보가 철저하게 차단되어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한국에서 송출하는 대북 라디오 방송, USB, DVD, 대북전단 등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희망인데, 북한인권법이 이같은 북한 내 정보자유화를 확산시키고 김정일의 인권탄압을 억제할 수 있다”며 “국민적 시선이 리비아에 이어 북한에 쏠려 있는 지금, 양심 있는 정치인이라면 북한 동포들의 인권과 생명을 위해 북한인권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민사회·지식인선언은 북한인권법 통과를 압박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서신을 보내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북한인권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지식인선언’에는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박범진 미래정책연구소 이사장,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 유세희 한양대 명예교수, 이재교 시대정신 상임이사, 이하우 88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 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 제성호 중앙대 교수,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최홍재 자유주의포럼 공동대표,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등이 범보수우파 성향의 지식인 및 탈북자, 북한인권 관련 단체 대표 등이 참여했다./ 신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