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법, 6년째 표류중
시민단체·원로·지식인 100명 제정 촉구 성명

북한 인권법이 6년째 국회에 묶여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들이 “국회가 더이상 책무를 방기해서는 안된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 원로·대표자·지식인 100명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성명을 통해 “북한 동포들에게는 아랍 국민들이 활용했던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할 기회도, 삼삼오오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할 수 있는 사소한 빈틈조차 없다”며 “북한인권법은 이같은 북한 내 정보자유화를 확산시킬 것이며 김정일의 인권탄압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아랍의 민주화 도미노를 통해 그 어떤 철권 통치자도, 그 어떤 폭압적 독재자도 민주화의 도도한 흐름을 결코 거스를 수 없음을 확인하고 있다”며 “리비아에 이어 인류의 시선이 북한에 쏠리고 있는 지금, 국회는 북한 동포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해 북한인권법 제정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세희 한양대 명예교수와 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 홍순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 대표, 제성호 중앙대 교수,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최홍재 자유주의포럼 공동대표,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 등 20여명이 참석한다.

북한인권법은 2005년 8월 발의됐으나 제17대 국회의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제18대 국회에서는 2008년 7월 재발의돼 현재 법사위에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이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뿐 아니라 실질적인 인권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성명에서 “북한인권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발목잡기에 있다”며 법안 표류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을 야당에 물었다./박영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