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종 교수 "진보·보수보다 좌파·우파로 불러야"
기사입력 2009-04-02 16:22

박효종 서울대학교 윤리학과 교수는 2일 "'진보단체'라는 용어 대신 가치중립적인 '좌파단체'라는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날 오후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정명(正名) 토론회에서 "'진보'라는 말에는 이미 긍정적인 가치관이 들어가 있어 '진보'나 '보수'보다는 '좌파'와 '우파'같은 중립적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오늘날 한국의 좌파가 '진보'라는 말에 어울릴 만큼 '진보답게' 행동했는지 오히려 그 이름에 거품이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좌파'로 불리는 현실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행태를 고치는 일부터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한국의 좌파가 진정한 '진보'가 되려면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연대'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진보하지 않은 좌파들끼리 연대해 법치를 무시하고 대중동원으로 힘을 과시하면서 참여민주주의나 직접민주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며 "사람들을 속이기 전에 자기기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진보'라고 불리길 원한다면 '진보'라는 말에 거품이 있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진정한 진보'가 되기 위한 진솔한 의지를 가질 때 비로소 건강성이 담보되는 좌파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명희 자유교육연합 대표,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 등이 참여했다.

배민욱기자 mkb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