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3남 김정운 ‘후계자로 지명’ 갈수록 현실화

"이번엔 보위부 중장說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남 정운(26)을 사실상 후계자로 지명해 국가안전보위부에서 후계수업을 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북 민간단체 북한민주화네트워크 관계자는 1일 “김정운이 최근 북한 대내외 체제보위를 담당하는 국가안전보위부 중장 계급을 달고 회의에 참석했다는 소문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가안전보위부 군사관리소 외화벌이 관련자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한 뒤 “김 위원장이 국가안전보위부에서 후계자 수업을 시키도록 한 것은 보위부 위상 제고와 관련되어 있어 환대하는 분위기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북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운이 북한의 최고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지도원으로 임명됐다거나,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바 있어 김정운의 후계자 지명설이 갈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김정운이 보위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는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김윤태 사무총장은 “김정운이 후계자로 지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직위를 맡았는지는 사실상 100%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도 대북 소식통을 통해 다양한 소문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스캇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도 4월28일 미국외교협회 웹저널(www.cfr.org)과의 인터뷰에서 “최근들어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정운이 국방위원회 지도위원이 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 과연 김 위원장이 정운을 후계자로 낙점한 것이냐를 둘러싸고 많은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소장은 “김 위원장의 다른 두 아들중 장남인 정남은 2001년 위조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을 방문하려다 추방된 후 아버지와 좋은 관계가 아니며, 둘째 아들 정철은 호르몬 이상증을 앓고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밝혀 김정운의 권력 승계설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최근까지 김정운의 직위로 언급된 것은 국방위원회 지도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과장, 군부대 장교 등으로 다양하다. 국가안전보위부나 국방위원회, 노동당 조직지도부, 군부대 등은 모두 북한내 권력기관이어서 후계자 수업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운의 직위는 국방위 지도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과장, 군부대 장교 등 3개 정도였다”면서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난 9일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방위원회를 강화한 북한이 앞으로 어떤 후계절차를 밟을지 관건이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