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살림집' 건설로 주택 강제 철거, 주민 '반발'
아파트 10만 가구 건설하며 이주대책 마련도 안해

2009-10-02 10:13
노컷뉴스 안윤석 대기자

북한이 오는 2012년까지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평양에 10만 가구 살림집 건설공사에 들어가면서 일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이 미비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는 소식지 1일 'NK in&out' 21호에서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살림집 공사를 시작하면서 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철거작업에 들어가, 지난 8월10일쯤 형제산구역의 고산마을 주민들이 집밖으로 쫓겨나 흙길에 천막을 치는 등 임시거처를 마련해 두고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8월 중순에는 형제산구역의 각 리·동마다 건설총국의 군인(7총국, 8총국)들이 동원돼 일부 반발하는 주민들을 강제로 집밖으로 내몰아 군인과 주민들 사이에 격렬한 마찰을 빚었으나, 9월 들어 건설계획을 조정하는 문제로 잠시 철거가 중지된 상태"라고 말했다.

평양시 외곽인 서북부 지역에 위치한 형제산구역에는 군부대가 위치한 산을 끼고 1호도로인 '서포고속도로'가 있으며, 도로 옆 철길 밖으로 주민세대가 형성돼 최근에 들어선 2천 세대 살림집을 제외한 1호도로 주변의 모든 낡은 층집과 단층집은 철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당국이 지난 8월 중순에 인민반을 통해 형제산구역에 '예술인의 거리'로 만들 계획"이라면서 "낡은 층집과 단층집을 허물기 위해 9월 7일까지 이사를 가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형제산구역에는 북한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위치해 있다.

북한 당국은 오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평양시내 살림집(아파트) 10만 가구 건설을 위해 우선 철거대상 지역으로 형제산구역의 중당동, 하당동, 상당동, 형산리, 학산리, 제산리 일부와 만경대구역 광복거리와 원로리, 통일거리와 락랑구역에서 통일탑 뒤쪽과 선교 방향 쪽, 서성구역은 와산동 지역이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ysan@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