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남북의 창]통일을 여는 발걸음

북한 인권문제, 남쪽 관심의 대중화 시급

식량난 경제난으로 북한 주민은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는데도 북 당국은 최근 150일, 100일 전투와 같은 대규모 주민동원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강성대국 건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마저 박탈당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셈인데요.
북 주민들의 인권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받아 왔지만 수용소 내에서의 극심한 인권탄압, 식량난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등 인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수용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했다는 상당수 탈북자들의 주장이 한 미국 연구원의 논문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신생아 살해, 처형이나 고문으로 인한 사망을 목격한 탈북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수용소는 주로 북쪽에서 말하는 정치범이 수감되는 곳인데 특히 탈북을 시도하다 발각되면 이곳에서 노역, 고문에 시달리다 사망에 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인터뷰>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예전에는 수산물 명태같은 것 변질되게되면 그 수용소로 보냈어요. 비린내를 맡으라고. 그런데 이제는 썩은 동태도 없다는거죠. 일반사회가 다 굶기 때문에 수용소를 갈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요.”“수용소 내부의 인권 참상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열악해지고 있죠.”

실제로 지난해 함경도에서 탈북자들의 월경을 도운 혐의로 여성5명이 공개 총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강철환 : “엄마들이 중국에 가서 쌀 좀 구해오려고 나갈 수 밖에 없어요. 그러면 인신매매범들이 잡아서 내다 팔죠. 탈북 여성들이 중국에서 온 데 팔리고 있죠.”

대부분의 북주민들은 식량난으로 인한 생존문제로 탈북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북 주민들은 탈북 후 제3국에서도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살아야하는 인권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5년 넘게 떠도는 14살의 한 소녀는 9살 때 어머니와 함께 탈북한 뒤 어머니는 실종되고 아버지는 숨져 한순간 탈북고아가 되어버렸습니다.

<녹취>김00(재중 탈북/14살) : “북조선 사람들은 다 붙잡아 간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무서워요.”

15살 때 탈북 해 부모까지 잃고 북측 강제소환 걱정만 하며 나날을 보내는 탈북 소녀도 있습니다.

<녹취>최00(재중 탈북자/19살) : “어디서 누구 북한 사람 잡혀 갔다고 하면 한 3일 동안 밥도 못 먹어요. 속이 떨려서... 그땐 아무 생각도 안나요.”

이들에게 행복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녹취>최00(재중 탈북자/15살): “세상에서 태어나서 힘들게 살아요.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많은 북 동포들은 숨 쉬는 하루하루가 공포로 다가옵니다.
그 심각성을 반영하듯, 최근들어 북한 인권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상황개선 결의안이 지난 20일 유엔에서 5년 연속 채택됐습니다.
특히 북한 아동과 여성인권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습니다.

한국이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전체 찬성은 2표가 늘고 반대는 5표가 줄었습니다.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윤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 “단순히 핵문제랄지 그과정에서 형성되는 6자회담 이런 것과는 다르게 보편적 가치로서의 북한인권문제에대해서 국제사회의 공감대나 동의가 좀 높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평가를 해볼 수 있다.”

북한은 사실상 북한인권문제를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북쪽 주민 스스로가 태어나면서부터 인권이라는 자체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강철환(북한전략센터 대표) : “북한 주민들은 단 한번도 인권을 가져본 적 없어요. 그러니까 인권이 뭔지를 몰라요. 그러니까 김정일 정권이 만행을 저질러도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가 있어요.”

때문에 북한 인권단체인 북한민주화 네트워크는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북한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당국의 시장억제에도 급속히 팽창하는 북한 시장은 북 내부에서 금기시되는 정보 확산의 장이라는 것입니다.
시장의 자극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의식을 키우는 것이 인권개선의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것입니다.
올해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한민국인권상을 받은 것도 이같은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북한 민주화 네트워크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북한인권문제인식의 대중화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사회의 중심 이슈로는 부족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일고 있는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인식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보다 폭넓게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입니다.

<인터뷰>김윤태(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 “남한 국민들과 탈북자들의 교감, "“국가적 차원에서 북한인권교육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 이런 게 좀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동안 북한인권문제는 남과 북 정치적 특수성에 가려 자칫 남의 나라 일처럼 그 심각성이 멀게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한민족, 동포애라는 막연한 인식보다 적극적으로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행동으로 나서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입력시간 2009.11.28 (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