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한민국 정부는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의 생사확인과 한국행을 적극 추진하라!!!
국군포로 3명의 북한 내 가족 9명이 중국 선양(瀋陽) 소재 한국 총영사관의 보호를 받다가 중국 공안에 의해 전원 북송되었다고 한다. 2006년 10월에 탈북, 영사관 직원의 알선으로 민박집에 투숙해 있다가 탈북자임을 의심한 중국인 주인의 신고로 공안당국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 후 정부 당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이들 9명의 북송을 막기 위해 교섭을 벌였으나 결국 지난 해 10월 말 북송되고 말았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관례를 두고 생각해 볼 때, 대한민국 정부의 보호를 받은 국군포로 가족들은 북송 후 일반 탈북자들보다 더 엄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의 탈북자 보호대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외교통상부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국민적 비난을 피해가려고만 한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인 국군포로나 납북자, 탈북자들은 그러한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는 국군포로, 납북자, 탈북자들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안이하고도 무성의한 태도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한단 말인가. 탈북 국군포로 장무환 씨와 납북어부 최욱일 씨를 대하는 해외주재 외교기관과 직원들에 대한 국민적 지탄이 있은 지가 엊그제인데 또 다시 이런 일이 드러났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관계자를 징계한다지만 위급한 상황에 놓이게 될 북송된 9명의 국군포로 가족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이해하기 힘든 것은 영사관 직원들이 국군포로 가족들을 총영사관 내부가 아니라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일반 민가에 투숙시켰다는 점이다. 중국 내 탈북자들의 위급한 상황을 조금이라도 아는 영사관 직원이라면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투숙시킨 민박집 주인의 신고로 체포되었다고 하니 국군포로 가족들에 대한 관리와 대응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물어서 무엇 하겠는가. 중국의 국내법을 들먹이며 공관 내부로 진입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변명을 누가 곧이듣겠는가. 그리고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된 후 이들의 북송을 막지 못한 외교적 무능함과 무성의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담당 공무원들이 쉬쉬하며 이들의 북송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겨야 할 공무원들이 한중 외교관계와 남북관계를 이유로 들어 적당히 대처하는 것이 아니고서 어찌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로 발생하겠는가.
우리는 대한민국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들의 북송 사실이 이미 알려진 조건에서 공개적인 대응에 나서기 바란다. 대한민국 정부가 어차피 북송된 가족들의 송환은 어려운 문제이니 적당히 형식적인 노력을 하는 정도에서 피해가려고 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선 국군포로 가족들을 체포하여 북송시킨 중국 당국에 공개적으로 강력히 항의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북한 당국에 송환된 이들의 생사확인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국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즉각적인 협상에 나서라. 끝으로 가족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을 국군포로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조금만 있으면 만날 것이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되어버렸으니 얼마나 상심이 크겠는가. 그리고 생사도 모른 채 북한 어딘가에 감금돼 고통 받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2007년 1월 18일
사단법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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