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노당이 ‘탈북자 문제 진상 조사단’을 구성해 중국 연변에서 현지 답사를 진행한 후 탈북자문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조사단은 “탈북자는 경제유민이며 이들을 제 3국으로 탈출시키는 것은 국외탈출 방조 행위이자 북한과 중국의 내정간섭”이라면서 “이들의 탈출을 돕는 브로커를 엄벌하고 NGO의 기획탈북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요지의 발표를 했다. 또한 이들은 탈북자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처벌이 약해 별 문제가 안 된다고까지 주장했다.

현재 많은 NGO 단체에서 수 년에 걸쳐 탈북자와 현지 NGO관계자를 만나 실태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확한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4개월에 걸친 광범위한 조사 끝에 유엔에서 첫 보고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민노당 조사단은 불과 4박 5일 동안 이제는 극히 소수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는 연변 자치구에서 주요하게 중국 당국자와 공안 관계자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공안의 주장을 근거로 ‘탈북자들은 경제유민에 불과하며 그 숫자도 1만 명 이하(대부분 관련 전문가 5만 추정)이다.’ ‘중국정부가 인도적으로 잘해주고 있는데 공관에 침입해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식의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마침내 “탈북자 문제를 3년 이내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에 까지 이르고 있다. 이 발언은 대부분의 탈북자가 자발적으로나 강제로 북한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다름이 없다. 최근에는 인권단체뿐 아니라 UN 북한인권 특별 보고관까지 나서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북한으로 강제송환을 막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안과 북한 당국의 대변자 역할을 하며 탈북자를 위험에 몰아 넣고 있는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이번 조사단의 발표는 민노당의 자주통일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범 연합계열 친북파들이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를 공세적으로 돌파하고자 만들어낸 해프닝 같은 것이다. 민노당은 이들의 주장이 당의 공식입장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탈북자 실태마저 왜곡하는 것은 민노당 6만 당원 전체의 수치이다.

우리는 민노당에 간곡히 호소한다. 민노당 지도부와 전체 당원들은 당 내 친북 인사들이 저지르는 반 민족적, 반 인권적 행위를 즉시 중단 시켜야 한다. 또한 탈북자 문제에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5-6만명에 달하는 재중 탈북자, 특히 최근 강제송환된 62명의 소중한 생명과 인권을 위한 투쟁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이것만이 민노당이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내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2004년 11월 09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