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s 독자 여러분의 응원과 후원을 기대하며...

북한민주화운동은 아직 갈길이 멉니다.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세계인권선언 51주년인 1999년 12월 10일 창립되었습니다.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조혁 이사장님을 필두로 여러 실무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Keys 발간과 홈페이지를 통해 김정일 정권의 사상 유례없는 폭정과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활동을 벌여왔습니다. 그리고 납북자, 탈북자들을 비롯해 국내외의 북한인권단체들과의 연대를 통해 북한의 민주화와 북한인권문제의 해결을 위한 관심을 촉구해 왔습니다. 미약하지만 시민, 학생들을 상대로 북한 현실과 인권문제에 관한 교육사업을 통해 이들이 북한의 민주주의를 이루는 협력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도 병행해 왔습니다.

물론이제까지의 활동을 놓고 그 성과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봅니다. 게다가 창립 당시와는 달리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남북화해 분위기, 최근 김정일 정권의 개방움직임과 이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변화는 새로운 대응책 모색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것은 북한 민주화의 주체인 북한 인민들의 힘이 아직은 절대적 약세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움직임 역시 미흡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북한민주화운동은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그 매듭을 잘 지을 수 있듯이 첫 걸음을 잘 내딛어야 한다고 봅니다. 초심에 흔들림이 없어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저희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이를 명심하고 더욱 정진할 것입니다.

북한인민들이 세상으로 연결되는 문이 되고 싶습니다.

저희는 우리의 운동이 북한의 개혁과 변화, 민주화를 이루는 가장 결정적인 힘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물론 가장 결정적인 변화의 동인은 북한인민들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한국의 민주화운동이 외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고 또 외부의 한국 현실에 대한 고발과 비판이 내부에서 소화되고 유통되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도 성장 발전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외부세계와 극도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진정한 개방을 원합니다. 말 그대로 개방이란 바깥 세상에 문을 여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개방은 김정일 정권만의 개방, 즉 체제의 유지와 재건을 위한 외부로부터의 자원획득과 그에 필요한 정도의 개방에 불과하다는 징후가 농후합니다. 인도적 단체와 탈북자들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외부의 인도적 지원이 내부의 개혁으로 연결되기보다는 다시금 배급제도와 통제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북한인민이 세상으로 연결되는 길을 놓고 싶습니다. 제한적 개방이 아닌 인민 생활의 개선과 삶의 근본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개방이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또 개방이 개혁과 연결되고 궁극적으로는 민주화로 이어지도록 우리가 가진 최대한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의 외침이 북한인민의 투쟁을 고무 격동시키는 응원가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들과 손을 맞잡고 민주화로 나아가는 세계사의 대로에 함께 서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과 후원을 기대합니다.

저희가 목표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운동에 동참하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심정적인 응원에서부터 자원봉사, 경제적 후원에 이르기까지 결국 운동의 기본은 사람입니다. 인도주의에 기초한 세계의 평화를 지지하고 인간의 보편적 인권이 세계 어느 곳에서나 차별 없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 운동의 흐름을 주도할 때 운동의 승리가 결정될 것입니다. 이 물결에 모든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특히 저희는 그 동안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원봉사의 심정으로 노력해온 실무자들과 일부 후원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에 이르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CMS(자금관리서비스)제도를 도입했습니다. CMS란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 금융결제원, 은행 사이의 컴퓨터망 연결을 통해 후원자가 은행에 직접 가지 않고도 후원자의 계좌에서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계좌로 매월 약정한 금액을 인출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후원자 분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북한의 인권상황의 개선을 위한 저희들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Keys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협력을 기대합니다.

2001년 3월 1일

(사)북한민주화네트워크 운영위원장 한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