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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어머니께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죄 많고 못난 이 아들이 서울에서 정중히 무릎 끓고 인사를 드립니다. 어머니 품을 떠난지도 어느덧 4년이 넘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늙으셨겠지요? 내년이면 어머니 70돌 진갑상을 이 아들이 차려 드려야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나 죄송스럽고 안타깝습니다.

어머니! 지금 어디서 사세요? 들려오는 소식이 원래의 우리 집에서 다른 곳으로 갔다고 하더라고요. 어머님, 사랑하는 어머님! 이 못난 불효 자식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 고생 시키는 거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이라고 들어 마땅합니다. 분열된 우리 조국이 왜 이런 기성세대의 잘못을 우리 자식들에게까지 걸머지우는지 야속합니다.

지금 눈물로서 사랑스런 어머님 모습을 그려보며 가슴을 쥐어뜯으며 편지를 씁니다. 물론 어머님은 이 편지를 보시지 못할 줄 알면서도, 그래도 이 아들은 어머니를 너무나 너무나 진심으로 사랑했고 가슴치며 만날 날을 소원했다는 것을 후에라도 남기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어머니! 생각나십니까? 그때가 참 내 생일날… 선생님의 생일을 축하해준다고 담임학급 전 학생과 전에 따르던 학생들이 우리 집에 찾아와 노래도 부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정말 온 아파트가 떠나가듯 소란을 피웠죠. 그때 어머니는 잘난 아들을 둔 한없는 기쁨인양 주름살이 다 펴지시면서 흐뭇한 웃음에 입을 다무시지 못하셨죠? 그때 어머니의 그 모습이 내가 본 엄마의 가장 큰 행복스런 모습이었습니다..

어머니! 그리고 대학 다닐 때 어쩌다 집에 큰 목돈이 생기면 누님들의 한결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대학 졸업 후 꼭 갚겠다고 한 저의 말을 지지해주고 저한테 다 주셨죠. 그 돈을 학급과 선생을 위해서 썼다고 말은 했지만 실은 제가 입고 싶었던 최신 유행 옷과 멋 부림, 여자친구를 위해 다 소비하고 어머니한테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어머니! 지금껏 작던 크던 거짓말을 했던 거 지금이나마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던 어머니이지만 항상 이 아들을 믿고 지지해주셨죠. 좋은 음식 있으면, 좋은 것 하나 생기면 다 저를 위해 감춰두었던 어머니의 그 사랑 눈물겹도록 기억합니다.

어머니 ! 정말로 보고 싶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으면 안될 사정이라 알리지도 않고 지금은 여기 서울에 와 있지만, 예전엔 자나깨나 막연한 탁상공론의 부르짖음으로 외쳤던 통일이 이젠 목마르게 기다리는 일로 되었습니다.

어머니 ! 사랑합니다. 제발 살아만 계셔 주십시오. 제가 꼭 훗날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갚겠습니다.

지금 회사를 다니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요즘 언론에 이북이 또 가뭄으로 인한 식량사정 문제가 생겼다는 불길한 소식이 나올 때마다 온몸을 떨며 지금 어디서 살고 계실 어머니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어머니 제발 풀뿌리를 다 드시더라도 살아만 계셔주십시오. 남북 교류와 더 나가 통일이 되신다면 제가 어머니한테 지금껏 못한 것을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하는 어머니 제발 오래 오래 살아만 계셔주십시오. 이 못난 아들의 간절한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