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신문 세부를 본다. 연합에서 발매하는 주간 북한뉴스도 보고 있다. 문학 수업을 받고 있는 사람으로서 월간 및 격월간의 문예지들도 빠짐없이 읽고 있다. 시집, 소설집, 각양각색의 광고와 단체의 전단들…. 장난 삼아 내 집에서 한 주일에 버려지는 인쇄물들을 계량해 보았다. 아뿔사! 7㎏에 근접하고 있다. 미칠 노릇이다! 북에서 살 때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인쇄물 사정 때문에 미칠 것 같더니 남에서 살면서는 미처 볼 수 없는 인쇄물 때문에 정신을 잃어버릴 정도다. 버리는 수밖에 없지 않는가. 좁은 방안에 가뜩이나 작은 책꽂이를 두고 근심을 쌓아두느니 보고 난 전단이나 소식지들은 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고 있다. 고로, 나의 책꽂이에는 엄선된 몇 권의 책들과 소식지들만이 쌓여가고 있다.

그 가운데 “버릴 수 없는 책”으로 Keys가 자리잡고 있음은 물론이다. 편집자의 말대로 3㎜도 될까말까 한 Keys가 나의 책꽂이에 한 권의 책으로 자리잡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사실을 기록하고 있고 진실을 밝혀내고 있으며 잘잘못을 가르는 시금석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엄청난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 이른바 식견 있는 학자들의 “정밀한 기술”이 적용된 책들과 기사들에 묻혀 잠시 잠깐 정신을 잃었다가도 Keys를 읽고 본래의 자기를 되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북관계와 북한의 대남 전술" (18호) “교수님 지금 큰 착각을 하고 계십니다” (12호)가 자아를 찾아준 고마운 글들이다.

그리고 Keys에는 사랑이 담겨있다. 김정일 독재 하에 신음하고 죽어 가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과 그들에게 정신적 구원의 손을 내미는 유일한 사랑이…. 그것은 현 시점에서 소외되는 탈북자들의 편지나 인터뷰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역사의 진실을 알려주는 다 채널 통로들을 통해서 아름답게 꾸며진다. 그래서 Keys는 교과서 같은 “책”이다. Keys는 오늘의 나의 가슴에 소중하게 간직된다.

독자 두 분께 연말을 맞아 독자의 소리를 부탁드렸습니다. 가슴 뜨끔한 충고의 말씀을 기대했는데, 너무 칭찬의 말씀만 해주셔서 부끄러웠습니다. 더 치열하게 살라는 격려와 믿음으로 여기겠습니다.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