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막 제대하고 희망연대 익산지부 사무실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익산지부 지부장님이 내게 주신 책이 두 권 있었다. 한 권은 희망연대 소식지인 ‘공동체’와 ‘Keys’라는 이름도 생소한 책이었다. 두 권 중에 먼저 손을 댄 책은 표지 디자인이 그래도 괜찮게 된 Keys였다.

한 페이지씩 책장을 넘기다 보니 북한에 관한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며 마음속으로 ‘내가 군대 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일이 북한 동포 돕기였는데’ 라는 생각에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예전과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바뀐 것을 알게 되었다.

Keys에 실려있는 현 북한주민들의 생활실상과 탈북자들의 처절한 생의 투쟁, 남북의 관계문제, 북한 지도부의 모습, 북한 민주화에 관한 내용 등은 예전에 단순히 기아에 굶주려 죽어가던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겠다는 단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의 머리 속에 청량감(?)을 심어주었다. ‘북한 문제(통일, 탈북자, 경제 등등)를 해결하는 궁극적인 방안이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 담백한 답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요 근래 밤을 새워 읽었던 손석춘씨의 소설 ‘아름다운 집’의 내용과 Keys의 내용들이 날줄과 씨줄이 얽히는 것같이 짜임새 있게 정리되면서, 왜 북한사회가 지금 이 상태까지 왔는지에 대해서 나에게 많은 시사점들을 남겨주었다. 어느 사회이건, 어느 국가이건 그 운영의 중심에는 ‘민(民)’이 자리잡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민’이 아닌 다른 존재가 부각됨으로써 나타나는 병폐는 비단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 세계사의 여러 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손석춘씨의 글이 픽션이던 논픽션이던, 개인의 우상화에 몰두하면서 초심(?)을 잃어버렸을 때 생기는 폐단이 한 국가의 국민들을 어떠한 상태로까지 몰아가는지에 대해서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바로 현재 북한의 국민들의 모습이다.

Keys는 우리에게 우리 민족의 반절이자 한 형제인 북한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현재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충실한 내용과 명쾌한 내용으로 북한 문제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는 Keys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