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s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난 1월 25일에 열린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세 번째 정기총회에서 신임
대표를 맡게 된 한기홍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저와 같이 일하는 식구들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사무실은 광화문 서울시경찰청 옆에 있는 허름한 건물의 5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평수는
대략 15평쯤 되는 좁은 공간입니다. 2000년에는 흰쥐의 목을 예리한 칼로 따고 북한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표가 목에 걸려 있는 상자와 주체 99년 12월 19일이라고
날짜가 찍힌 유인물이 이곳 사무실에 배달된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또 여러 가지 북한 현안에
대해 몇 차례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북쪽 창 밖으로는 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과
북악산과 대통령이 집무하는 청와대 본관이 정면으로 보이는 전망이 끝내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 사무실에는 저를 포함해 모두 일곱 명의 식구가 일하고 있습니다. 제일 연장자는 이숭규
연구실장님인데, 주로 북한문제와 관련한 주요 논의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글들을 써
오셨습니다. 저희 단체 일과 함께 풀뿌리공동체실현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는 한 시민단체의
교육연구위원장을 겸직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전북지역 학생운동단체의 대표를 맡아 북한민주화를
위한 학생운동을 앞장서서 해오던 김윤태 씨가 작년 12월부터 사무국장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 관리와 이메일 서비스를 주로 담당하는 웹마스터 일을 하면서 길수가족구명운동본부의
간사를 겸직하고 있는 황재일 씨가 있습니다. 재일 씨는 작년 여름에 있었던 길수가족의 북경
주재 UNHCR 농성과 한국으로의 입국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또 한 사람은 사무실의 살림꾼으로 이러저러한 잡다한 업무를 맡아서 군소리 한마디
없이 성실히 일하고 있는 총무 권은경 씨 입니다. 고향이 대구라 그런지 좀 무뚝뚝한 것 같지만
속이 깊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번 달부터 탈북인 이주일 씨가 Keys 편집위원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고향이 평안남도인데 2000년 여름에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나름으로는
알고 있다고 해도 아직 잘 모르는 북한의 세세한 실정을 우리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주일
씨는 북에 아내와 어린 아들을 두고 왔습니다.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기는 해도 매일같이
아이들과 볼 부비고 놀 수 있는 저 같은 사람은 이런 탈북인들의 마음 속 깊은 슬픔까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노력을 할 따름이지요. 그리고 끝으로 이 Keys를 책임지고 있는 곽대중 편집장이
있습니다. 왕년에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고 여러 잡지에 자유기고가로 문필을 날리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은 예쁜 딸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 일곱 식구가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실무적인 제반 일을 처리하고 있지만 저희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혁 전임 대표, 오종식 전임 사무국장을 비롯한 여러 활동가들이 음으로 양으로
일을 도와나가고 있고 250여 명의 회원과 후원회원들이 북한의 민주화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곳곳에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은 소수입니다. 소수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은 어떤 나라의 어떤 민주 변혁도 처음에는 소수에서
시작한 것이고 그 소수가 잘 단결하고 높은 이상을 가지고 집단과 자신을 훈련하고 대비하고
있을 때 변화는 그들을 비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교훈을 명심하고자
합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북한민주화운동의 진정한 주체인 북한인민들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맡은 바 소명을 다하기 위하여 어떤 흔들림도 없이 전진할 것입니다. 그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습니다. 교육과 선전 조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항상 지켜봐 주시고 격려와
비판을 아끼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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