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변변한 농기구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던 우리나라가 오늘은 다계단운반로케트로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리고 우주를 정복하는 길에 들어섰으니 이야말로 반만년 민족사의 기적이고 인류사에 기록될 사변 중의 사변이다. 100% 우리의 기술, 우리의 힘으로 쏴올린 〈광명성１호〉, 바로 그것은 우리의 자립적 민족경제의 무궁무진한 위력과 잠재력이 낳은 자랑스러운 산물이다.》 98년 북한이 광명성 1호(대포동 1호 미사일)를 발사했을 때 남포시의 한 노동자가 하늘로 솟아 오르는 광명성 1호를 보고 감격에 겨워서 이야기 한 것으로 <노동신문>에 기재되었던 내용이다.

북한의 미사일 문제는 지난 60년대 이후로 관련국의 주 관심 대상이었다. 1998년의 대포동1호의 시험발사는 북한의 미사일 문제를 전 세계적인 관심으로 불러일으킨 요인이 되었다. 최근에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남한을 비롯한 전 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된 것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axis of evil)' 발언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6일 상하 양원 합동 연두 교서 발표에서 북한, 이라크, 이란 등 3국을 "대량 살상무기의 확산을 조장함으로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국가"로 지목하여 '악의 축'이라는 발언을 하였고 이후 콘돌리자 라이스 보좌관과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의 강경 발언과 미국 행정부에서 온건파로 분류되는 파월 국무장관의 강경 발언 등은 전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부시 대통령의 발언 이후 미국 행정부와 CIA 조지 테닛 국장의 발언을 통해,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의 한 국가라고 지목한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수출문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과 수출 상황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현황

▶ 생·화학무기

대량 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는 파괴력과 인명 살상력이 뛰어난 무기로서 미사일과 생화학무기, 핵무기 등을 일컫는 말이다. 북한은 이미 1960년대 김일성의 지시로 화학전을 대비한 화학무기를 생산 비축하기 시작하였고 현재 '국방백서'에 따르면 화학무기 시설로 4개의 연구소와 8개의 화학무기 생산공장, 6개의 저장소를 갖추어 하루 15.2톤의 생산능력이 있으며 2천5백∼5천톤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생화학무기 연구에 정통한 미국의 몬터레이연구소 비확산문제센터는 "북한은 아담사이트(재채기와 유사한 독가스), 겨자가스, 수소청산, 포스겐독가스, 사린 등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하였다. 생물무기도 80년에 개발을 위한 바이러스 배양에 성공했으며 80년대 말 생체실험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는 지난 87년 3월 13일 가입했으나,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는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어 이 부문에서의 국제적 감시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핵무기

북한의 핵문제는 이미 1994년 북한의 핵 위기때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진 내용이다. 북한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양질의 우라늄 광산을 개발함으로서 60년대부터 원자로롤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80년대 말 사회주의권 몰락과 경제난 등으로 재래식 무기에서의 한미 연합군과 격차가 좁혀짐에 따라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였다. 그러나 1994년 북한 핵 위기 후에 미국과의 제네바협정으로 일시 동결되어 IAEA의 감시를 받고있는 상태이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여부는 핵무기가 가지는 고도의 기술적 정밀성의 문제로 인하여 정확히 확인되고 있지 않으나 1개에서 최대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김정일 정권은 대외협상용과 실질적 위협의 용도로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미사일

부시가 '악의 축' 발언에서 북한을 지목한 이유는 대량살상무기 중에서 미사일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1976년 이집트와의 군사협정 체결 후에 스커드-B 미사일을 도입한 후에 역설계의 방식으로 자체의 미사일을 생산하였고 이후 1986년부터는 개량형 스커드-B의 양산에 돌입하여 연간 100기의 스커드-B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서 스커드-C등 개량형 미사일과 기존의 미사일 설계 개발 경험에 의거한 새로운 미사일인 노동 1호와 2호를 연구 개발하여 실전 배치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미사일은 국방부의 추정에 따르면 사거리 1천300㎞인 노동 1호를 지난 97년 실전 배치한데 이어, 현재 사거리 2천∼6천700㎞에 이르는 대포동 1·2호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은 사거리가 위협적인 것만큼 정확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 미사일은 정확도에 관련된 원공산오차(CEP)가 단거리의 스커드-B 계열은 300㎞ 비행시 450∼1천ｍ, 스커드-C 계열은 450∼550ｍ, 중장거리인 노동 1호는 2∼4㎞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원공산오차 범위를 줄이고 탄두를 장거리 이송하는데 필요한 로켓본체 금속의 재질과 엔진 기술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북한은 지난 99년 이후 노동 1호 등 중·장거리 미사일의 오차 범위를 줄이기 위해 균형측정기, 관성항법장치(INS)의 핵심부품인 자이로 및 가속도계의 반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북한의 미사일은 북한의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평화에 위협적이라고 보여진다. 1991년 이미 스커드 미사일을 연간 100∼150기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이후 중동 및 동남아 국가 등에 지속적으로 수출을 추진중인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수출에서 중장거리 미사일 수출과 기술지원으로 방향을 변경함으로써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정일 정권의 선택은 WMD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김정일 정권은 대량 살상무기의 개발을 국제적 감시에도 불구하고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1980년말부터 심화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 '총대중시주의'를 외치며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군대우위 정치를 펴왔으나 경제의 격차가 커지면서 북한이 전략적 우위라고 평가한 재래식 전력에서 남한과의 질적 경쟁에서 뒤지게 되었다. 따라서 김정일은 재래식 전력의 확충과 더불어 비대칭 전력(Asymmetrical Forces : 핵전력이나 생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 전력을 말함)을 증강시키게 된다. 비대칭 전력은 국제적인 협상에서 힘이 되어 줄 뿐 아니라 전쟁 억지력과 방어력, 그리고 대규모 공격력까지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김정일 정권이 군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며 앞으로도 우선적으로 증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아울러 미사일과 핵 등은 김정일 정권의 체제유지를 위한 경제적 보상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정일은 제네바 합의를 통해 중유 50만톤과 경수로 건설이라는 경제적 보상을 받았으며 미사일 수출 등을 통해서 10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량 살상무기는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국제적 감시와 규제가 필요하다. 현재 강대국이 가지고 있는 대량살상무기는 보다 투명하게 연구 개발되는 것이 요구되며 이와 아울러 일인 지배체제의 독재 국가에서 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감시 규제되어야 한다. 일인 독재체제에서는, 제어되지 않는 일인의 선택에 따라서 전 인류에게 엄청난 재난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은 '히틀러'라는 독재자의 무기개발과 빗나간 야망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함으로서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지 증명하고 있다.

더구나 김정일 정권과 같이 봉건 왕조 성격에 온갖 반인륜적 행위를 하고있는 국가에 대한 감시 규제는 보다 철저해야 한다. 향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경제적 보상도 고통받는 북한 인민의 관점에서 국제사회의 냉철한 확인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제 보편적 상식에 속하는 문제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 내포하는 정치적 의미와 정서적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에 대하여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온 세계가 부러워할 강성대국의 찬란한 래일을 보았다. 21세기의 아침은 조선에서부터 밝아 지구를 비쳐줄 것이라는 심장의 목소리를 웨치고 싶었다.》라고 노동신문은 북한 인민들의 감격을 기재하였으나, 강압적 독재정치에 숨막혀있는 퀭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북한 인민의 가냘픈 얼굴이 보다 더 선명하게 부각되어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