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6.25 납북인사문제에 대한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하는 집회가 '6.25전쟁 납북인사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렸다. 이 집회는 가족협의회 회원 50여명을 비롯한 인권관련 단체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3월13일 오전 9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뒤편에서 진행되었다.

대회는 지난 1월, 6.25전쟁 당시 민간인 납북자의 이름이 적힌 '6.25사변 피납치자 전국명부' 가 처음으로 발견되고 나서 이어진 행사로 관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1952년에 작성된 이 자료에는 총 82,959명의 전국명단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1952년 대한민국통계연감>의 6.25사변피해상황에 적시된 납치자수와 동일하다. 1953년 대한민국통계연감의 납치자 수는 84,532명으로 1,573명이 부족한 숫자이다. 1,573명은 1953년에 추가로 조사된 사람들로, 아직 이 자료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전국명부는 정부가 직접 조사하여 공식발간한 문서로, 거의 완전한 형태의 납북자 명부라 할 수 있다.

집회에서는 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의 대회사에 이어 ‘일본인 피납자 구출 전국협의회’의 아라끼 대표, ‘피납,탈북,인권시민연대’ 이서 목사가 연대사를 하였다. 연대사에서 이목사는 “납북인사들은 북한정권의 성분분리 정책에 따라 탄광과 벌목장들에서 강제노동 속에 최하층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미일 이사장은 “현정부는 6.25납북인사들이 북한정권에 의해 명백히 강제 납북되었음을 입증하는 자료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기존의 태도를 고집하고 있으며 이는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이어서 ‘노벨상 인권 대통령 DJ는 6.25전쟁 남북인권 인사부터 챙겨라!’는 대정부 규탄연설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납북자 센터 설립 △6.25전쟁 납북인사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납북자 특별법 제정 △6.25 전쟁 납북자와 가족들의 명예 회복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성명서와 항의 질의서를 채택하고 통일부에 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