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의 보증수표’라 불리며 「ET」,「죠스」,「인디아나 존스」등 수 억 달러 어치 대작을 만들어낸 스티븐 스필버그였지만 유독 아카데미상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랬던 그에게 한꺼번에 7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안겨준 작품이 있었으니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다룬 「쉰들러 리스트」였다. 쉰들러 리스트가 감독상과 작품상 등을 휩쓸자 일부 사람들은 “스필버그가 미국의 하층민인 흑인 문제를 다룰 때는 아카데미상을 주지 않더니(스필버그의 1985년작 영화 ‘칼라 퍼플’은 오스카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다) 상류인 유태인 문제를 다루니 잔뜩 상을 줬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했고, ‘기교를 한껏 부린 헐리우드식 휴머니티’라며 쉰들러 리스트의 작품성을 깎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쉰들러 리스트는 유태인 1100명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 낸 오스카 쉰들러의 실화를 바탕으로 3시간 동안 흑백 필름을 통해 잔혹했던 유태인 학살의 현장을 보여줌으로써 자칫 20세기와 함께 잊혀 질 뻔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되돌아보게 하였다. 스필버그는 1994년 아카데미 수상 소감을 통해 “이 영화를 학살된 6백만 명의 유태인들에게 바친다”면서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이 역사에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슈피겔만 집안의 자전적인 만화

홀로코스트(Holocaust). 원래 이 단어는 유대교에서 짐승을 통째로 구워 신에게 바치던 제사방식을 이르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을 이르는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살아난 유태인들은 대규모 살육의 현장을 잇따라 증언했고, 이것은 책과 영상 등으로 기록되어 인류 역사에 다시는 있어서 안될 끔찍한 홀로코스트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홀로코스트를 영화로 되새겨 준 최근의 대표적 작품이라면, 만화로 이것을 표현한 대표적인 작품은 아트 슈피겔만의 책 「쥐」다.

「쥐」는 만화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국어판 ‘추천의 글’에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가 쓴 대로 “(만화가 갖고 있는) 통상적인 인식을 정면에서 거부하는 작품”이다. 「쥐」는 만화라기 보다는 다큐멘터리고, 역사서(歷史書)이며 인류의 양심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나긴 반성문이다. 하긴 이렇게 자꾸 ‘「쥐」는 단순한 만화가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 자체가 만화에 대한 기성 관념의 유치함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아무튼 「쥐」는 ‘만화는 가볍고 단순한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도전장을 던진다.

「쥐」는 아트 슈피겔만의 자전(自傳)적인 만화이다. 유태인 노인 블라덱 슈피겔만은 수십만 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지만 길거리에 떨어진 철사조각마저 주워 모을 만큼 작은 것 하나 버리지 못하는 성격에, 이미 맛을 본 물건을 다시 포장하여 슈퍼마켓에 반품할 만큼 구두쇠이다. 지금은 미국 뉴욕시 레고파크에 살고 있지만 2차대전 당시 그는 폴란드에 살았고, 나치의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쥐」는 크게 두 가지의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다. 하나는 이 책의 작가 아트 슈피겔만의 아버지인 블라덱이 나치치하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한 회상이다. 이것이 중심 축을 이룬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트가 아버지에게 이러한 증언을 듣는 과정, 그동안 보여지는 아버지와 그와의 갈등,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이런 저런 모습이다.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며 진행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

1930년대 후반 폴란드에 살았던 청년 블라덱은 아냐라는 부잣집 여성과 결혼하여 소스노비에츠라는 도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들 하나를 낳고 행복하게 살던 중 전쟁을 맞는다. 전쟁이 나자 징병이 된 블라덱, 하지만 그는 얼마 싸워보지도 못한 채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힌다.

포로수용소에 끌려간 블라덱은 유태인만 따로 차별하여 마련된 천막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다, 먹을 것과 잠 잘 곳을 제공한다는 공고를 보고 강제노역장에 지원한다. 그곳에서 죽도록 일을 하다 몇 개월 후 전쟁포로로 석방되지만 독일군은 포로들을 순순히 풀어주지 않고 숲 속으로 끌고 가 600명을 총살한다. 블라덱 역시 곧이어 죽을 차례가 되지만 운 좋게 마음씨 착한 사람들을 만나 그곳을 탈출한다. 여기서부터 그의 아슬아슬하고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이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돌아온 블라덱, 그러나 세상은 점점 험악해져 간다. 유태인이 소유한 공장과 상점은 독일군의 소유로 넘어가고, 유태인들은 모두 당국에 의무적으로 등록하여 ‘다윗의 별’이라 불리는 노란 딱지를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다. 쿠폰 없이는 물건을 사고 팔 수 없게 되고 저녁 7시 이후에는 통행도 금지된다. 블라덱은 이 와중에도 기지를 발휘하여 암시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모은다. 장사를 하면서 그는 유태인들이 백주대낮에 학살당하는 모습, 암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공개처형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다.

나치는 맨 먼저 70세 이상 노인과 어린이들을 수용소로 끌고 간다. 나중에는 유태인들을 재등록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모이게 해 자식이 많거나 근로능력이 없는 사람을 끌고 가고, 최후에는 모든 유태인들을 닥치는 대로 수용소에 집어넣는다. 이즈음 블라덱은 아우슈비츠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곳에 끌려간 노인과 여자, 아이들이 가스실에서 죽어간다는 소문을. 그리고 몇 년 동안 은신처를 전전하며 끈질기게 수용소행을 피해갔던 블라덱과 아냐도 1944년 결국 게슈타포에 발각되어 아유슈비츠로 끌려간다. 여기까지가 「쥐」 1권 “아버지에게 맺혀있는 피의 역사”이다. 2권 “여기서 나의 고난은 시작되었다”는 아우슈비츠에 들어가 나올 때까지의 과정으로, 끔찍한 수용소 생활이 생생하게 증언되고 있다.

아우슈비츠가 남겨준 악몽

「쥐」는 블라덱의 증언을 편년체로 서술하고 거기에 현재의 모습을 뒤섞어 놓은 단순한 구성인 것 같지만, 아버지의 증언을 아들이 녹음하기 시작하여 이것을 첫 번째 책으로 내는데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로부터 2권을 내는데 다시 4년이 걸렸다. 아트 슈피겔만이 처음 이 만화를 구상한 것은 70년대 초라고 하니 만화책 두 권을 그리는데 무려 20년이 걸린, ‘인생을 건 역작’이라고 할만하다. 140페이지 분량의 1권을 내는데 만 그는 무려 7000장에 이르는 스케치를 했고, 서재에는 1940년대 폴란드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수용소 실상을 담은 사진과 책이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이 정도의 정성과 노력을 쏟아 부은 작품이니 만화로서는 최초로 미국의 권위 있는 보도·문학·음악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는 것도 충분히 수긍이 된다.

「쥐」는 여러 가지 점에서 독자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고 진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아트 슈피겔만이 이 책에 담아 놓은 여러 가지 장치와 묘사방법을 잘 파악하면서 읽는다면 책읽기가 한층 재미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책을 읽고 난 후 2권 맨 뒤에 실린 만화평론가 조엘 게릭의 ‘작품해설’을 꼭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작품해설에 따르면 아트 슈피겔만은 “대학에서 깨달은 것 가운데 하다는 모든 부모가 한밤중에 비명을 질러서 아이를 깨우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사선을 넘어 기적적으로 살아난 블라덱과 아냐 부부의 이후 생활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독일군이 패망하여 아우슈비츠에서 풀려난 이후에도 수 십 년 간 게슈타포는 그들의 꿈속을 얼마나 괴롭혔을까. 죽지 않고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남들이 뭐라 하든 말든 만약을 대비해 아끼고 감추어야 한다는 것을 뼛속 깊이 간직하게 된 블라덱..., 그의 지독한 생활방식은 이 책 곳곳에서 아들과 마찰을 빚는다. 우리는 아트 슈피겔만이 블라덱 부부의 두 번째 아들임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나치에 의해 소중한 첫 아이를 잃고 전쟁 후 마흔을 넘긴 나이에 다시 자식을 보았으니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을까. 지나친 과잉보호와 아들에 대한 집착, 그리고 이것을 이해 못하는 아들과의 언쟁(言爭)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아우슈비츠에서의 경험은 블라덱에게 또한 건강에 대한 과도하게 집착한 집착을 낳게 하는데, 수 십 알이 되는 알약을 자신이 직접 정성스레 세어 꼬박꼬박 챙기는 모습..., 이것 역시 아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 책에 끊임없이 나타나는 아버지 블라덱과 아들 아트의 갈등은 단순한 세대간의 갈등이 아니라, 아우슈비츠가 남겨준 악몽 - 잘못된 한 역사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오랫동안 침잠하여 끊임없이 세대를 이어 괴롭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식인의 침묵은 죄

홀로코스트. 우리는 흔히 폴란드에 있었던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만을 알고 있지만 유태인들은 마이다네크, 베르겐-벨젠, 다하우, 웨스터보르크, 푸아쇼프 등 수 십 군데의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수백 만에 이르는 유태인들이 굶어서, 맞아서, 찔려서, 병에 걸려, 가스실에서, 생체실험으로 죽어갔다. 나치는 비행사들이 입을 비행복을 개발하기 위해 유태인들을 얼음물에 집어넣었고, 인간이 기압에 어느 정도 견디는지를 실험하기 위해 고압실에 넣어 코피가 터지고 뇌가 부서지면서 죽게 했으며, 온수(溫水) 목욕을 시켜준다고 목욕탕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샤워기에 독가스를 분사하여 유태인들이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손가락 끝이 문드러지도록 출입문을 긁어대는 것을 지켜보았다.

나치에 의해 몇 명의 유태인이 죽었는지는 정확치 않으나 2차 대전 전·후 유럽 각국의 유태인 숫자를 파악한 결과 희생자는 약 6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330만에 이르던 유태인중 90%가 학살되어 30만 명만 남았고, 헝가리에서도 80만 명중 60만 명을 화물기차에 짐짝처럼 실어와 모두 가스실 앞에 내려놓았다. 독일에서는 20만 명, 루마니아에서는 28만 명, 네덜란드에서는 10만 명의 유태인이 나치의 총칼에 죽었다. 이밖에도 프랑스, 소련, 그리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에서 유태인들을 끌고 가 이러한 학살을 자행하였다.

학살은 나치에 의해서 자행되었지만 일부 인종차별주의자들도 동참했다. 유태인을 돈 욕심 많고 콧대 높은 민족으로 시기했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때를 만난 듯 이웃에 사는 유태인들을 신고했고, 끌려가는 것을 즐거워했다. 우리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은, 이러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유럽인 거의 대다수가 수백만의 유태인이 끌려가 학살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몇 천명도 아니고 몇 백 만 명의 동시대 인류가 죽어가고 있음에도 이들은 나치의 군홧발아래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여기서부터 유럽인들의 원죄(原罪)의식은 시작된다.

전쟁이 끝나고 홀로코스트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유럽의 지성은 일대 혼란을 겪는다. “6백만의 유태인이 죽어갈 때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목소리가 그들의 기만적인 양심에 매서운 채찍을 내리치고, 그동안 자유니 진보니 부르짖었던 것이 한낱 지적(知的) 허위에 불과했음을 혀를 깨물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근대 민주주의의 진원지로 자유·평등·박애의 혁명정신을 자랑으로 여겼던 프랑스 지식인들의 부끄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2차대전 이후 나치 협력자를 철저히 처벌한 것도 이러한 부끄러움의 반작용일지 모른다. 이런 쓰라린 경험이 있고서야 유럽 지식인, 특히 좌파(左派)는 “불의 앞에 침묵은 곧 불의를 돕는 것”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하게 되었고, 1960년대 유럽좌파의 반소련주의도 이러한 배경이 있어 태어날 수 있었다. 지난 4월 21일 프랑스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극우 인종차별주의자 장 마리 르펜 국민전선(FN)당수가 결선에 진출하자 유럽 지성인들이 “프랑스는 홀로코스트의 교훈을 잊었는가”라고 개탄한 것도, 홀로코스트로와 인종차별주의로부터 그들이 얼마나 큰 양심의 충격을 받았는지를 알게 한다.

21세기의 홀로코스트, 21세기의 히틀러

「쥐」를 덮으며 우리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치에 의해 자행된 흘로코스트는 너무도 똑같이 아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나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재현되고 있지 않은가. 수령의 독재체제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또 그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영문도 모른 채 수 십 만 명의 인민이 아유슈비츠보다 더 가혹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있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짐승 같은 삶을 강요받으며, 이루 형용할 수 없이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가벼이 여겨져 경비병들이 심심풀이로 때리고 죽이고 희롱하고, 그래도 하소연할 생각은커녕 죽음 앞에서도 무감각한 사람들이 되어버렸다. 정치범 수용소처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2천만 북녘 인민 모두가 수령의 철권통치 아래 바깥세계의 소식을 전혀 모른 채 오직 그곳만이 지상낙원인줄만 알고 비인간적인 삶을 견뎌내고 있다.

1940년대 아우슈비츠의 비극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설마... 나치도 사람인데 사람을 가스실에서 죽이기야 하겠어”라고 생각했고, 심지어는 유태인 자신들조차 이것을 믿지 않으려 했다. 이 책 「쥐」에 보아도 블라덱은 “(처음에) 우리는 믿지 않았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데 비슷한 소식이 계속 들려오는 거야. 그래서 결국 믿게 됐지. 나중에는 휠씬 더 끔찍한 일을 보게 됐고!”(1권 88페이지)라고 이야기한다.

북한의 진실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아니, 애써 믿지 않으려 혹은 듣지 않으려 한다. "김정일도 사람인데 설마...", "그를 만나본 사람들이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하던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진실은 진실이다. 끔찍하고 잔혹한 증언일수록, 외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관심을 갖고 진실을 추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이 더 큰 양심의 가책을 피하는 길이다. 물론 우리는 양심의 가책이나 피하자고 북한의 현실에 대해 알고 북한민주화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대로 북한의 홀로코스트에 대해 계속 침묵한다면 유럽 지성이 겪었던 양심의 충격을 남한 지성이 되풀이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뒤늦게 후회하기 전에 북한민주화운동의 절박한 요구에 답해 나서자. 아트 슈피겔만의 「쥐」에는 유태인은 쥐로, 독일군은 이를 잡아먹는 고양이로 그려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가 폴란드 사람들을 ‘돼지’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혹시 체포와 학살의 현장을 보고도 방관했던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배부른 놈들’이라는 섭섭한 마음을 드러낸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먼 훗날 어느 작가가 김정일 치하의 북한을 만화로 증언하게 될 때 북한 인민을 쥐로 김정일을 고양이로 그린다면, 남녘에서 그러한 진실을 알고도 모른 척, 알고 싶지 않은 척 했던 위선자(僞善者)들을 무엇으로 그릴까?

이제는 기념관으로 조성된 옛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 있다고 한다.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단 한가지, 인류가 그것을 잊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 지원활동을 펼치는 국제구호기구들은 잇따라 수 년 내에 북한에 제 2의 대량아사사태가 벌어질 것을 경고하고 있다. 3백만을 굶겨 죽이고도 모자라 이제 또다시 수 백 만을 굶주림의 가스실로 끌고 가려는 독재자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더 판단을 유보해야 하나. “아우슈비츠보다 더 무서운 것은 단 한가지, 21세기에 되풀이되고 있는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인 북한을 인류가 잊고 있는 것이다.”

◆ 덧붙이는 말

만화의 힘은 크다. 북한의 현실을 알기 쉽고 생생하게 만화로 그려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면.... 뜻 있는 작가들의 참여를 바란다. 힘 있는 자는 힘으로, 지혜 있는 자는 지혜로, 돈 있는 자는 돈으로 북한인민과 북한민주화운동에 헌신하자.

"만화는 연극보다 유연하고 영화보다 심오하다" - 아트 슈피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