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이트(http://www.nknet.org)가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새롭게 신설된 메뉴로 ‘탈북인과의 대화’가 있습니다. 메인화면 좌측 메뉴바에 보시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북한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묻고 답하는 열린 마당입니다. 현재 답변은 본지 이주일 편집위원께서 주로 해주고 계십니다. “아는 것이 힘”입니다. 북한에 대해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면 무엇이든 질문하여 주십시오. 또한 탈북인 여러분의 적극적인 답변 참여 부탁드립니다. ‘탈북인과의 대화’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을 골라 소개합니다.

문 북한주민들의 라디오 청취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통제 때문에 라디오 주파수를 고정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의 소리’ 방송을 들어보면 북한주민들이 보낸 사연도 들을 수 있는데 러시아의 소리방송은 예외입니까?
그리고 그곳에서 ‘러시아의 소리’ 방송같은 해외 방송기관에 편지를 보내는 것이 자유로운지 알고 싶습니다.

답 답변 드립니다.
북한의 방송이 어떻게 편성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류를 해보면 국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내용과 외국청취자를 위한 대외용으로 나누어집니다. 방송의 종류는 △조선중앙방송(제1방송) △평양방송(제2방송) △평양FM방송 △구국의소리 방송 △제3방송(유선스피커방송)이 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은 대내외용이고 평양FM방송, 구국의소리 방송은 대남용, 제3방송(유선스피커방송)은 국내주민용입니다. 북한의 가정집들에는 유선스피커방송이 들어가고 공장·기업소 정문 등 공공장소들에는 확성기를 달아놓고 제3방송을 청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각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에는 별도로 방송실을 꾸리고 있습니다. 방송실은 해당 당위원회에 소속되어 주로 전화교환수들이 함께 관리하게 됩니다.
북한에서는 현재 10개의 유선방송국, 200개의 군 구역방송국, 4300여 개의 방송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3방송은 북한 전 주민들이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이런 이유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를 위한 주민사상교양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북한 국내에서는 라디오를 거의 생산하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친척들의 왕래로 일본이나 중국으로부터 라디오가 달린 ‘녹음기’가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녹음기가 생겼을 경우에는 분주소(파출소)에 가지고 가서 등록을 하여야 합니다. 이때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에 주파수를 맞추고 나머지 부품을 떼고 돌려줍니다. 그러나 전기기술이 어느 정도 있는 주민이면 쉽게 원상태로 고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남한방송이나 외국의 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 이 사실이 보위부에 신고되면 정치범으로 취급되어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게 됩니다.
1990년 식량난으로 중국으로의 불법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많은 녹음기가 밀수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보안부에 등록할 수 없기에 은밀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외국으로의 서신거래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편지가 오거나 보낼 때는 반드시 내용을 검사합니다. 김정일 비난을 포함한 체제 비난, 또 그 나라가 북한보다 살기 좋다는 등의 표현은 정치범으로 수용소에 끌려가게 됩니다.
‘러시아의 소리’방송과 같은 해외방송기관에 개별적으로 편지는 보낼 수 있지만 김정일 또는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이 확실하게 적혀있어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개별적 주민들이 외국의 방송기관에 편지를 보내는 경우는 없고 김정일 우상화와 체제 찬양을 위해 노동당기관이나 국가기관에서 조직적으로 보내게 됩니다.

문 북녘 어린이들의 생활에 관한 과제물인데 도와주세요.
북녘 어린이의 생활에 관한 과제물인데, 좀 도와 주세요. 꼬마활동 등에 대해서요. 북한 어린이의 활동 2가지와 꼬마활동, 고철을 모으는 이유를 좀 알려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답 ‘꼬마활동’이란…

마활동에서 대표적인 것은 ‘유휴자재 모으기 운동’과 ‘토끼 기르기 운동’이 있습니다.

유휴자재 모으기 운동이란 파철(破鐵), 파동(破銅) 파지(破紙)등 쓸모 없이 버려진 재활용품을 모으는 운동을 말합니다. 유휴자재 모으기는 시, 군의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조직에서 조직합니다. 그 이유는 “공장, 기업소들에 자재를 지원한다”는 명목입니다. 청년동맹에서는 학교 소년단 조직들의 학생들을 동원하여 유휴자재를 모으라고 지시합니다.
학교 소년단 조직에서는 학급의 소년단 조직인 분단위원회에 계획을 줍니다. 또 분단에서는 개별적 학생들에게 얼마씩 가져오라고 과제를 줍니다. 과제를 받은 학생들은 난감하기만 합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매달마다 과제를 주니 가정의 유휴자재는 하나도 없습니다. 학생이 여러 명씩 있는 가정에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합니다.
과제를 수행하지 않으면 학교선생님이나 소년단 조직 앞에서 비판을 받게 됩니다. 학생들은 할 수 없이 공장, 기업소의 유휴자재 창고를 도둑질하게 됩니다. 도둑질을 하든 무얼 하든 가져다 바치기만 하면 되니까요. 남학생들은 담이 크게 도둑질이라도 할 수 있지만 담이 콩알만한 여학생들은 부모님들에게 매달려 졸라댑니다. 부모님들이라고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공장, 기업소에 출근했다가 기계부품을 도시락 속에 감춰 가지고 나옵니다. 그러다가 공장정문을 지키는 보위대에 걸리면 부모님들도 망신을 당하게 됩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공장·기업소에서 도둑질한 유휴자재는 소년단, 청년동맹조직을 통하여 공장, 기업소에 지원되고, 공장·기업소의 유휴자재는 다시 학생들이 도둑질하여 조직에 바치는 등 사회적인 악순환이 되풀이됩니다.

토끼 기르기 운동이란 학생들이 가정에서 한 마리 이상의 토끼를 길러 다 큰 다음 토끼 가죽을 소년단 조직에 바치는 운동인데, 또 매 학교마다 ‘토끼 사’(토끼 사육장)를 건설하여 학생들이 맡아서 사육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도 역시 청년동맹조직에서 과업을 줍니다. 토끼 가죽은 외화벌이를 하여 나라 살림살이에 보탬을 준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김정일의 당관리 자금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키워야할 어린 토끼는 장마당에서 30∼50원에 사와야 합니다. 30∼50원이면 임금인상 조치 이전 일반노동자의 평균적인 한달 임금에 해당됩니다.
가정생활유지도 어려운데 어떻게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의 자식들에게 토끼를 사줍니까? 그래도 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부모님들은 성의를 다합니다. 그러나 토끼사육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봄철과 장마철이면 토끼 페스트(토끼 출혈열), 콕시디움(기생충병)과 같은 전염병이 돌아 거의 다 죽어버립니다.

가죽을 바칠 때가 되면 선생님과 소년단 조직에서는 야단을 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부모님들에게 졸라댑니다. 또 장마당에서 40∼60원의 토끼가죽을 사서 바칩니다. 그것도 바치지 못하는 노동자의 자녀들은 선생님과 소년단조직의 비판이 두려워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합니다.
학교 ‘토끼사’ 에서 사육하는 토끼는 아이들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수업이 끝난 후 매일 산에 올라가서 토끼풀을 해와야 합니다. 어렵게 토끼를 키워내면 고기는 탄광, 광산에 보내고 가죽은 외화벌이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