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늘(1월10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93년 3월에 이어 두 번째 핵 협박이다. 그러나 93년 6월 미국과 탈퇴 보류를 합의한 이후 북한이 NPT 탈퇴를 협박한 사례를 되짚어 보면 지금껏 수 백 번은 더 들은 것 같다.

오늘 다시 한번 NPT를 탈퇴하면서 북한은 “우리의 핵활동은 오직 전력생산을 비롯한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재처리시설을 갖춘 원자로를 핵발전소라고 인정해줄 바보는 전 세계에 없다. 전력공급에 필수인 송전 시설도 갖추지 않은 원자로를 핵발전소라고 믿어줄 바보도 지구상에 없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발전용 핵’이라는 공염불만 외워댈 것인가. 김정일은 전선 없이 전류가 흐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핵무기를 개발할 의도이든, 아니면 그런 제스츄어를 통해 미국과의 협상 카드를 만들어 낼 의도이든, 자꾸 의혹만을 부풀리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핵만 놓으면 모든 것이 들어온다. 주변국의 의혹을 풀 수 있고, 관계정상화를 이룰 수 있으며, 수많은 경제적 지원이 들어온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NPT 탈퇴’ ‘IAEA 탈퇴’ 같은 고루한 카드만 꺼내들 것인가. 김정일은 과연 그것이 지금 먹혀들 것이라 생각하나.

인민이 원하는 것은 재처리 시설이 아니라 식량이다. 전선도 없는 원자로가 아니라 자유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만을 자초할 탈퇴가 아니라 개혁과 개방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국제사회는 김정일에게 마지막 선택의 기회를 줄 것이다. 전쟁으로 망할 것인가, 개혁 개방으로 살 것인가. 독재자는 언젠가 비참한 최후를 맞게된다는 역사의 엄중한 교훈을 잊지 말라.

2003년 1월 10일

(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한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