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북한의 군사비 발표치 (단위 : 달러)

북한 선군(先軍)시대 경제건설의 방향 ‘국방공업 선행원칙’ 제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현재 조선(북)에서는 국방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원칙에 따라 나라의 경제건설을 다그치고 있다”며 김정일이 지난해 9월 이같은 선군시대 경제건설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와 같은 노선을 관철하기 위해 지난 3월 26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0기 제6차 회의에서 2003년 국가예산지출총액의 15.4%를 국방비로 책정, 국방공업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결정했다.

북한의 국방공업 우선 정책은 “적대국의 경제봉쇄책동이 악랄해 지고 있는 조건에서도 최단기간에 국가경제력을 높일 수 있는 방도”라는 주장에서 엿볼 수 있듯이 최근 미국의 대북 및 국제정책에 상당한 압박감과 위기감을 느끼고 이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NPT탈퇴 등의 북핵위기 국면을 ‘대미 대결전’ 국면이라고 표현하며 국방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국방공업 우선정책’을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의 한 축으로 삼아 현 국면을 타개해 나가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북한의 실제 방위비 50억 달러 추정

북한은 지난 3월 26일 열린 최고인민위원회 10기 6차 회의에서 올해 예산총액 114억9천529만 달러의 15.4%인 17억7천28만 달러를 국방비로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4월 12일 정부 정보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4억9천만 달러의 국방비를 책정해 놓고 실제로는 50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50억 달러를 쓸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북한 총예산의 43.5%에 해당하는 규모다.

북한은 지난 99년 이후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매년 0.5% 정도씩 군사비 점유율을 늘려 발표해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실제 국방비를 북한 발표치의 약 3배에 해당하는 5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국의 정보기관은 북한 총소득의 약 33% 정도를 국방비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모님 따라 배우기’ 운동 전개, 후계구도 가시화 일환

김정일의 차남 김정철의 어머니인 고영희를 우상화하는 ‘사모님 따라 배우기’ 운동이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98년 12월 북한 개성시 판문군 소재 인민군 민경부대에서 시작된 ‘사모님 따라 배우기’ 운동이 점차 군부대 뿐 아니라 북한주민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운동이 처음 시작된 민경부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2월 휴전선을 넘어온 주성일(23)씨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사모님의 모범적인 행위에 대한 사례와 일화 등을 담은 <덕성실기>를 책자로 묶어 보급’하는가 하면, ‘이와 유사한 내부 문건을 수시로 내려보내 사상교양을 위한 강연자료와 학습교재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씨는 또 사모님의 ‘덕성’을 찬양하는 노래도 쏟아져 나와 군인들의 대열행진 시 합창곡으로 불리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비무장지대 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민경부대는 농번기에도 농민들의 모내기, 밭갈이, 가을걷이 등을 돕는 농촌지원에 동원되지 않는 것이 오랜 관례였으나 ‘사모님 따라 배우기’운동이 시작되면서 농촌지원에도 적극 투입됐다고 한다. 농민들에게 사모님과 관련된 노래를 가르쳐주고 그의 덕성을 널리 선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주씨는 “대대적인 선전을 했지만 사모님 따라 배우기 운동은 사실 별 내용은 없는 것”이었으며, “1년 정도 크게 떠들다가 갑자기 시들해지면서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사모님 따라 배우기’ 운동은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정치적 능력이나 자질이 크게 떨어지고 또 대내외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후계자로는 함량 미달이라는 생각에 따라 외국 유학생 출신인 차남 김정철을 후계자로 삼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운동이 김정철에 대한 우상화 작업으로 이어지고 안정된 후계구도를 창출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중국, 대북한 식량수출 증가할 전망

중국 교포신문인 흑룡강 신문은 북한측이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 중국측 변경무역회사와 대량의 식량수입 계약을 맺고 옌지(延吉), 창바이(長白) 등 북한 접경지역의 통상구로부터 식량을 속속 수입해 들여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북한 식량수출은 지난 2001년 8천349만 달러에 상당하는 57만1천 톤에 이르렀다가 지난해에는 40.9%가 급감한 32만6천톤에 머물렀다.

KOTRA는 3월 22일 이와 같은 중국의 대북한 식량수출의 증가 원인을 북핵 문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원조 급감과 지속된 흉년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올해 중국의 대북한 식량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중국산 석탄 수입도 더불어 급증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 국제상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월 한달 동안 석탄 3만6천32톤(150만달러 어치)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 이는 수량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5.2배, 가격으로는 4.7배 증가한 것이다. 당분간 중국으로부터 식량과 에너지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핵문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남북교류의 어려움, 국제적 지원 감소 등으로 인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 라디오 2천만개 보낸다.

3월 24일 일본의 교도통신은 탈북주민을 지원하는 미국의 NGO활동가들이 미정부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인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를 청취할 수 있는 라디오 2천만개를 북한에 보내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단체들은 VOA를 수신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맞춘 태양전지식 소형 라디오를 중국에서 보트 등을 이용해 북한에 들여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미국의 소리’방송은 미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 멀티미디어 방송으로 냉전기간 서방의 정보를 사회주의권 국가들에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체들은 일단 북한으로 들여보내는 라디오의 10% 정도만이라도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될 경우 자유주의 사회와 여과되지 않은 북한의 실상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이 접하게 됨으로써 북한체제 변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 북한 인권문제 우려

제네바에서 개최한 제59차 유엔인권위원회에 참여한 나라들이 연일 북한의 인권문제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일본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거론한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는 “망각과 침묵 속에서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유엔인권위가 고려해야할 적절한 시점에 와 있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고, 독일은 “북한 주민들은 필수적인 기본권이 박탈되고 있는 동시에 열악한 인도적 조건으로 심각한 곤경에 처해있다”면서 “인권보장, 법치, 그리고 고문의 종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또 포루투갈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권상황이 매우 심각하고 인권침해가 조직적이며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단정했다.

한편 EU와 미국은 이번 인권위원회에서 사상 최초로 대북 인권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탈북자 보호 등 대북 결의안 채택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어 인권위원회의 대북 결의안 채택 여부에 관심의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4월 10일 북한의 인권상황을 고발하는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

인권위원회는 의제별 토론을 마친 뒤 전세계 전반적인 인권상황과 국가별 인권문제를 별도로 다룰 예정인데, 만약 대북 결의안이 채택될 경우 북한 인권문제는 인권위원회의 단골메뉴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핵 위기로 심화되고 있는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 “공채구입은 애국심의 표시”

신창성 북한 중앙은행 부총재는 3월 30일 조선중앙텔레비젼에 출연, 이번에 발행되는 공채가 인민경제 발전을 위한 것으로 ‘인민적 성격’을 띤다며 공채 구입은 애국심의 표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민적 자각을 안고 이 사업에 적극 참가할 때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은 앞당겨질 것이고 우리 인민들의 생활은 더욱 윤택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나라에서 발행되는 공채는 인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폭압기구의 유지강화와 침략전쟁수행에 필요한 자금조달에 이용되며, 그 상환금도 전적으로 인민들의 세금에서 마련되기 때문에 자본주의 나라에서의 공채발행은 근로인민대중에 대한 추가적 착취”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번에 발행한 10년 만기 ‘인민생활공채’는 3종으로 500원권, 1000원권, 2000원권이 있으며 유효기간은 올해 5월 1일부터 오는 13년 4월 말까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의 공채 발행 규모가 약 380∼506억원(북한원화) 정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4%정도씩 증가해오던 데 반해 전년 대비 13.6% 증가한 2003년 예산 부족분 10% 정도를 공채를 발행해 충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규모는 북한 주민 2천만명이 4인 가구당 7천6백원에서 1만2천원 가량씩 공채를 사야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1인당 기준임금이 2천원에 불과한 주민의 4∼5개월 치 월급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인민생활공채는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 면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 강제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근로자 급여를 원천징수하는 방식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반발은 물론, 통화량 증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재정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농민시장 공산품 유통 공식 허용

북한국가계획위원회 최홍규 국장은 4월 2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3월말부터 평양에서도 각 구역마다에 있는 ‘농민시장’을 ‘시장’으로 부르게 됐다”며 “농산물만이 아니라 각종 공업제품도 거래되고 있는 현실에 맞게 이름을 고친 셈”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나라에서는 시장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회주의 상품유통의 일환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명칭의 변경은 시장이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공간으로서 제대로 기능하도록 나라가 보다 적극적인 관리정책을 실시해 나가자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활동에서 평균주의를 퇴치한 이 조치가 생산의욕을 높였다. 공장, 기업소 책임일꾼들이 수지타산에 달라붙어 어디를 가나 창발성을 발휘하여 일감을 찾자는 분위기가 넘쳐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본격적인 시장경제 도입 및 경제개혁 조치라기 보다는 사실상 통제가 불가능한 공산품 거래를 규제할 수 없게 된 조건에서 공산품 거래를 합법화해주고 이에 따른 이익금의 일부를 거두어들이겠다는 실리적 판단에 따른 정책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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