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저지와 북한인권실현을 위한『시민학생 결의대회』열려

김정일 타도, 북한민주화의 주먹을 쥐고 일어선 남녘의 자랑스런 청년학생들

‘북핵 저지와 북한인권실현을 위한 시민학생 결의대회’가 지난 5월 3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행사는 ‘전국북한민주화대학생연대’와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주관했으며, 바른사회를위한시민회의,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탈북자동지회, 피랍탈북인권시민연대,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 북한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범국제운동본부, 두리하나선교회,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납북자가족모임, 납북자가족협의회, 백두한라회, 정치범수용소해체운동본부(준), 숭의동지회, 남북사회복지실천운동본부 등 10여 개의 탈북자 및 북한인권 관련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500여명의 대학생과 시민,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한 시민단체 회원들과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북한민주화운동가’와 김정일 정권 규탄 구호를 외치며 북한민주화운동의 필요성을 절절히 호소했다.

집회에 앞서 학생들은 김정일 모의 재판과 북한 정치범 수용소 수인(囚人)들의 처형장면을 형상하여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재판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구속한 죄, 350만 명을 굶겨 죽인 죄, 사회주의 혁명이란 미명 하에 수백만의 사람들을 처형한 죄, 20만의 정치범들을 가두어 놓고 폭력과 인권유린을 자행해온 죄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따라 김정일에게 ‘노동교화 100년형’을 선고했다.

본 집회에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한기홍 대표는 “독재 치하에서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의 고난에 침묵하고 구원의 손길을 절실히 기다리는 그들의 절규를 모른 체 한다면 우리는 피도, 눈물도 없는 극단적 이기주의자에 불과하다”면서 “안일과 무관심을 떨쳐버리고 북한 동포가 구원되고 한반도에서 핵무기가 철거될 때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한 대표는 또한 “우리의 경제발전은 동족을 방치한 채 이루어진 반쪽 짜리 번영”이라며 “이 결의대회는 이제 김정일 정권과 타협하지 않고 정의와 양심의 길을 가겠다는 출발의 자리”라고 집회의 성격을 규정했다.

박현민 군산대 푸른공동체21 대표도 “우리는 지금껏 북한 동포들의 인권문제에 침묵하고 살아왔다”며 “북한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우리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이제는 청년학생들을 비롯한 시민, 전 세계의 청년들이 나설 시기”라고 역설했다. 김익환 전국북한민주화대학생연대 대표는 정치연설에서 “진보와 보수의 기준은 인민사랑이 기본이다”고 주장하면서 “청년학생들이 북한 인민의 편에 서서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 실현을 위해 앞장서 나가자”고 호소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마로니에 공원에서의 행사 일정을 마치고 종묘공원까지 김정일 독재 정권을 규탄하는 구호와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행위예술을 펼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취재 : Keys 편집위원 이주일


북핵 저지와 북한인권실현을 위한 시민학생 결의문

민주주의 한 뜻으로 북한의 닫힌 체제를 열어젖히자

북한이 핵을 갖고 있다고 시인했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라크 전쟁의 포성이 멈추어 이제 세계의 시선이 북한에 집중된 시점에, 핵이 없다고 감추고 둘러대도 부족한 판에, 엉뚱하게도 내놓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것이다.

정예부대라 불리던 공화국수비대가 모래알처럼 흩어지면서 허무하게 끝난 이라크 전쟁, 독재자의 동상을 쓰러뜨리고 이것을 자동차에 매달아 질질 끌고 다니면서 환호하던 이라크 민중. 이 모든 광경을 김정일은 위성 TV를 통해 지켜보았을 것이다. 이것을 보며 독재자의 최후가 어떠하다는 것을 느꼈어야 할 텐데, 오히려 김정일은 구태의연한 협박전술을 재연하고 있다.

이렇게 민족의 운명을 담보로 잡고 세계를 상대로 도박을 일삼으면서 김정일이 얻으려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가 말하는 ‘체제보장’이란 무엇인가. 3백만 명이 굶어 죽도록 방치해둔 체제, 수십 만 명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둬 두고 있는 체제, 사회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체제, 생명, 신체, 평등, 자유, 참정 등 인간의 기본적 권리가 극도로 제한된 체제, 그러고도 수령의 묘소에 금칠을 하기 위해 수십 억 달러를 탕진하는 체제, 군사제일주의를 앞세우고 최신형 무기를 사들이는 체제. 과연 이러한 체제를 보장해달란 말인가. 이러한 체제를 보장받기 위해 핵을 개발하였단 말인가.

답은 명확하다. 북한의 핵은 김정일의 개인 독재 유지를 위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허무맹랑한 체제보장의 요구를 앞세우기 이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핵을 하루 빨리 폐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단호히 주장한다. 김정일은 무모한 욕심을 버리고 핵을 포기하라. 지금 김정일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은 핵을 포기하고 투명하게 내부를 공개하는 것이며,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는 것이다. 그것 이외에는 다른 탈출구가 없다. 국제사회는 지금껏 많은 시간을 주었고,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 우리는 충고한다.

지금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서있다. 그동안 “부족한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 개발”이라고 해왔던 북한의 주장이 완전한 사기극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며, 이제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신뢰하는 나라는 없다. 북한의 오랜 우방이었던 중국마저 곁을 떠나고 있다. 미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제한폭격까지 검토하고 있다. 우리의 안일함과 무관심이 김정일에게 배짱을 키워주었고 이렇듯 벼랑끝의 상황까지 달려오게 만들었다.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며 우리 이제부터라도 북한 문제를 ‘나의 문제’로 생각하자. 북한 주민은 통일된 조국의 한 구성원이 될 ‘우리 국민, 우리 이웃’이다. 식량을 보내주는 것만큼 그들의 인권상황을 개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남한 사회의 민주화에 관심을 갖는 만큼 북한의 민주화에도 절실한 요구를 갖고 다가서자. 4천 5백만 국민과 60억 인류가 2천 3백만 북한 동포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한 목소리를 내었을 때, 북녘 에도 민주주의의 새날이 밝아올 것이다. 우리의 동포들이 더 이상 굶어죽지 않고, 맞아 죽지 않고, 자유가 구속당하지 않고, 나아가 우리 모두가 전쟁의 공포에 떨지 않아도 되는 새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

● 식량사정 어려운데 핵개발이 웬 말이냐, 김정일은 각성하라!
● 핵 포기가 우선이다, 핵무기를 폐기하라!
● 인권탄압 폐쇄독재 김정일 정권 규탄한다!

2003년 5월 3일

북핵 저지와 북한인권실현을 위한 시민학생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