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이트(http://www.nknet.org)에는 『탈북인과의 대화』라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메인화면
좌측 메뉴바에 보시면 있습니다. 이 공간은 북한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묻고 답하는 열린 마당입니다. 북한에 대해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무엇이든 질문하여 주십시오. 또한 탈북인들께서 올려주시는 남한 사회에 대한 이러저러한 궁금증에 대해서도
풀어주십시오. ‘아는 것이 힘’입니다. 그리고 ‘함께 하는 것이 힘’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다음은 『탈북인과의
대화』 게시판에 올려온 질문과 대답 중 하나입니다.
문 :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나요?
북한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없고 오직 김일성, 김정일만 믿게 되어있잖아요. 근데 북한에 절(사찰)과 스님도 있더군요. 특히
조선그리스도연맹이라는 단체도 있는데 뭐가 어떻게 된 건지요. 뭔가 좀 이해가 안됩니다. 자세한 답변바랍니다.
답 : 공로있는 당간부가 스님되는 북한
북한의 큰 절에 가면 스님처럼 머리 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통적인 것은 나이가 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다 한때 노동당 간부나 공작원출신 등인데 나이 들어 병이 들거나 요양을 할 필요가 있으면 이런 경치 좋은 곳에 치료차
보냅니다. 공급(식량 및 물자 공급)도 엄청 좋아요.
물론 외국인들이 참관 오면 스님으로 가장하지요. 작은 절은, 이를테면 외국인이 안오는 곳은, 역사보존의 명목으로 관리원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혹 외국인이 온다면 스님으로 가장합니다(찾아올 일도 거의 없지만). 그리스도연맹도 마찬가지인데 해외사업용으로
있는 곳입니다. 김일성대학교 역사학부에 1989년 종교학과가 신설되었는데 학생 수는 10∼12명 사이(한개 학급)로 전부
제대군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여학생은 10년 간 한 명도 없었음). 이런 사람들이 졸업하면 그곳에 갑니다.
이들을 배워주는 교수들도 그리스도연맹 회원증이 있는데 물론 김일성대학 교수이니 조선노동당원 중에서도 핵심당원이죠. 저도
이들이 일하는 교무실에서 1994년에 처음으로 성경이라는 걸 보았는데 그때 좀 읽어보고 이런 황당한 걸 믿는 사람이 세계에
12억이라는 게 납득이 안가더라고요.
그외 가장 규모가 큰 종교조직으로 ‘천도교청우당’이라는 것이 있는데 청사는 4층인가 되어 웅장합니다만 총 인원이 50여명입니다.
다 늙은 사람이고 1998년경 젊은 사람은 두 명뿐이었어요. 이것도 해외사업용인데 이런 곳에 들어가면 해외출장을 많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 배치 받으려는 경쟁이 엄청 치열해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중앙간부 명패는 전부 다 가지고 있지요.
저와 한 학급에서 공부한 아가씨가 여기에 배치되었기 때문에 좀 아는데, 자격은 통역으로 들어갔지만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해외사업부 지도원인가 이런 식으로 첫 배치가 내려지더군요. 저희 동창들 중에서는 배치가 잘 되었다고 보진 않는데 본인은
외국에 자주 나간다고 좋아하더군요.
문 : ‘강냉이밥’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강냉이밥이란 강냉이와 입쌀을 70:30으로 섞은 잡곡밥이라고 알고 있는데 정말로 강냉이가 옥수수고 입쌀이 그냥 쌀인가요?
그냥 단순하게 그것을 섞어서 밥가마에 넣으면 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러면 커다란 옥수수 알갱이 에 밥풀이 묻은 밥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답 : 지역에 따라 배율이 다릅니다
쉽게 옥수수와 입쌀을 같이 섞어 만든 밥을 말합니다. 밥하는 방법은 옥수수를 입쌀 크기 내지
그보다 작게 잘게 깨서 만들어진 옥수수쌀을 물에 충분히 불린 다음 솥가마 밑에 놓고 그 위에 입쌀을 넣어서 만듭니다.
근데 지역마다 옥수수와 입쌀을 배급주는 비율이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평양 같은 경우에는 입쌀 70%에 옥수수쌀 30%를
준다면 우리 신의주는 비율이 정반대로 내주고, 쌀만 생산하는 농촌지역은 100% 입쌀을 내주고 하니까 지역에 따라서 옥수수밥이
노랗기도 하고, 연노랗기도 하고, 좀 하얗기도 하고 아무튼 옥수수 비율에 따라 다릅니다. 쌀이 없으면 옥수수밥만이라도
하는데 그야말로 황금덩이를 씹는 심정이겠죠. 참고로 양강도, 자강도 같은 산악지역은 주식이 감자입니다.
문 : 북한의 대중음식점은 어떤 게 있나요?
유명한 옥류관은 들어봤지만 실제로 대중들이 애용하는 음식점이나 술집 등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국수를 사먹는다’라는 글을
탈북자 수기에서 가끔 보는데요, 북한의 국수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 실제 대중들이 광범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음식점이 없습니다
북한에서 식당에 가서 먹는다는 것은 여기서 고급요정을 다녀오는 것만큼 큰 맘을 먹고 가야하지요. 여기 남한처럼 음식점이
많지 않습니다. 남한에 와서 음식점이 참 많은데 놀랐고, 이렇게 많아서 도대체 어떻게 장사가 되나 생각했습니다만 실제
살아보니 저 역시 집에서 먹지 않고 음식점에서 되던데요. 여기는 음식점에 가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 않고 보통문화가 된
것 같습니다.
북한에서 국수를 사먹는다는 말은 뭐라 할까……, 북에서는 국수가 가장 보편적인 음식입니다. 그것은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아 일반적으로 잘 팔리기 때문인데요, 장마당 같은데 가면 작은 매점을 만들어놓고(여기 길가에서 순대랑 오뎅을 파는 것과
비슷한 곳으로 상상하시면 됩니다) 국수를 파는 데가 많아요.
일반적으로 강냉이국수와 감자농마(녹말)국수가 많습니다. 비싼 것은 여기 국수집 못지 않게 고기나 닭알(달걀) 등 다 들어갑니다.
싼 것은 그저 국수에 간장이나 넣고 먹는 것인데, 일단은 양이 많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북한에서는 그거라도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